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백견이 불여일행, 합격수기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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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백견이 불여일행, 합격수기의 가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2.01.14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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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간헐적으로 진로 및 취업에 고민 중인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는 요청을 직간접으로 받곤 한다. 진로 설정과 취업 비결에 ‘뭐, 특별한 게 있겠나, 자신의 인생 목표에 따라 계획을 짜고 실천을 하면 되면 되는 일을...’이라는 핑계로 대부분 거절을 해 왔다. 대신 어쩔 수 없이, 꼭 해야 해서 마이크를 잡을 때면, 명확한 현실 인식과 주변의 조언을 먼저 강조한다. 여기서 현실 인식이란 본인의 적성, 실력 등에 대한 진단이며 조언이란 현실 인식을 토대로 드러나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보조적 기제를 말한다.

현실인식이라는 자가진단은 스스로 설정하고 점검할 수 있는 영역이다. 어떤 분야에 끼가 있는지는, 특히 어떤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무아지경으로 몰입하는 집중도가 높은 것이 따지고 보면 가장 적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집중력, 흡수력과 무관하게 반드시 해야 하는 일(또는 직업)이라면 인내와 노력만이 이를 뒷받침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장 효과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적성에도 맞으면서 흡수력 강한 노력을 하는 것이지만 반대로 뻔히 예상되는 실패를 낳는 경우는 적성도 맞지 않을뿐더러 노력도 하기 싫고 아무리 한들 집중도 되지 않아 어중간한 애씀에 그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적성에도 맞지 않고 겉도는 노력 같음에도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성과를 낸다면 이는 분명 ‘열성노력파’이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이런 이들에게 더 많은 찬사가 쏟아지는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진로)이라면 미친 듯이 한다면, 하늘이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듯, 나름의 좋은 성과를 내곤하는데, 이는 귀가 닳도록 들어온 ‘진인사대천명’의 이치가 적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기자가 십수년간 수험가를 취재하며 보고 들은 것을 종합하면, (여기에 기자 경험을 더한다면) 진인사를 했음에도 실패를 거듭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모르는 게 없는 소위 ‘도사’지만 시험만 치면 낙방하는 장수생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장수생은 아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노력파지만 역시 시험만 치면 낙방하는 불운아도 대표적인 사례다. 수험가의 흔히들 말하는 ‘아는 형’ ‘아는 동생’들의 얘기다.

이를 두고 호사가들은 ‘시험을 치는 요령이 없다’, ‘강약이 없는 학습을 한다’, ‘시험이 아닌 학문을 해서다’ 등등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데 실제로 맞는 말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합격생들은 명쾌하게 입을 모은다. ‘시험은 학문이 아니다’ ‘시험에는 요령이 필요하다’ ‘수험공부는 강약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약하면, 겉도는 공부를 하지 말고 핵심을 파악하고 거기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누가 몰라서 그렇게 못하냐’며 되묻곤 한다면 그건 앞서 살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현실 인식’의 범주여서 논의의 진척이 없게 된다. 다만, 노력할 준비가 됐다면 좀 더 넓게 귀와 마음을 열고 조언의 폭을 넓혀보라는 것이다. 특히 합격수기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주변의 지인들, 몇몇의 합격생들을 통한 조언보다는 많은 수기를 접함으로써 자신을 ‘가장 잘 설득하는 방법’을 체득한다면 금상첨화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듯이 합격수기들을 통해 체적화할 수 있는 부분을 녹여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는 점이다.

따지고 보면, 합격수기가 대물림되고 해를 거듭할수록 수없는 담금질의 결정체로서의 한층 진화한 합격수기들이 재생산되는 것도 이유가 있는 법이다. 기자 또한 매년 연말쯤이면 각종 시험의 합격수기를 요청하거나 게재요청을 받곤 한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듣는 “저도 법률저널 합격수기들을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의외로 흔쾌한 승낙이 이뤄지곤 한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좋고 백번 보는 것보다 한번 행하는 것(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이 좋은 법이다. 어떻게 하면 합격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병에는 ‘합격수기’라는 처방전이 최고인 듯하다. 왜 기자 스스로는 이 같은 이치를 일찍 깨치지 못했을까 라는 아쉬움은 뒤로하고,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합격수기’ 읽기로 새해를 출발해 보면 어떨지,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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