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행정고시 재경 수석‧입법고시 최연소 양과 합격한 정후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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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행정고시 재경 수석‧입법고시 최연소 양과 합격한 정후영 씨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1.11.19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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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영(22)·2021년 5급 공채 재경 수석/2021년 입법고시 최연소/명덕외고 졸업·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재학
정후영(22)·2021년 5급 공채 재경 수석/2021년 입법고시 최연소/명덕외고 졸업·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재학

“흐트러지지 않고 계획대로 꾸준히 공부한 것이 합격의 열쇠”
“전략과목 만드는 것보다 취약과목 만들지 않아야 합격 유리”
“공직자로서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 최우선 가치로 여길 것”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두 번째 ‘코로나 고시’로 불린 2021년도 5급 공채(구. 행정고시) 시험이 막을 내렸다. 자신과의 싸움에, 코로나와도 싸우느라 더욱 힘들었던 수험기간이었다. 코로나와 함께 고시 공부의 풍경도 예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앞이 보이지 않은 캄캄한 터널을 통과하며 마침내 합격의 영예를 안은 주인공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오며 어깨에 진 긴장을 이제는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올해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 양과(兩科) 합격자가 적지 않았다. 하나 붙기에도 엄청나게 어려운 판에 한 해에 고시 두 개를 한꺼번에 붙는 양과 합격은 그야말로 고시생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행시의 꽃’으로 불리는 재경직의 올해 수석은 입법고시 최연소의 타이틀을 가진 주인공이었다. 수석과 최연소라는 양과 합격의 타이틀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은 정후영(22세)씨. 정 씨는 명덕외고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묘령의 재원이었다.

그의 성적은 보기 드문 점수였다. 그는 이번 2차시험에서 평균 77.25점으로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재경직 합격선(72.74점)보다 무려 14.51점이나 높았다. 특히 올해 5급 공채(행정) 2차 합격자의 평균 점수는 61.66점으로 지난해보다 3.66점이나 하락했다. 하지만 정 씨의 점수는 지난해 재경직 수석의 점수보다 오히려 1.18점 높았다. 지난해보다 합격자의 평균이 4점가량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 씨의 점수는 상당히 경이적이다.

그의 과목별 점수를 보면 ▲경제학 75.66점 ▲재정학 93.66점 ▲행정법 71.33점 ▲행정학 57.00점 ▲통계학 50.00점이었다. 행정학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과목에서 고르게 고득점을 했으며 선택과목인 통계학은 만점을 획득했다.

올 한 해 동시에 양과 합격의 성과를 이뤘고 재경 수석까지 거머쥔 그는 자랑할만한 게 많았다. 하지만 그는 소감을 묻는 말에 “수석 합격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아직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과분하게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아 기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혀 자신을 낮추는 데 익숙한 말로 기쁨을 전했다.

단기간에 입법고시에 이어 연달아 행정고시까지 양과 합격하며 수석까지 차지한 그에게 특별한 비결을 묻자 그는 “솔직히 특별한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다만 “수험기간 동안 흐트러지지 않고 계획대로 꾸준히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성실한 공부가 그의 비결이었던 셈이다.

양과 합격이어서 앞으로 진로에 고민이 클 그에게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자 그는 “입법부와 행정부 모두 국민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어느 한 곳을 쉽게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학업을 지속하면서 충분히 고민한 후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법부든 행정부든 어딜 가든 그가 공직자로서 펼칠 큰 꿈을 응원한다.

앞으로 공직자로서의 포부에 관해 정 씨는 “수석 합격이라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공무원이 되겠다”며 “공직자로서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고 국민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입법고시 최연소의 주인공으로 인터뷰 가진 데 이어 3개월 만에 행정고시 재경 수석으로 또다시 그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PSAT은 어떻게 준비했나.

“PSAT은 전반적으로 기출을 가장 중점적으로 공부했다. 언어논리는 작년, 올해 모두 행시 10개년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었다. 나중에는 답이 기억나서 정확한 실력 측정이 잘 안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모든 선지의 근거를 찾아가면서 풀거나 시간을 더 짧게 잡고 푸는 등 기출을 최대한으로 활용했다.

자료해석은 처음 진입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과목이었다. 그래서 20년 1월에 기본강의를 수강해서 유형별 접근 방법을 파악하고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자료해석은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모의고사도 다양하게 풀어보았고 가능하면 2월부터는 매일 한 회씩 풀었다.

상황판단은 강의는 듣지 않고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했다. 20년에는 행시 기출문제를 두 번씩 풀었고 21년에는 모의고사도 풀면서 처음 보는 퀴즈 문제에 대비했다.”

-입시와 행시 PSAT 다른 점이 있다면.

