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결과] 올 법조윤리시험 응시생 열의 일곱 “평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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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결과] 올 법조윤리시험 응시생 열의 일곱 “평이했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1.08.10 17: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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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比 90점 이상 고득점 늘어…43.8%→50%
응답자 64.3% “법조윤리시험 필요하다” 입장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법조윤리시험에 대해 응시생 열의 일곱이 “평이했다”고 평가했다.

2021년 제12회 법조윤리시험이 지난 7일 치러진 가운데 시험 종료 직후부터 법률저널이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4%가 무난했다는 취지로 응답했다.

이번 시험의 체감난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7.1%가 “보통”, 14.3%가 “쉬웠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보통 이하의 난도였다는 응답이 지난해의 75.1%에 비해서는 감소했고 특히 지난해 12.5%의 응답을 얻은 “매우 쉬웠다”가 올해는 나오지 않았고 “보통”이라는 응답이 31.3%에서 크게 증가한 점은 이번 시험의 체감난도가 지난해보다는 다소 상승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매우 어려웠다”는 응답은 7.1%, “어려웠다”는 응답은 21.4%의 비중을 보였다.

가채점 결과에서는 90점 이상의 고득점자는 늘었지만 고득점의 기준을 80점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0점 이상을 득점한 응답자는 지난해 43.8%에서 50%로 늘었지만 80점 이상 득점자는 87.6%에서 78.5%로 줄었다.

구체적인 구간별 비율을 살펴보면 95점 이상을 획득한 응답자는 지난해 25%에서 21.4%로 감소한 반면 90점 이상 95점 미만은 18.8%에서 28.6%로 증가했다. 85점 이상 90점 미만 득점자는 37.5%에서 21.4%로 줄었고 80점 이상 85점 미만은 6.3%에서 7.1%로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75점 이상 80점 미만 득점자가 없었지만 올해는 14.3%의 비중을 차지했고 70점 이상 75점 미만은 6.3%에서 7.1%로 다소 늘었다. 합격기준인 70점을 넘기기 못한 응답자는 지난해 6.3%였으나 올해는 모든 응답자가 70점 이상을 획득했다.

구간별 비중에는 변동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고득점자가 많고 예년의 설문조사 결과, 70점 이상을 득점하면 합격하는 법조윤리시험의 특성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도 매우 높은 수준의 합격률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역대 법조윤리시험의 합격률은 시행 첫 해 99.4%의 합격률을 기록한 이후 2회 74%, 3회 97.6%, 4회 76.5%, 5회 86.8%로 격년으로 등락을 반복하다 6회 96.1%, 7회 98.2%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8회시험에서 급격한 난도 상승을 보이며 합격률이 59.4%로 폭락,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법조윤리시험의 취지와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데 집중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출제였다는 비판과 더불어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이어졌다.

다만 최근 3회 동안은 대체로 높은 합격률이 유지되면서 널뛰기 난이도에 대한 비판이 완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9회 시험에서는 난도 조절이 이뤄지면서 합격률도 95.14%로 껑충 뛰었고 10회 시험의 합격률도 95.05%로 매우 높았다. 지난해에도 대체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평이한 난이도였다는 평가 속에서 93.05%의 양호한 합격률을 나타냈다.

이번 법조윤리시험을 치르면서 느낀 소감이나 개선 사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핵심적이고 알아야 할 것만 나오면 좋을 것 같다. P/F시험이기에 굳이 지엽적이거나 일부러 어렵게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 수가 부족하다”, “중간에 혹시 필요하다면 화장실에 갈 수 있도록 조기퇴실이라도 허용했으면 한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또 “법조윤리에 관한 조항이나 판례들을 단기에 숙지하고 응시하는 시험이 윤리의식 함양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현실적으로는 인터넷 강의로 문제를 푸는 방법만 익힌 채 지나고 나면 잊어버리게 되는 숱한 시험 중 하나로 치부되는 것이 작금의 분위기인 듯하다. 또 법조윤리 교과의 내용 자체가 대체로 실무나 절차법, 행정에서 발생하는 사례들을 다루고 있는데 1학기 동안 갓 법이라는 학문에 발을 디딘 로스쿨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이 내용을 평가한다는 것이 정형화된 수험적 학습 외에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법조윤리시험의 출제와 운영 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왔다.

