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55) / 신언서판(身言書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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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55) / 신언서판(身言書判)
  • 정명재
  • 승인 2021.09.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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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물 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 신언서판이다. 신(身)이란 몸을 말하며, 언(言)은 말씨, 서(書)는 글씨 그리고 판단을 이르는 말이다. 지금도 사람을 평가할 때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인간은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맨 처음 10초가량 그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둘 중 하나를 결정하게 된다고 한다. 아무 이유도 없이 말이다. 그 이후 인간의 두뇌는 빠르게 작동하는데 만약 첫 10초 동안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면 뇌(이성)에서는 내가 왜 저 사람을 좋아하는지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같은 논리로 첫 10초 동안 그 사람을 싫어하는 것으로 결정을 한 순간부터 내가 왜 저 사람을 싫어하는지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우리의 뇌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아무 이유도 없이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비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란 걸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려 한다. 심리학회 발표에서 알 수 있듯이 첫인상은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하다. 첫인상을 결정할 때 걸리는 시간은 미국인이 15초, 일본인이 6초, 한국인은 3초 안에 결정한다고 한다. 정말 한국은 모든 면에서 빠르다고 할 수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지 않으려는 것은 ‘어리석음’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지 않는 것은 ‘나태함’이며,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평온함’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것은 ‘용기’라 한다. 우리는 흔히 운(運) 즉, 운수를 거론하며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주어진 운명처럼 받아들이곤 한다. 하지만 인생은 나의 선택과 마음가짐으로서 나쁜 운조차 좋은 운으로 갈 수 있는 관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행운을 부르는 가장 좋은 에너지 파장을 만드는 마법 같은 단어가 있다. 그것은 ‘감사함’이다. 내가 머무는 곳에서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 보자. 내가 머무는 공간에 좋은 기운이 들어올 수 있도록 애정을 가지고 맑고, 밝게 만들어 보자.

언젠가 나에게도 귀인(貴人)이 찾아올 것을 기대한다. 귀인이 나에게 찾아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귀인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갖추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부족한 무엇인가가 있는 법이다. 그들을 지켜보며 그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먼저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귀인을 더 빨리 만날 수도 있다. 사랑도 사업도 그리고 공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혼자서만 살 수 있는 세상은 아니다. 무수히 많은 인연(因緣)의 끈에서 씨줄과 날줄이 얽혀 고운 비단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인간관계에서도 준비된 자들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안 좋고 하는 일이 잘 안 될 때는 내가 성숙해지고 겸손해지며 새로운 가능성을 준비하는 도약의 시기가 될 수 있다. 성찰의 시간이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을 만큼 힘들 수도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발상의 전환이 생길 수도 있으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만큼의 아이디어도 생긴다. 필자의 경우에도 새로운 구상을 할 때는 언제나 고통의 시간에서 맞이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크게 나아지지 않지만 현상유지만 해도 도전이나 변혁은 꾀하지 않는 법이다. 크게 망하거나 크게 실패하고 있다면 앞으로 도약대가 될 기회가 온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기회는 강물처럼 흘러 다닌다. 누구에게는 바람처럼, 흐름처럼 스쳐 지나갈 뿐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보석처럼 다가온다. 기회의 모습은 완벽하지도 않으며 기회라고 쓰여 오는 것이 아니다. 작은 미풍(微風)처럼 다가왔다가 그저 지나칠 뿐이지만 이것을 기회라고 확신하여 준비하는 자에게는 큰 행운을 가져다주는 일이 흔하다.

지난 토요일에는 수험생 몇 명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나름의 공부계획과 합격 전략을 가지고 살아가는 수험생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새롭다. 수험 초보자부터 몇 번의 도전과 시행착오를 한 수험생까지 다양하다. 어느 경우가 더 유리하고 불리하고는 없다. 현재의 마음가짐과 현재의 노력과 성실함이 중요하다. 공부를 잘 하고, 못하는 기본적인 학습능력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하지만 머리가 좋으면 머리만 믿고 노력과 성실함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일이 많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도 암기나 이해가 빠른 사람이 있는 반면에 수업을 듣고 책을 펼쳐 보아도 이해와 암기에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현장에서 수험생을 지도하고 그들의 합격과정을 지켜본 결과는 놀랍다. 공무원 시험 2관왕, 3관왕, 4관왕을 한 경우와 단기 합격한 7급 합격자의 경우를 보면 상위권 대학이나 수능점수가 높은 수험생이 아니었다. 비명문대의 학력 소지자들이 명문대라 칭하는 학교를 다니거나 다녔던 수험생들보다 앞선 학습 자세와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었으며 더 우수한 결과를 보여 주었다. 과거에 발휘하였던 자신의 능력치만 믿거나 자신의 학습능력이 조금 남다르게 우수한 것을 어느 분야에서나 통용되리라고 믿으며 자만한 결과도 있겠지만 학력이 조금 떨어지거나 학습능력이 조금 뒤처지는 경우에는 자신의 능력치를 과소평가하여 노력으로 이를 보충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노력이라는 모습으로, 성실함이란 모습으로 나타나 시험공부를 함에 있어서 놀라운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를 보았다.
 

공부란 한낱 기술에 불과하다. 시험의 맥(脈)을 짚는 노련한 전문가가 되면 된다. 기술을 연마하고 시험에 있어 큰 줄기를 찾고 갈고 닦은 실력이 녹슬지 않도록 꾸준히 반복하는 성실함으로 무장한다면 누구나 시험의 달인(達人)이 된다. 유능한 목수는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 환경이 좋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좋은 환경이 마음을 느긋하게 하고 나태함을 불러낸다. 가난과 고통을 기회로 여기며, 힘들고 어려운 지금의 환경을 벗어나려는 의지와 용기로 삼는다면 어려움을 기회로 만들 수 있다.

글은 마음의 창이다. 이 가을, 좋은 글을 찾고, 좋은 생각을 읽으며 마음을 다듬을 시간이다. 일기를 쓰고 편지를 쓰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수첩 한 면에 나에게 쓰는 편지 한 장을 써 보라. 나에게 보내는 위로와 격려 그리고 다짐 하나를 적으며 가을을 맞이해 보자.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누구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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