“우선 난이도의 차이가 매우 큰 것 같다. 특히 21년 입시의 경우 일반적인 기출문제 풀이나 모의고사로는 대비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행시 언어논리는 대부분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후에 문제를 풀었는데 입시는 이 방식보다는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발췌독하는 방식이 더 유효하다고 느꼈다. 자료해석도 입시는 행시보다 계산이 상당히 복잡하고 하나하나 계산해봐야 답이 나오는 문제가 많아서 기본적인 계산실력이 중요한 것 같다. 행시 자료해석은 유형별 풀이법을 익히고 계산을 최소화하여 전략적으로 푸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상황판단은 법조문 유형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고 퀴즈의 난이도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입시 상황판단은 퀴즈가 매우 어려우므로 풀이가 전혀 생각나지 않거나 너무 복잡해 보이는 문제는 빠르게 넘기고 풀 수 있는 문제를 최대한 정확하게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SAT 전국모의고사 응시 경험은 있나? 있다면 어떻게 활용했나.

“전국모의고사는 20년과 21년에 각각 한 번씩 응시했다. 보통 행시 1차 시험 2주 전에 실제 시험 날의 시뮬레이션을 하는 느낌으로 응시했다. 전국모의고사를 통해 시험 당일 컨디션 조절과 점심, 간식, 커피 등을 어떻게 할지 미리 점검해보고 실제 시험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고사를 봄으로써 시험 당일의 긴장감을 다소 완화할 수 있었다.”

-경험자로서 수험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PSAT 전국모의고사가 있다면.

“법률저널 모의고사를 응시했는데 법률저널 모의고사는 응시자 수가 많아서 수험생들 사이에서의 상대적인 위치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모의고사를 여러 번 본다면 다양한 모의고사를 보는 것도 좋겠지만, 한두 번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싶다면 법률저널 모의고사가 도움이 될 것 같다.”

 

-PSAT 1주일 전 마무리 공부는.

“1주일 전 마무리는 오로지 기출만으로 했다. 이 기간에는 모의고사는 풀지 않고 최근 기출문제를 다시 풀어보면서 실수하는 부분을 체크하고 감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썼다. 그리고 PSAT은 당일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수면시간을 늘리고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헌법은 어떻게 준비했고, 입시와는 다른 점이 있다면.

“헌법은 20년에 진입하면서 기본강의를 수강했다. 20년 1월~2월에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을 꼼꼼하게 공부해서 21년에는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 21년에는 기본서를 간단히 복습하고 OX문제집으로 모르는 부분만 채워 넣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개인적으로 제가 응시한 21년을 기준으로 행시와 입시의 헌법은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행시 2차 공부는 어떻게 했나.

“우선 경제학은 문제풀이와 정답 도출이 가장 중요한 과목이기 때문에 공부도 문제풀이에 집중했다. 예비순환, 1순환, 2순환까지 인강으로 빠르게 수강한 후 step2, 기출문제, 연습책 등 다양한 문제들을 매일 분량을 정해 꾸준히 풀었다. 처음에는 답을 보고 풀더라도 항상 식을 직접 써서 답을 도출하고 그래프를 직접 그렸다. 2회독 이상부터는 가능하면 해설을 보지 않고 답을 도출하려고 노력했고, 어려운 문제들은 표시해 두어 3순환 기간에 추가로 보았다. 또한 3순환 기간에 실강을 수강해 매일 모의고사를 보면서 답안 작성을 연습했다. 경제학은 정답과 그래프를 정확히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원에서 보는 모의고사 외에는 별도로 답안 작성을 연습하지는 않았다.

행정법은 핸드북 암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본격적인 답안 작성은 3순환 기간에 주로 했다. 저는 핸드북과 기출사례집을 공부할 때 노트북으로 타자하면서 외우는 방식을 많이 활용했다. 손으로 직접 쓰는 게 가장 좋겠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손으로 다 쓰는 것은 아주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노트북으로 타자하면서 암기를 했고 이 방법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가 좋고 손으로 쓰는 것에 비해 시간도 많이 단축되어서 유용한 방법이었던 것 같다. 답안 작성 때에는 참조 조문과 법전을 최대한 활용하여 사안 포섭을 자세히 하는 연습을 주로 했다.

행정학은 저도 자신 있는 과목은 아니어서 제 방법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제가 느끼기에는 행정학도 암기가 가장 기본인 것 같다. 특히 개념을 정확하게 암기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는 암기를 미리 해두지 않아서 3순환 기간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가능하면 행정학도 1~2순환 기간에 암기를 최대한 해 놓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답안 작성할 때는 문제에서 물어보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정학은 경제학과 유사하게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했다. 다만 경제학보다는 서술이 어느 정도 필요하므로 약술형 문제는 암기하려고 노력했다. 모의고사의 zip과 연습책을 반복해서 풀었다.

