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73) / 바라지 마라. 그러면 두려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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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73) / 바라지 마라. 그러면 두려울 게 없다
  • 정명재
  • 승인 2022.01.1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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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공부를 할 때 기대에 찬 마음으로 합격을 꿈꾸고 자신만의 성공 모습을 그려 보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리고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바람(desire)과 욕심으로 가득한 마음만 품고 시작하다 보니 기대와 다른 현실에 좌절하고 상처 입는 경우가 간혹 있다. 바라지 않고 세상일을 대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살면서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랴? 크던 작던 사람은 무언가를 바라게 되어 있다. 누군가는 이것을 희망이라 부르고, 또 누군가는 이것을 욕심이라고 말한다. 사람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돈에 대한 기대, 지위와 권력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대개 욕심으로 이른다.
 

살다 보면 무수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내 마음에 맞은 경우도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만난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만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려 한다면 인생의 성숙과 깨달음은 얻기 힘들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이 있어야 중도(中度)를 배우게 되고 사고(思考)의 성숙을 이룰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자식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동료이든 그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들의 성격이 좋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뿐이다. 그들을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모습으로 바꾸려 한다면 오히려 본인만 괴롭고 힘들 수 있다.

살면서 만나는 모든 이들은 나의 스승이다. 그들은 영적 가이드이며 나의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그들에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를 대해 주기를 바라지 마라. 그들이 바뀌기를 바라기보다는 내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살펴야 한다. 그렇지만 변화는 그들에게나 나에게나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시험에서 떨어져 낙심하는 이들은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유명한 공부법 책을 보고, 합격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 되는 것을 찾기보다는 이번에 합격하지 못한 구실(pretext)을 찾기 바쁘다. 그저 변화를 피해 달아날 뿐이다. 변화는 또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이다. 변화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의 주체는 오롯이 본인뿐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으며, 대신할 수도 없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처음에는 아프다. 하지만 잠시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면, 지금 마주하는 곤경(困境)은 지혜를 얻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때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어려움이 나를 찾은 것은 내 안의 문제점을 알게 하고, 삶의 지혜를 주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어려움을 마주하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내 스스로에게 있기 때문이다. 변화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혹은 지혜를 얻고 성장할 때까지 어려움은 고집을 꺾지 않고 나를 찾아올 것이다. 상대를 바꿀 수 없다면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바뀌면 주위가 바뀐다. 어려움이 더 이상 나를 찾지 않게 하는 방법은 곤경을 피해 달아나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다. 그들이 나를 찾은 목적을 달성했다면 더 이상 내게 올 이유가 없다. 내가 변화되었을 때 나의 상황도 변화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세상의 곤경과 어려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 마주하고 싶지 않은 엄혹(嚴酷)한 현실에서 힘들어 하고 있다면 주변을 바꿀 생각은 버리고 나를 바꾸면 된다. 그들이 내게 온 목적은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변화하고 성장하게 되면 당연히 그들은 목적을 완수했기 때문에 똑같은 문제로 우리를 괴롭힐 필요가 없어진다. 내가 변화되었을 때 그들은 자연스럽게 내 삶의 무대에서 떠나거나, 나를 대하는 방식이 변할 것이다. 내가 바뀌면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바뀐다.

신년이 되었지만 세상은 어지럽게 돌아가기만 한다.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지나고 있으며 논쟁으로 나침반을 정하고 있다. 세상이 혼란스럽다고 하여 주변을 탓하며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도 여느 날과 같이 수험생들을 만나고 그들의 희망을 함께 고민하며 나아갈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은 변화를 추구하고 바뀔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세상이 변화를 원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나이 들어감에 따른 두려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들이 그들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결국 어려움과 곤란(困難)은 우리의 스승이고 우리를 인도하는 시간의 안내자이다. 실패했는가? 그동안 만난 숱한 어려움을 숨기려고만 했다면 이제는 드러내고 만나 해결해야 할 시간이다. 그들은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찾아온 귀한 손님이다.

노량진에서 만난 세상은 조금은 오래되고 낡은 고시원, 좁고 답답한 공간의 창, 그리고 그 창을 통해 들어오는 금색의 햇빛이었다. 노량진에서 얻은 지혜는 오래된 골목길, 콘크리트 깨진 좁은 틈바구니에서 살고 있는 건강한 민들레였다. 아주 오랫동안 그들은 나를 지켜봤으며 내가 힘들 때 나에게 힘과 용기를 준 스승이었다. 무엇을 보고, 어디를 향해 눈을 돌리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시험에 대한 불합격을 경험하였을 때, 오히려 힘과 용기가 생겼다.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어야 할 때, 오히려 배짱이 길러지고 주먹에 힘이 생겼다. 지혜를 얻고, 성장을 경험한 것은 언제나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다. 변화를 추구하려 애쓰던 때 역시 이 시기였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 때문에 힘들고, 처한 상황 때문에 힘들어 한다면 더 없이 좋은 스승을 만나고 있다고 생각하자.
 

바라지 마라. 그러면 두려울 게 없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있으면 왠지 사람들이 나를 좀 다르게 봐 줄 거라는 기대를 갖는다. 이것 역시 바람이다.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과정을 도외시한 채 결과만 바란다면 이 역시 욕심이다. 만일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그때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한다. 허탈감이나 좌절감은 물론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충동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결코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이 생긴다. 하지만 무언가를 바라는 것이 없을 때는 이러한 두려움을 미리 느낄 이유가 없다. 바라는 것이 없다면 이런 두려움과 걱정이 생길 리 없다.

수험생이여! 원하는 합격과 원하는 상황이 오기만을 바라지 마라. 바꿀 수 있는 스스로를 바라볼 때만이 변화가 찾아온다.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하고, 상황 역시 변할 것이다. 어려운 시기를 만날 때도 당장은 화나고 힘들겠지만 좋은 스승이 나를 찾아온 것이라 생각하자. 성장과 발전 그리고 변화는 곤경(困境)과 함께 늘 붙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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