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22)-이준석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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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22)-이준석 리스크
  • 강신업
  • 승인 2021.07.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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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국민의 힘에 이준석 대표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이하 이준석)는 취임 후에도 백팩을 메고 따릉이와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는 등 ‘탈권위주의’를 지향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제1야당 대표가 당의 노선과 정책과 동떨어진 언행을 자주 하면서 안정감이 떨어지고 제1야당의 선명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1일 국민의 힘 ‘당 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준석에게 쏟아진 중진들의 훈수는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준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범야권 유력 후보가 당내 인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를 향한 정치 공작을 강 건너 불구경 식으로 지켜보는 것은 제1야당의 직무 유기”라고 지적했고, 홍문표 의원은 이 대표가 최근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등을 폐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가의 기본 틀인 정부 부처를 개편하는 문제가 나왔을 때, 대선을 앞두고 이런 큰 문제를 건드릴 때는 신중해야 한다, 선거 전에 내놓을 공약과 집권한 뒤 해야 할 공약이 있는데 마구 쏟아내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명수, 권영세, 박진 의원 등의 이런저런 훈수가 쏟아졌다.

그런데 사실 중진들의 훈수는 이준석 정치에 대한 심각한 문제 제기다. 이준석 정치에 대한 일종의 훈계요, 경고라고도 할 수 있는 만큼 이준석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이준석은 본인에 대해 ‘당이 아닌 자기 득점을 위한 이미지 정치, 포퓰리즘 정치를 한다’는 비난이 크게 제기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령 이준석이 송영길과 만나 코로나 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합의했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번복한 것은 이준석 본인의 정치철학이나 이념이 정립되지 않은 가운데 대중에 영합하는 법을 먼저 배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가부나 통일부 폐지 주장 역시 이준석의 포퓰리즘 행보가 낳은 헛발질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준석이 휴가 때 개인택시 영업을 하면서 민심을 청취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민심을 청취하는데 왜 개인택시 영업인가’라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정말 민심을 듣고 싶다면 관련 분야에 대한 심층 여론조사, 또는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소속 지자체장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필요한 경우 현장을 찾아 민심을 듣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지속해서 국민의 의견을 듣고 국민 삶의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실 이준석 리스크의 상당 부분은 현장 중심, 실무 중심의 정치를 배우지 않았다는 데 기인한다. 이준석은 과거 10년 동안 여기저기 방송에서 정치 패널을 하였고, 이것도 일종의 정치를 한 것이라고 하지만 방송 패널은 책임지지 않는 제삼자의 관전평에 불과하다. 실제 자신이 정책의 입안자나 집행자가 되어 현실을 깊이 진단하고 대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선정적인 이슈를 가지고 서로 견해가 다른 쪽과 피상적으로 토론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준석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당 대표라는 자리는 말 그대로 당을 대표하고 당을 이끌어 나가는 자리다. 그 때문에 말싸움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당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과 실무적인 능력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원내대표나 국회의원, 각종 위원회의 위원장은 물론 당직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정부 여당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면서 국가 전체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이준석 리스크는 무엇보다 그의 어설픈 통합, 협치 주장이 정권 심판 프레임을 크게 희석시킨 데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통합은 한가한 소리”라고 일축했듯 지금은 문재인 정권 심판이 최우선이다. 문재인 정부와 여권에서 갈라치기를 하고 국민을 분열시켰는데 그 당사자인 정부나 여권이 아닌 야당에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오히려 정권 심판의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은 정권교체라고 하는 제1야당 대표의 사명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같은 차원에서 이준석은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언급에 특별히 신중해야 한다. 이준석은 윤석열에 대한 비난이 자칫 정권교체를 어렵게 하고 자신의 정치생명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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