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40)-윤석열 팬덤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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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40)-윤석열 팬덤의 기원
  • 강신업
  • 승인 2021.12.02 18: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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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국민은 왜 윤석열에게 열광하는가. 어쩌면 다소 엉성해 보이고, 때로는 실수도 잦을 것 같은 아저씨에게 왜 그토록 많은 지지를 보내는가. 정치 입문 4개월 만에 제1야당 대선후보를 거머쥔 윤석열, 대선 지지율 1위를 굳힌 윤석열, 윤석열에겐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인가.

윤석열의 얼굴에는 ‘평범’이 들어있다. 윤석열은 동네 아저씨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가 잠바를 하나 걸치고 모자를 쓰고 토리와 함께 산책이라도 나서면 그가 검찰총장을 지낸 강골 검사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 편해서 그 누구라도 그 아저씨에게 다가가 아주 쉽게 아무런 말이라도 걸 것이다. 그는 친근하다. 이 때문에 그는 검찰 내에서도 ‘석열이형’으로 통했다. 수사팀을 이끌면서도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한 뒤 세부적인 부분에선 하급자의 얘기를 존중해주는 스타일이었다. 때론 잘못을 호되게 질책하지만, 따로 불러 위로를 해주는 형 같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검찰총장 재직 시 자신의 ‘직무 정지’ 여부를 결정하는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린 날에도 충암고 동기의 장례식장에 들렀을 만큼 인연도 소중히 한다. 그가 정치 입문 후 전·현직 의원 60여 명이 포함된 200여 명의 매머드급 대선캠프를 단기간에 꾸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의 이런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윤석열의 얼굴에는 ‘정직’이 들어있다. 그의 얼굴에서는 링컨이 느껴지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불굴의 의지를 갖고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철의 재상 윈스턴 처칠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는 이상이 높으며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그의 다문 입에서는 ‘결기’가 읽힌다. 그는 검사 생활하면서도 권력과 타협하지 않았고 권력에 아부하지도 않았다. 그는 2003년 참여정부 초기에는 안희정과 강금원을 구속했다. 2006년 대검 중수부 검찰연구관 시절에는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맡았는데, 당시 정상명 검찰총장에게 정몽구 회장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시에 사직서를 내밀었다고 한다. 그가 2013년에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특수부팀장으로 임명되었다가 좌천되었던 것도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대선에 뛰어든 뒤에도 표를 얻기 위해 아첨하고, 표를 얻기 위해 얼굴을 바꾸거나 하지 않는다. 이것은 사실 오바마와 그 참모들이 재선 선거운동을 하면서 읽었다는 로마시대 선거지침서 퀸투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선거에서 이기는 법』의 내용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다. 키케로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거절 대신 적절한 거짓말을 해라’, ‘애매한 일반론을 고수해 적을 만들지 말라’, ‘모든 사람의 어떤 부탁이든 들어주겠다고 약속하라’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윤석열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지 않는다. 국민을 속여서 대통령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정직함을 무기로 대통령직에 오른 에이브러햄 링컨의 길을 걸을 것이다. 그는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믿고 그 길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의 얼굴에는 ‘배려’가 들어있다. 그는 음식을 만들어 식구들을 먹이는 것을 좋아한다. 또 손님을 집으로 초대할 때도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기를 좋아한다. 그는 기르는 고양이와 개에게도 직접 밥을 만들어 먹인다. 그는 요리를 매우 잘한다고 한다. 음식의 조리법과 재료의 유래를 줄줄 꿰고 있고, 김치찌개와 대구식 소고기뭇국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실제로 그가 집사부일체에서 보여준 김치찌개와 계란말이 요리는 30년 주부의 요리 자존심을 무참하게 꺾어 놓았다는 후문이다. 검찰 선배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는 상대방의 말에 공감 잘하고, 내면이 부드럽고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윤석열의 얼굴에는 ‘신뢰’가 들어 있다. 때문에 국민은 그가 하는 말을 믿고, 그가 가는 길이 옳다고 믿는다. 국민은 즉흥적이거나 대중영합적인 정책을 펴는 대신 예측 가능한 정책을 지향하는 윤석열의 정치를 신뢰한다. 윤석열이 국민의 신뢰라는 엄청난 정치적 자산을 획득한 것이다.

윤석열 팬덤의 기원은 ‘윤석열의 얼굴’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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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2021-12-02 20:41:14
뭐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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