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 다시 고개드는 로스쿨 vs 사법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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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 다시 고개드는 로스쿨 vs 사법시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1.12.06 19:18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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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사법시험 일부 부활했으면 좋겠다”
윤석열 후보 “사법시험 부활, 쉬운 일이 아니다”
로스쿨 원장단 “사시부활은 사법개혁 성과 부정”
사준모 “윤 후보, 제도개선 입장 명확히 밝혀야”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가 있을 때면 대입수능에서의 정시확대와 함께 사법시험 부활론이 ‘공정사회’ 화두의 속알맹이로 늘 등장한다.

내년 3월 9일 실시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의 입에서 사법시험 부활 주장이 나오면서 찬반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법조계, 법학계뿐만 아니라 사회일반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 “실력 있으면 기회 줘야” vs 윤 “장학금 확대 등 로스쿨 보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5일 “사법시험도 일부 부활했으면 좋겠다”며 불을 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전북 방문 중에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로스쿨은 그냥 두고 일부만 사법시험을 해서 중·고등학교도 못 나온 사람들이 실력이 있으면 변호사 하는 기회를 줘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채팅 참여자가 “5급 공채(행정고등고시) 시험을 없애지 말아달라”고 하자 “모든 시험, 고위 관직을 시험으로 뽑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행정고시(=5급 공채)를 없애버리는 것은 예전에 과거시험 없애는 거랑 비슷한데 그게 과연 바람직한지 공감이 안 되더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 후보는 지난번 19대 대선 경선에서도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한 바 있다.

여기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일 “제한적으로 미국의 ‘베이비 바(Baby Bar)’처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가지 않아도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이 후보를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밝히며 “가정형편이 어려워 로스쿨 진학을 꿈도 못 꾸는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대한민국을 느끼게 해주는 제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로스쿨을 갈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로스쿨 제도에 대한) 반대는 일리가 있다”며 “그래서 미국처럼 베이비 바 제도를 운영해 로스쿨을 다니지 않은 사람도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변호사 예비시험제도 법안을 2014년 법사위원장 때 제출했으나 통과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즉, 2014년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을 당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도 소정의 예비시험에 합격하고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대체법학교육기관(방송통신대 등)에서 3년간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변호사 예비시험제도 법안을 발의했다.

그는 이 법안에 대해 “경제적 약자도 변호사 예비시험을 합격한 후 대체 법학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변호사 시험을 칠 수 있도록 하여 누구나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아직도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에 진한 아쉬움이 있다”며 “이제 대한민국의 로스쿨 제도에 대한 발전적 재점검이 필요한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가 운을 뗀 것은 본인처럼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로스쿨 진학조차 꿈도 못 꾸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골고루 주자는 의미의 취지가 강하게 담겨 있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1963년생인 이재명 후보는 중고교시절을 소년노동자로 보냈고 검정고시를 통해 중앙대 법과대를 졸업과 동시에 사법시험을 합격한 변호사 출신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지난해 2월 국회의원 총선 공약으로 “부모의 사회경제적 부와 지위가 불공정 입학으로 이어지고, 다시 그것이 자녀들의 경제 사회적 부와 지위로 이어지는 불공정한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공정사회를 위한 5대 실천계획 중 하나로 사법시험 부활을 추진의사를 밝혔다.

‘부모 찬스’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현대판 음서제인 로스쿨과 의학전문대학원을 폐지하고 대신 사법시험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11월 1일 국민캠프 경기도 선거대책위원회 및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모병제라든지 정시 100% 확대라든지 사시부활이라든지 그런 말들이 시원해보일진 몰라도 과연 그게 청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도움이 되는건지 저도 좀 의문”이라며 사법시험 부활에는 소극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또한 11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해가 첨예한 지점이 있어서 사법시험 부활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대신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늘려주는 등 계층과 관계없이 로스쿨에 들어가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 로스쿨 제도의 보완에 무게를 실었다.
 