법조윤리시험은 압축적으로 단기간 내에 준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일주일 이내의 짧은 준비기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81.8%가 일주일 이내의 기간 동안 법조윤리시험을 준비했다고 응답한 가운데 4일간 준비했다는 응답자가 54.5%로 가장 많았고 2일, 3일, 7일 이내가 각 9.1%의 비율을 나타냈다. 10일에서 2주까지의 준비기간을 가진 응답자는 18.2%로 집계됐다.

법조윤리를 공부하고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는 과반수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법조윤리시험이 법조인이 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1.4%가 “반드시 필요하다”, 42.9%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21.4%, “불필요하다”는 14.3%였다.

법조윤리를 시험을 통해 검증하는 현행 방식이 아니라 로스쿨 교과 법조윤리에서 P/F제로 변경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57.1%가 로스쿨 교과를 통해 검증하는 방식에 반대, 42.9%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찬성 의견을 보인 응답자는 대체로 “시험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들었고 반대 의견을 제시한 응답자들은 로스쿨 교과를 통한 방식으로는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로스쿨 교과를 통해 법조윤리를 검증하는 방식에 대해 반대하는 응답자들은 “그 시간에 변호사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게 뻔히 보인다”, “25개 로스쿨의 기준이 통일되지 않아 제대로 된 퀄리티 컨트롤이 어려울 것 같다”, “교과를 통해 법조윤리를 검증하는 경우 학기 중 부담이 커지고 시험을 치르는 경우 검증이 더 잘 된 문제로 시험을 볼 수 있는 점, 어차피 변호사가 되면 체화해야 할 지식을 공부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P/F면 윤리공부를 안 할 것 같다”, “학교 수업은 통과/낙제 방식이라 느슨하게 진행된다”, “법학전문대학원의 법조윤리 과목 이수만으로는 변호사법과 변호사윤리장전 등의 세부적인 내용을 익히기에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험이나 교과 P/F 방식이 아닌 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응답자는 “시험이나 1학점짜리 P/F 형식으로 법령이나 규정 따위의 지식을 단기에 숙달시키는 수험 위주의 교육은 휘발성이 높고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은 편의주의적이자 형식적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 법조윤리의 관련 쟁점들은 로스쿨의 법학 학습 체계에 발맞춰 적절한 시점에서 체화될 수 있도록 교육돼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어 “각 로스쿨별로 학제에 맞춰 실체법, 절차법, 행정 등 선행적 지식이 쌓인 다음에 순서에 맞게 법조인으로서의 자세와 윤리적 사고를 체화시킬 수 있는 교육이 이뤄지고 이후에 법조윤리의식의 함양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경우에도 형식화된 시험을 통해 평가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법조윤리시험을 연 2회로 늘리는 방안에도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응답자의 42.9%가 연 2회 실시에 반대했고 찬성과 모르겠다는 의견이 각 28.6%로 집계됐다. 연 2회 실시에 찬성하는 응답자들은 “시험 부담은 줄이고 기회는 늘린다”, “1회 실시로는 긴장이 너무 크다” 등 전체적으로 2회 실시가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대하는 응답자들은 “불필요한 절차의 반복”, “굳이 두 번 할 이유가 없다”, “비용 낭비 같다”, “합격률이 높은 편이고 3학년까지 응시기회가 있으므로 연 1회면 충분하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로스쿨 재학년수는 1학년이 92.9%, 2학년이 7.1%였으며 모두 처음으로 법조윤리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7일 법조윤리시험이 종료된 직후 시험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예년 수준의 무난한 출제였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불의타나 지엽적인 출제가 있어 체감난도 상승이 있었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왔다. 이번 시험의 결과는 오는 9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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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만 2021-08-16 23:50:35
이렇게 쉬운 시험에 떨어지는 사람도 결국엔 변호사가 되다니.. 사시 존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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