통계학도 정답을 맞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문제풀이를 중점적으로 했다. 기본서의 연습문제, 기출문제, 3순환 모의고사와 실전문제 등을 주로 풀었고 모든 문제는 2~3번 이상 풀어서 유사한 문제가 나올 때 확실히 풀 수 있도록 연습했다.”

-2차에서 입시와의 다른 점이 있다면.

“통상적으로는 입시 경제학이 행시 경제학보다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으나 올해는 행시 경제학도 입시 못지않게 어려웠어서 체감상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논문 과목의 경우 행시가 좀 더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을 중점적으로 묻고 입시는 다소 생소한 주제도 출제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2차 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과 그것을 극복한 방법은.

“올해 시험장에서는 경제학이 가장 어려웠지만, 준비 과정에서는 통계학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통계학 공부를 작년 9월에 시작해서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올해 4월까지도 처음 보는 문제는 잘 풀지 못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제 생각에 통계학은 매일 조금씩 하는 것보다 초반에 통계학을 집중적으로 해서 실력을 한 단계 확실히 올려놓은 후에 꾸준히 문제를 푸는 것이 효과적인 것 같다. 저는 5월 초에 3순환 강의를 인강으로 수강하면서 약 열흘 정도 하루에 5시간 이상씩 통계학에 투자하였고, 3순환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풀고 나서 실력이 어느 정도 상승한 것 같다고 느꼈다.”

-답안 작성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것과 요령은 무엇인가.

“경제학과 재정학은 깔끔한 수식 전개와 그래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시작할 때 간단히 의의를 적고 마지막에 함의가 있다면 함의를 적으려고 노력했다. 행정법은 논리적인 목차 구성이 중요한 것 같다. 같은 내용을 적더라도 적는 순서와 강약 조절에 따라서 점수가 달라질 수 있어 3순환 모의고사의 목차를 잡아 보고 예시답안과 어떤 점이 다른지 점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식으로 공부했다.”

 

- 2차 평균 77.25점은 2차에서 보기 드문 고득점이다. 그 비결이 궁금하다.

“재경직 합격에 있어서는 경제학, 재정학, 통계학의 답을 얼마나 맞히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공부할 때도 대부분의 재경직 수험생들이 이 부분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행정법, 행정학에서도 점수 차이가 꽤 날 수 있어서 논문 과목에 너무 소홀하지 않은 것이 좋을 것 같다. 비슷한 맥락에서 전략 과목을 만드는 것보다는 취약과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안정적인 합격에 훨씬 유리한 것 같다.”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고, 어떤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면접은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스터디를 구해서 준비했다. 보통 주 4∼5회 정도 스터디에 참여해서 개인PT와 인성면접을 준비했고, 스터디에서 다양한 질의응답을 통해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답변하는 연습을 했다. 면접에서는 자기의 생각을 근거를 들어 자신감 있게 말하되 솔직하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면접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설명해 달라.

“저는 오전에 공직가치와 인성면접을 보고 오후에 직무역량면접을 봤다. 오전 면접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봉사한 경험을 묻는 문제와 공직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딜레마 상황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었다. 개인발표는 농식품 정보표시제도가 주제였고 보고서 발표 후 보고서 작성 내용을 중심으로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수험생활이 길지 않지만, 양과 합격까지 고단한 수험생활의 연속이었을 텐데 건강관리는 어떻게 했나.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수험생활 동안 건강관리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올해 1차 시험 전까지는 하루에 8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을 확보해서 체력을 유지했고 올해 3순환 기간에는 비타민과 건강식을 최대한 챙겨 먹었다.”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응원의 메시지가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공부하시는 수험생분들 모두 진심으로 응원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방대한 공부량에 지치고 힘드시겠지만, 지금의 노력이 합격이라는 결실로 돌아오는 순간을 생각하며 항상 힘내시기를 기원한다.”

-끝으로 양과 합격에 이르기까지 옆에서 함께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한마디.

“우선 매 순간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수험기간 동안 한결같이 저를 응원해주시고 합격 소식에 기뻐해 주신 할아버지, 가족, 친척분들께도 감사드린다. 힘든 고시 공부를 버틸 수 있게 힘이 되어준 고등학교 친구들, 홍구오빠, 민지, 지은언니 정말 고맙다는 말 전한다. 면접스터디 함께한 스터디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제 주변의 소중한 분들 덕분에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정후영(22)·2021년 5급 공채 재경 수석/2021년 입법고시 최연소/명덕외고 졸업·서울대 경제학부 3학년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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