내년 3월 9일 실시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의 입에서 사법시험 부활 주장이 나오면서 찬반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사법시험 시험장(위)과 변호사시험장(아래)의 모습 / 법률저널자료사진
내년 3월 9일 실시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의 입에서 사법시험 부활 주장이 나오면서 찬반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사법시험 시험장(위)과 변호사시험장(아래)의 모습 / 법률저널자료사진

■ 로스쿨 원장단 “사시부활은 사법개혁 성과 부정하는 것” 반발

유력 주자 중 한명인 이재명 후보로부터 사시부활론이 나오자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단(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한기정)은 6일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원장단은 “사법시험이 존치돼 로스쿨 제도와 병행한다면 사법시험의 폐해가 재현될 것이 분명하다”며 “전공을 불문하고 학부 학생들은 사법시험 준비에 매달려 대학 학부 교육은 다시 황폐하게 될 것이고 사법시험 합격은 예전처럼 소수의 서울 소재 대형 대학 출신들이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부터 쏟아냈다.

또한, 사시부활 측에서는 대학을 못 나온 사람들에게도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실제로 사법시험에서 중졸, 고졸 합격자는 전체 합격자의 0.06%에 불과하고 사시도 법학과목 이수제도에 따라 법학과목을 35학점 이상 이수해야 응시가 가능했으므로 학력 제한 없이 누구나 시험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법학전공자들이 법조인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사법시험 시절과 달리, 로스쿨 시대에는 법학 이외의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이 법조인으로 양성되고 있어 복잡다기한 법률문제와 시민들의 다양한 법률서비스 요구에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해졌고 사법연수원 기수에 따른 폐쇄성과 서열주의 등 기존 법조계의 문제점도 급격히 약화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특히 로스쿨은 법률에 따라 입학 자격이 있는 사람 중에서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특별전형제도를 운영, 매년 입학자의 7% 이상을 선발하고 있고 이를 통해 1,796명의 학생이 입학,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어려움 속에서도 법조인으로 성장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2015학년도부터 지방 소재 로스쿨은 해당 지역 대학교 출신자를 일정 비율 이상 선발(지방권 20% 이상, 제주·강원 5%)하면서 2021학년도까지 1,175명의 지방대학 졸업생들이 해당 지역 로스쿨에 입학한 것도 빼놀 수 없는 성과라는 것.

여기에 더해, 로스쿨 원장단은 “로스쿨은 취약계층 학생들이 학업에 매진하여 법조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어, 국민 누구나 실력과 열정이 있으면 체계적인 재정지원을 받아 법조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등록금 수입의 30% 이상(매년 약 290억 원)을 장학금으로 편성, 이 중 70%는 경제적 환경만을 고려해서 지급하고 있어 매년 전체 재학생의 약 20%가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아 공부하고 있고, 등록금 50% 이상을 장학금으로 받는 학생도 매년 30%를 상회한다는 것이다.

원장단은 사시부활 시 사교육에의 의존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지고 더 격심한 시험점수 경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생계 걱정 없이 가정의 지원을 받아 수험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는 사법시험이 훨씬 유리한 반면 취약계층 학생들은 특별전형 및 지방인재 선발제도를 갖춘 로스쿨 체제에 들어와서 장학금 지원을 받으면서 공부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일본과 같은 예비시험 도입론에 대해서도 원장단은 “그 수혜자는 극소수 명문대에서 가정의 지원을 받아 수험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젊고 똑똑하고 유복한 대학생들에 집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 로스쿨 제도 또한 변호사시험이 당초 목적과 달리 자격시험이 아닌 선발시험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욱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원장단은 “기존의 3년간의 전일제 교육도 변호사가 되기에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파트타임으로 운영되는 로스쿨은 질적, 양적으로 충실한 법학교육을 제공하기 어렵고, 사교육 의존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다만, 온라인 로스쿨 제도는 취약계층보다 경제적 취약계층보다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직장인, 공무원 등에게 우회로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원장단은 따라서 “온라인 로스쿨의 도입은 로스쿨이 당초의 취지에 맞게 안착될 수 있도록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 등 정책적인 보완을 한 이후에 심도 있는 논의와 연구를 거쳐 장기적으로 검토해보아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 사시준비생모임 “사시 9수 윤석열 후보, 제도 입장 표명해야”

