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 응시자와 동등한 선택권” 법무부에 협조 요청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비장애인 응시자의 변호사시험 선택권을 보장할 것을 요청하는 대한변협의 협조공문이 법무부에 전달됐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는 지난 23일 법무부에 변호사시험 실시에 있어 장애인 응시자의 변호사시험 선택권 보장을 비장애인 응시자와 동등하게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발송했다고 27일 밝혔다.
당초 변호사시험은 서울 지역의 일부 시험장으로 한정해 치러졌으나 지방 소재 로스쿨생들의 수험 편의와 선택권 보장 등을 이유로 점차 확대돼 지난해에는 코로나 19 방역 등을 고려해 전국 25개 로스쿨 소재 대학 모두로 시험장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장애인 응시자의 경우 법무부에서 관리의 목적으로 하나의 학교로 몰아서 시험장을 배정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이런 상황에서 시각장애 학생의 경우 예측하지 못한 학교가 시험장으로 무작정 배정될 경우 길을 새로 익혀야 하거나 지방거주 학생은 숙소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체장애가 있는 지방거주 학생의 경우 거주지에 가까운 시험장에 배정을 요구했으나 배치되지 않고 불합격한 이후 다시 강력하게 요청을 해 거주지 인근 시험장에 배정이 된 사례도 있다”고 꼬집었다.
대한변협은 “법학전문대학원생 중 장애인 응시자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별도 조사된 통계는 없지만 특별전형 응시자 대비 합격률 자체가 전체 응시자 대비 합격률보다 매우 낮은 상태이므로 역시 강한 동조성을 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대한변협은 2017년의 경우 전체 응시자의 합격률이 51.45%였던 데 반해 특별전형 응시자는 39.7%에 그쳤으며 2019년에도 전체 응시자는 50.78%였으나 특별전형 응시자의 합격률은 33.6%에 그친 점을 언급했다.
대한변협은 “이러한 현상은 장애로 인한 실질적 차별 요소들이 누적돼 나타난 것으로 보이며 2017년부터 비로소 시행된 편의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위 사례들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특히 시험장으로의 이동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시험장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다른 편의 조치들의 효과도 반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장애인 응시자와 달리 장애인 응시자만의 변호사시험 선택권을 제한하는 문제는 당장 개선될 필요성이 있고 변호사시험 시험장 선정에서부터 장애인학생의 시험장 선택권의 보장이 시급하므로 이와 같은 내용의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법무부에 발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변협은 “장애학생의 법조계 진입은 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현재의 변호사시험 제도가 장애학생들이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특히 근본적인 정책 개선을 위해 로스쿨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장애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법무부 등 정부 차원의 공식적 실태조사부터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협은 “장애학생이 변호사시험에서 겪는 차별을 시정해 비장애학생과의 실질적 평등을 가져오고 그 결과 장기적으로는 장애학생들의 변호사시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전체 학생의 변호사시험 응시자 대비 합격률에 이를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위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당장 시급한 문제로 변호사시험 시험장에 대한 장애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 비장애학생과의 차별이 없도록 법무부의 전향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