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68) / 하인리히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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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68) / 하인리히 법칙
  • 정명재
  • 승인 2021.12.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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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미국의 트래블러스 보험회사 관리자였던 하인리히(H. W. Heinrich)는 7만 5천 건의 산업재해를 면밀히 분석해 본 결과, 재해가 발생하여 사망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인한 경상자가 29명, 실제 부상을 당하진 않았지만 부상을 입을 수 있었던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1:29:300의 법칙 즉,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부른다. 하인리히의 법칙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사소한 것이 큰 사고를 야기한다는 것이며 작은 사고는 거기에 머물지 않고 연쇄적인 더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닌 산업재해와 그 징후의 비율이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 이미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들이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편, 하인리히는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고 강조하였다. 문제가 되고 있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잘 대처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예방할 수도 있지만, 만일 문제점을 방치하고 소홀히 할 경우 더 큰 문제, 더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고하였다. 하인리히 법칙은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재해는 물론이고 우리의 인간관계, 사회·경제면에서도 널리 응용되고 적용해야 할 법칙이 되었다.

자살률 1위를 점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자살자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어느 날 갑자기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300번의 경미한 시도, 29번의 중대한 자살 기도, 1번의 자살로 귀결되는 것이다. 불안전한 행동이나 상태의 사전 징후(徵候)를 방치하고 내버려 두면 그 다음 단계로 발전하게 된다. 성공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성공을 꿈꾸지만 사실은 300번의 작은 도전에서 시작하여 29번의 중대한 도전으로 그리고 1번의 큰 성공을 이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작은 빗방울이 모여 냇물을 이루고 강물이 되어 바다로 향한다. 급속한 성장속도를 자랑하던 우리는 많은 진통을 겪으며 현재를 지나고 있다. 안전보다는 성장을, 가족보다는 돈을, 과정보다는 결과를 강조하다 보니 부작용(副作用)에 시달리는 시대가 되었다. 성장의 그늘에는 안전에 취약한 사각지대가 자리하게 된다. 돈을 쫓다 보면 가족을 돌보는 일보다는 돈 맛에 취해 살게 된다. 과정의 중요성을 간과하다 보면 결과를 위해 불의(不義)와 타협하게 되고 정의롭지 못한 제안을 쉽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우리 삶에는 어려움의 순간이 자주 그리고 쉼 없이 찾아오게 된다. 고난의 순간에 아파하고, 괴로워하며, 어려움의 바다에 빠질 경우 극단적인 생각도 하기 쉽다. 불교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하는데 사바세계란 참고 견디어야 할 세상이란 뜻이다. 사바세계를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고난과 고통을 맞이하는 자세를 한번 생각해 보자.

‘고난은 축복이다’라는 말이 있다. 언뜻 지나칠 수 있는 이 말에 눈과 귀를 기울여 관심을 갖는 이들은 어려움에 처했거나 괴로워하는 사람들이다. 고난이 진정 축복이라면, 고통이 진정 행복이라면 고난이 찾아오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는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할 것이다.

불교의 경전 「보왕삼매론」은 명나라 초(初), 묘협 스님의 말씀을 기록한 것으로 힘들거나 어려운 일을 만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가르침을 제시한다. 경전의 내용을 일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으로써 약을 삼으라 하셨다.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함으로 세상을 살아가라.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障碍)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여러 겁(劫)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하셨다.

우리는 실패의 고통을 단편적인 결과물로만 생각하고, 타인의 성공은 별다른 노력 없이 그저 운(運)이 좋아 찾아온 부러움의 대상으로 여기곤 한다. 성공과 실패의 이면(裏面)에는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와 과정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정을 무시한 대가(代價)는 참담하다. 쉽게 이룬 명성이나 성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으며,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지는 것을 목도(目睹)하게 된다. 공부에 있어서도 너무 빠른 성공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남들보다 빨리 시험에 합격하고, 남들보다 빨리 돈을 벌기를 원한다. 빠르게 많은 것을 원하고 싶다면 빠르게 지식을 습득할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시간낭비를 줄이고, 잡다한 생각을 줄이며, 운동시간마저 줄이면 된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줄이고, 친구와의 만남을 줄이고, 개인적인 취미를 줄이면 된다. 어떤가? 많은 것을 포기하고 어느 하나를 얻은 것뿐이지 그리 좋아보이진 않는다. 결국,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이다.
 

공부를 할 때,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필자는 이러한 수험생들에게 조언하기를 “하기 싫으면 지금은 공부하지 마라”고 이른다. 공부에도 때가 있는 것이다. 많은 좌절과 실패,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고통과 어려움을 겪은 후에야 공부해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공부하고 싶은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이것 역시 1:29:300의 법칙처럼 작은 기회는 무수히 많이 찾아온다. 300번의 시도와 실패를 겪었다면, 다시 마음을 다잡아 29번의 중대한 결심(決心)을 하고 공부계획을 세워보자. 그러다 보면 1번의 성공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듯이 작은 성공 300번의 경험을 한다면 이후 29번의 조금 나은 성공을 맛보게 될 것이고 마침내 커다란 성공 하나를 얻을 것이라 믿어 보자. 하인리히의 법칙은 산업재해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무수한 노력으로 연구하고 통계학을 기초로 하여 실증적인 사례를 들어 입증된 과학적인 법칙으로 통용된다. 고난이 축복이듯 고난을 바라보는 자세만 바꾸면 어려움의 시간을 성공과 축복의 순간으로 생각할 수 있다. 작은 고난과 실패 그리고 위기의 순간 300번이 찾아올 때 두려워 말자. 그때를 배움과 지혜의 시간으로 바꾸면 된다. 지금 실패했는가? 괜찮다. 고난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시간이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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