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익변호사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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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익변호사 단상
  • 염형국
  • 승인 2021.07.09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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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1. 공익변호사로서 18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공감 변호사로 일하면서 동시에 변호사회 프로보노지원센터의 비상근 센터장으로 변호사들의 공익활동 활성화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고, 120명 정도 되는 공익변호사모임의 사무국에서 공변모임 차원의 행사를 챙기고 있습니다.

최근에 프로보노지원센터에서 공익활동 활성화에 관한 온라인 토크콘서트를 열었어요. 토크콘서트 패널로 나왔던 한 변호사가 공익 전담변호사로서의 고단함을 얘기했습니다. 공익활동이 보람되고 즐겁지만, 끝없이 밀려오는 업무 그리고 단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동료를 떠나보낼 수 있다는 불안함, 여전히 바뀌지 않는 현실과 대중들의 소수자에 대한 인식 등으로 힘들고, 그럼에도 열심히 활동해야하는 의무감과 부담감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한편 공변모임 사무국 활동을 같이 하는 한 후배 변호사는 얼마 전에 함께 사무국 회의를 하다가 최근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자신이 지원하던 의뢰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그로 인해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음을 눈물을 지으며 고백하였습니다.

작년 2020년 1월 이후 2021년 6월 현재까지 1년 반 가까이 이어지고 있고,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모두가, 그리고 전 세계인들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고통의 크기는 모두 다르지요. 그리 일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극단의 선택에 내몰린 사람들도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혹은 코로나19로 인해 더더욱 삶이 팍팍해지고 힘겨워진 이들이 많습니다. 삶의 질곡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공익변호사들(과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같은 분들도 계시지요.)도 그 삶의 무게와 고통의 감정들이 전이되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힘들어하는 공변들도, 다른 모든 분들도 지금 모습 그대로의 자신을 꼭 안아주고, 동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주변 이들을 조금 더 아껴주며 한 번 더 웃어주면 좋겠습니다.

2.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회의와 교육, 토론회 등을 온라인 줌 혹은 유튜브 등으로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당연히 대면으로 하던 회의와 토론회, 교육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니 예전에는 거리상, 시간상 참석이 어려웠던 서울 외 지역에 있는 분들도 편하게 참석할 수 있게 되었고, 오고 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이전보다 더 많은 회의와 토론회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온라인 회의는 장소를 옮기지 않고 자기가 있는 곳에서 참여가 가능하여 매우 편리하지만, 아무래도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최근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온라인 회의는 그 특성상 논의 안건 위주로 밀도 있게 회의가 진행되고 잡담을 하지 않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회의를 밀도 있고 짧게 하게 되는 온라인 회의의 장점은 사람 간의 관계를 더 형식화시키는 약점도 있을 수 있지요. 온라인 회의에서도 빠짐없이 서로의 안부 인사를 챙기고, 칭찬거리를 챙겨 꼭 칭찬해주는 분이 있으면 그 회의는 한결 화기애애해지고, 따뜻한 정이 느껴져 하고나면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얼마 전 후배 공변이 함께 줌회의를 하는데 제 모습을 보고 유쾌한 댄디보이 같다고 칭찬하더라고요. 기분이 좋아져서 평소에는 잘 안 찍는 셀카도 찍어서 제 SNS에 올렸습니다. 칭찬받는 사람도 칭찬하는 사람도 모두 좋은 일을 왜 그리 아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저도 주변 지인에게 사소한 거라도 칭찬을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3. 저도 이제 낼모레 반백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아직 (진심) 마음은 20대 청춘인데,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는지 모르겠네요^^; 오십 가까이 살았지만 아직도 남들이 나에게 뭐라고 하는 것에 휘둘리고 휘청거립니다. 갈대가 따로 없어요. 남들이 나에게 뭐라고 하는 것이 내 인생에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감정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고 괴로워하며 시간을 보내지요. 그런데 남들이 뭐라는 게 뭐가 중요해요. 앞으로는 제 자신을 잘 지키면서 오뚝이처럼 넘어져도 일어나고 또 넘어져도 또 일어나며 누가 뭐라고 하던지 저만의 삶을 살려고 합니다. 태풍이 몰아치면 큰 나무는 꺾이지만, 갈대는 휘청대도 꺾이지 않습니다.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공감 뉴스레터 2021년 6월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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