한편, 사법시험준비생모임(대표 권민식, 이하 사준모)은 6일 “사법시험 9수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법조인력양성제도 및 고시제도에 대한 입장 표명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는 성명을 내고 명확한 가부 결단을 다그쳤다.

사준모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자는 대학원 과정인 로스쿨에 입학조차 할 수 없으며 2021년 기준 연평균 등록금(입학금 제외)만 1,425만 원”이라며 “특히 사립 고려대 로스쿨(1,950만원)과 연세대 로스쿨(1942만원)은 2천만원에 육박한다”면서 현행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사준모는 또 “현행 로스쿨은 주간 로스쿨만 운영하므로 주간에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들은 생계를 포기하지 않은 이상 로스쿨에 입학조차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현행 로스쿨이 설치된 대학은 법학부를 폐지하는 바람에 기초법학이 끊길 위험에 처했을 뿐만 법대생 수급이 필요한 기업들은 큰 낭패를 겪고 있다는 것.

사준모는 윤석열 대선 후보는 사시 9수생으로 검찰총장까지 역임했다는데 주목한 뒤 “정치에 뛰어들면서 누차 공정을 강조해 온 인물”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이재명 대선후보는 자신이 밟고 온 사법시험이라는 사다리를 일부 부활했으면 좋겠다는 의사와 함께 행정고시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면서 “우리는 사시 9수생 윤석열 대선 후보도 법조인력양성제도 개선 및 고시제도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듭 “현행 로스쿨은 사법시험에 비하여 분명히 불공정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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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기회균등 2022-02-04 14:22:40
망국적폐 대입수시, 로스쿨, 민간특채는 청산하고
서민의꿈 대입정시, 법대•사시, 7•5급 공채 살려내라!

윤석열 후보는

이해관계의 대립이라는 현실에 집착하지 말고,

학력•신분을 대물림하는 현대판 골품제 대입수시, 로스쿨, 민간특채의 본질을 직시하고
신분사회에서 계약사회로의 회귀라는 역사적•거시적 관점에서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부활이지 2021-12-08 07:56:56
다양한 전공자를 선발하나 특정학교 이하등급은 거른다. 지역인재를 선발한다고하나 이들은 질나쁘기 때문에 뽑아서는 안된다고한다. 지역인재를 충족한다고하나 전혀 지키지 아니하며 어쩔 수없다며 징징댈 뿐이다. 서민을 위하고 장학금을 빵빵하게 준다고는 하나 금수저들만 뽑아 줄 일이 적다. 사법시험은 위의 모든게 해소가 된다. 따라서 사법시험은 부활해야한다.

에라이 2021-12-07 11:59:04
쓰레기 같은 제도 옹호하는 것들 보니 답답하다.
그동안 목에다 힘주느라 고생 많았다.
변시 취지 좋은데 왜 꼭 로스쿨 3년을 꼴아 박아야만 시험을 볼 수 있는건지 이해좀 시켜주라
법대4년 나온 사람, 석사, 박사는 왜 변시 못보냐?
장학금? 그거 한학기에 돈 백 주는거? 생색내기 아니냐
인생 앗싸들 그동안 많이 찍어 냈으면 이제 좀 사라질 제도가 된 거 같다.

학부생 2021-12-07 09:32:17
로스쿨 교수들 논리력 봐라ㅋㅋㅋㅋ
저러고 제대로 된 변호사 만드는거 맞음?

ㅋㅋㅋ 2021-12-06 19:34:06
현실을 무시하고 떼 쓰는건 교수나 학생이니 같구나 이쯤되면 사시부활로 대동단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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