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사법시험 부활론은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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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사법시험 부활론은 우연일까?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1.06.11 10:5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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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갑작스레 사법시험 부활론이 다시 등장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들 경선토론 과정에서 화두 중 하나로 등장했다. 지난달 31일 한 방송토론에서 조경태 후보는 “로스쿨 제도는 현대판 음서제도”라며 “돈 있거나 백 있는 사람들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있으므로 사법시험을 부활해야 한다”면서 타 후보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홍문표 후보는 각자 이야기하면 충돌하고 애를 먹으므로 당내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주호영 후보는 로스쿨이 애초 설계와 달리 사법시험과 다를 것이 없고 가정이 부유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제도라면 사시 부활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나경원 후보 또한 로스쿨이 본래 취지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으므로 사시 부활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다만 사시를 부활시키고 로스쿨 제도를 그대로 두면 혼란이 생길 수 있으므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준석 후보는 이미 로스쿨이 긍정적 작용에 비해 음서제로 변질된 부분이 크므로 방통대 로스쿨 도입 등 여러 가지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조 후보는 이에 앞선 5월 11일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각 당에서는 청년 정책이라며 수많은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계층사다리 역할을 했던 사법시험과 각종 국가고시는 점점 사라지고, 오히려 부를 대물림 하는 로스쿨이나 의학대학원 등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반드시 사법제도 부활을 통하여 기회균등의 정신을 되살려내겠다”고 말해, 사시 부활에 대한 화두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사법시험과 로스쿨에 대한 후보자들의 인식은 로스쿨 불신=사법시험 부활 또는 방통대 로스쿨 신설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대동소이(大同小異) 중에서도 그 작은 다름에 대한 꿍꿍이속은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외형적으로는 ‘법조인력양성제도에서 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들이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 이는 현 정부가 공정사회를 강조하며 내건 기본 방침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공정에 대한 기대치와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며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특히 청년들의 분노가 극심하다는 분석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공정’이라는 기치를 불나방처럼 정치권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강조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라는 타이틀이 대한민국 최고의 신분임을 모두가 동감해서 일까. 이를 양성하고 뽑는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시험’ ‘사법시험’ ‘사법연수원’이라는 고유명칭들이 ‘공정’ 시비의 대표성을 띤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제21대 국회에서 들어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야간방송통신 로스쿨 도입 여부에 대해 세미나를 갖는 등 전초전을 펼쳤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당대표 경선을 통해 시동이 걸리는 듯하다. 다만 정치권 내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에 물을 주고 거름을 줘야 한다’며 우회로 도입에 반대하는 강경한 견해들도 적지 않아서 이같은 시동이 질주로 이어질지, 아니면 예열에서 끝날지는 두고 볼일이다. 다만 너무나 많은 기시감 탓인지, 한 때의 일회성 인기몰이일 수도 있다는 가정부터 앞서는, 확신 또한 떨칠 수 없다는 것이 기자의 고백이다.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1995년부터 논의되면서 2008년 법제화된 로스쿨 도입, 사법시험 폐지가 13년이 지나도 여전히 도마에 오른 물고기 신세다. 더 큰 문제는 물고기가 부실한 것인지, 도마가 부실한 것인지, 칼이 부실한 것이지, 횟감 뜨기를 마무리 하지 못하는 현실이라고나 할까. 각종 선거철만 되면 로스쿨 개선, 사법시험 부활을 합창하지만 투표마감과 동시에 무대 막을 내려버렸던 정치권이었지 않던가. 공정사회는 차치하더러도, 솔직히 의욕없는 사법시험 부활론은 자칫 국론분열만을 일으키는 소모성 논쟁일 뿐이다. 아니함도 못한, 뻔한 인기몰이 대상이 되기에는, 너무나 중차대한 화두임을 정치권은 절대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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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부 2021-06-17 18:30:02
일본처럼 가자. 로스쿨과 예비시험과 사시 3두마차로 거야...국민이 변호사 돈없어도 선임가능하다. 성ㅎ폭ㅎ행중사 죽음봐라. 국선변호인들의 업무의 하방의 극치???? 국선폐지하고 예비시험으로 변호사 한해5000명 뽑아라

기회균등 2021-06-12 14:23:57
시험 대신 추천에 가까운 대입수시•로스쿨로 신분사회로 돌아가려는 기득권의 밥그릇 지키기에 광복 후 피땀으로 쌓아올린 민주사회의 기반은 껍데기만 남고 ,
민주투사라는 타이틀로 정치에 입문한 자칭 ‘양심’세력들은 잡은 정권을 놓칠세라 중국공산당을 끌어들여 사이버 개표조작으로 4•15 총선 부정선거를 저질렀는데도 ,
사법부는 정권의 주구가 되어 선거소송 재검표를 1년이 넘도록 미루기만 하면서 무너진 민주회복의 소명을 내팽개치고 , 대다수 언론은 이 땅에서 벌어진 세기적 부정선거를 강 건너불 보듯하고,
선거범죄를 수사하고 감사하여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검찰•감사원은 직권 위에 잠자고 있는데, 정치권은 구렁이 담넘어가듯 부정선거를 은근슬쩍 외면하면서 성난 국민들의 눈치만 보고 있네요.

사시부활 국회해산!

냐옹 2021-06-12 12:06:41
사법고시 부활 해서 로스쿨이랑 이원 체제로 병행하는 거 찬성함.

박경희 2021-06-11 12:24:05
국민의힘에서 이런 의식있고 자각있는 목소리가나오다니 솔직히 사시부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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