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16)-윤석열의 대도무문무실역행(大道無門務實力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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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16)-윤석열의 대도무문무실역행(大道無門務實力行)
  • 강신업
  • 승인 2021.06.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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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윤석열 전 총장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부쩍 깊어 보이는 그의 고뇌와 고민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그는 우당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해서 “우당의 삶은 망국의 상황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한다”라고 했다. 그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서 “한 나라는 그 나라가 배출한 인물들뿐만 아니라 그 나라가 기억하는 인물에 의해 그 존재를 드러낸다”고도 했다.

언뜻 보기엔 자리에 어울리는 원론적인 말을 한 것뿐이다. 그러나 한 발짝만 들어가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나 ‘한 나라는 그 나라가 기억하는 인물에 의해 그 존재를 드러낸다’는 윤석열의 말은 그에게 이미 체화된 가치관이자 그가 지향하는 국가경영 철학임이 보인다. 그가 대통령이 되어 만들고 싶은 나라는 지도층이 먼저 희생하는 나라, 또 그렇게 희생한 지도층을 기억하는 나라다. 문제는 대한민국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역주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지도층이 희생하지도, 또 희생한 지도층을 기억하지도 않는 나라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이 존경받기는커녕 무시와 조롱을 당하는 나라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는 나라다. 그래서 윤석열의 제1 목표는 ‘조국을 위해서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윤석열은 그 자신 대도무문(大道無門)의 길을 가려 한다. 그는 ‘모로 가도 대통령만 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윤석열이 대권 행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좀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한다”며 극도로 말을 아낀 것은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어떤 대통령이 될까를 고민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특유의 거침없는 스타일과는 달리 그의 행보가 지나치리만치 신중해 보이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에게 공학적 계산은 애초부터 없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전략도 필요하고 행보도 필요하지만, 그것은 대도무문 전략이면 충분하다. 그는 이미 어지러이 걷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서산대사의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의 가르침을 따르려 한다. 국민의 힘 전당대회 후 자신에 대한 새 지도부의 태도와 정국 상황 변화를 보고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지만, 그에게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여권의 검증 공세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신비주의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최대한 잠행 모드를 끌고 갈 가능성도 제기 되지만 그것 역시 현상은 있을지언정 기획은 없다. 그는 검증공세가 무서워 등판을 늦추지도, 높은 지지율 까먹을까 봐 몸조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는 오로지 국민을 보고 국민을 향해 갈 뿐이다.

윤석열은 국가경영이란 일이 만용을 부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국가경영은 연출된 이미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실역행(務實力行)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해낼 수 없는 것이 국가경영이라는 일이다. 지금 국민을 속여 국민의 미래를 빼앗는 것은 최악이다. 그 때문에 윤석열은 포퓰리즘을 단호히 배격한다. 그의 진정성은 부동산 비리 의혹으로 국회의원 12명을 내치고는 국민의 힘을 향해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수조사를 받으라고 압박하는 민주당을 향한 일갈에서 잘 나타난다. 윤석열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는 4·7 재·보선 전에 특검 수사로 가는 거로 여야가 합의한 사안이고 국민이 다 그렇게 기대하고 있는데 다 잊어먹었다고 생각하나?”라고 일갈했다. “어물쩍 넘어가면 국민의 실망, 질책을 뒷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이것이 윤석열이다. 국회의원에 대한 전수조사 및 LH 사태에 대한 특검 실시 등을 하겠다고 국민에게 설레발 치고는 이제 와서 적당히 덮고 넘어가려는 정치권을 향해 LH 사태와 여야 정치인들의 부동산 의혹까지 모두 특검을 통해 밝혀야 한다고 일갈하는 것이 바로 윤석열이다. 이 한 마디로 민주당의 프레임은 산산조각이 났다.

윤석열은 그냥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이 되려는 것은 위민구국(爲民救國)의 지도자다. 그 방법은 대도무문무실역행(大道無門務實力行)이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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