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샘재단, 변호사시험 오탈자 지원 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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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샘재단, 변호사시험 오탈자 지원 사업 추진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1.12.09 16:3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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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덕 이사장 “제도권 밖에서 고통 받는 인재들 안타까워”
1인당 200만원 지원…‘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법조공익재단법인 사랑샘(이사장 오윤덕)이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박탈당한 청년들을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현행 변호사시험법 제7조는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로스쿨 석사 학위 취득 후 5년간 5회로 제한하고 있다. 소위 ‘오탈제’라고 하는 응시제한 규정에 따라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상실한 이들을 ‘오탈자’ 또는 ‘평금자(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해당 규정은 로스쿨에 재입학해 3년간의 교육과정을 다시 이수해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절대적 자격상실 규정’으로 해석하고 있어 “오탈자가 법조인이 되려면 환생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오탈제는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요구되는 4년의 대학 학사 과정과 로스쿨 입시를 위한 수험기간, 로스쿨에서의 3년의 교육과정, 변호사시험 응시가 허용되는 5년 등 최소 12년이 넘는 기간과 등록금, 각종 교재 및 강의 등의 수험비용, 생활비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이들에게 법조인이 되는 길을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올해 제10회 변호사시험까지 누적된 오탈자는 총 1135명에 달해 오탈자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와 사회적 인력 낭비 등 문제의 심각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랑샘재단의 오윤덕 이사장은 오탈제에 대한 문제성을 인식하고 오탈자들을 돕는 방안을 고심해 왔다. 오 이사장은 사법시험에 연거푸 낙방하고 폐결핵까지 앓으며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던 경험이 있다. 고심 끝에 사법시험을 포기하고 취업으로 방향을 전환했을 때 비로소 간절히 바라던 합격 소식이 오 이사장을 찾아왔고 사법연수원 수료에 이어 판사로 임관해 20여 년을 근무했다.

이후 변호사가 된 오 이사장은 고통 중에 방황하던 젊은 날 자신의 모습을 고시생들에게서 발견하고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개인재산을 들여 신림동 고시촌에 ‘이 땅의 청년들을 위한 열린 쉼터 사랑샘’을 열고 교양강연, 심리상담·격려, 다도, 삼성산 성지 일요산행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60대를 보냈다.

2012년 ‘재단법인 대한변협사랑샘’으로 재탄생한 재단은 5급 공채, 로스쿨 입시를 위한 법학적성시험을 준비하는 취약계층 수험생들을 위한 면학 장학사업 등은 종전과 같이 지속하면서 아동·청소년, 노인, 노숙인, 장애인, 탈북 새터민, 이주 및 난민 등 소외된 불우이웃을 돕는 청년 공익변호사들을 발굴 지원했다.

또 준법 봉사에 현저한 모범을 보이는 청년 비영리 공익변호사를 발굴 표창하는 등 활동 영역을 법조인들에 의한 법률복지 전반으로 확장했고 2015년부터는 법인명을 ‘재단법인 사랑샘’으로 변경하면서 변협으로부터 독립하고 변협 시절에 수행해온 법률부조 공익활동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여러 방면에서 꾸준한 공익활동을 지속해 온 오 이사장의 마음은 지금 오탈제에 의해 법조인의 꿈을 빼앗긴 오탈자들을 향하고 있다. 오 이사장은 “이 나라의 너무나 귀하고 소중한 인재들이 제도권 밖으로 방치돼 가혹한 고통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오탈제가 가진 심각한 문제에 대해 너무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나타낸 오 이사장은 오탈제와 관련해 헌법재판소 결정, 입법 현황 등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오탈제와 관련해 최근 발의된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안에 대해서도 “5회의 응시 횟수는 유지하되 5년의 기간 제한을 없애는 내용은 현행 제도보다 개선된 부분이 있지만 이미 제도에 희생된 오탈자들은 구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오탈제 자체의 개선에 관해서도 관심을 두고 있지만, 무엇보다 당장 오탈제로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돕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 오 이사장의 생각이다. 오 이사장은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제도가 개선돼 시행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지는 누구도 가늠하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에 오탈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그들의 절망은 나락으로 곤두박질치게 될 것이다. 이들의 꽃다운 청춘이 세월과 더불어 사라져가는 동안 무작정 제도가 개선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런데도 로스쿨은 물론 정부, 복지단체 등 어느 곳에서도 이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신림동 고시촌 시절부터 청년 부조 사업을 사업 목적의 하나로 했던 사랑샘이라도 나서서 이들 청년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찾아내 비록 마중물 한 바가지일망정 새로운 인생길을 찾아 나서는 결단의 실마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1년여의 고심 끝에 마련한 것이 바로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다.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는 또 다른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오탈자 1인당 200만 원의 ‘마중물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원 대상자는 약 한 달여의 기간 지원금을 활용해 어떤 활동을 할지 계획서를 제출하면 된다. 활동 내용은 온전히 지원 대상자의 자유로 지원금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새로운 진로를 위한 공부나 다양한 경험에 투자해도 좋다. 진로 등 여러 분야의 상담을 받는 데 사용해도 되고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위한 생활비로 활용해도 된다.

다만 지원금을 통한 활동과 결과가 대상자 자신에게 새로운 약속이 되고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활동 경험과 관련해 에세이 1편을 사랑샘재단에 제출해야 한다. 에세이의 형식이나 길이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익명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지원금 신청 시에는 ①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 참여 동기 또는 계획의 요지를 기재한 신청서 1통(소정양식) ② 로스쿨 석사 학위증 등 변호사시험 평생응시금지 해당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③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 사본 ④ 온라인 송금 수령 계좌번호 ⑤ 에세이가 익명으로 발표되기를 원할 때에는 이를 사전에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

사랑샘재단의 ‘새로운 꿈을 긷는 마중물’ 프로젝트에 관해 문의 사항이나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메일 ydoh-law@hanmail.net, 전화 02-3474-5300으로 연락 하면 된다. 지원신청서와 영수증 등의 양식은 사랑샘재단 홈페이지(http://sarangsaem.kr/)에서 출력할 수 있다.

오 이사장은 “누구보다 일찍 겪게 된 ‘오탈’의 혹독한 불운이 빚어내는 고통은 마음 각오와 결단에 따라서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한때 잃었던 자존감과 정체성을 더욱 단단히 하여 회복하는 전화위복의 성장통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고, 인생의 새로운 전환과 개척을 스스로 집중적으로 모색하는 타이밍을 얻는 행운으로도 다가올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절망에 빠진 청년들에게 누군가 로스쿨 입학으로 증명된 역량을 3년간 교육과 5년간의 수험생활을 통해 키운 인재들임을 잊지 않고 있으며 상처를 품은 조개만이 진주를 만든다는 진실을 믿기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비록 자그마한 물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지만 새로운 출발을 간절히 기도하고 응원하는 소망의 징표로 삼고자 한다”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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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 2021-12-11 13:58:42
자격시험을 전제로 생겨난 오탈제임에도 실제로 자격시험이 아닌 선발시험으로 운영되고 있는 변호사시험. 그럼에도 본인들 밥그릇 사수에 혈안이 되어 오탈제 유지를 강력히 주장하는 다수의 이기적이고 뻔뻔한 기성법조인들과는 다른 법조인 분이네요.

그 뜻 2021-12-10 21:59:54
너무 감사합니다.

김미현 2021-12-09 21:26:37
좋은일 감사합니다

이선주 2021-12-28 20:17:2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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