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MBTI 학습 컨설턴트

이 글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학습 전략에 대해 MBTI 성격유형검사의 많은 이론 중에서 오로지 학습과 관련된 부분에 한정해서 쓰였다. 현재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그리고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그리고 이들을 옆에서 멘토하고 있는 부모님이나 학원 강사와 같이 분들, MBTI 학습컨설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내용이 구성되었음을 밝힌다.
 

☞ 지난호에 이어

8) ISFP 유형 및 성공사례

ISFP 유형은 첫인상은 조용하고 낯가림이 심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친해져서 가까워지면 정말 솜털같이 부드럽고 따스한 사람들이다. 법 없이도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착하고 바른 사람들이다.

심리기능의 위계는 다음과 같다.

주기능 내향감정(Fi) 부기능 외향감각(Se) 삼차기능 직관(N) 열등기능 외향사고(Te)

주기능은 내향감정(Fi)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배려하고 공감하면서 따뜻한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아이들을 매우 좋아하며 아이들과 관계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유아교육학과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유치원 선생님이 많은 편이다. 사람들과 분쟁을 극도로 싫어하며 또래 집단이 윤리,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을 하기 시작하면 그 집단에서 조용히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학습뿐만 아니라 모든 경우에 있어 타인과 경쟁 자체를 매우 싫어한다.

부기능은 외향감각(Se)으로 오감을 통해서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조용히 집, 카페를 왔다 갔다 하는 등 활동반경은 넓지 않지만 나름 삶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소소한 재미와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옆에서 보는 것보다는 삶의 질이 매우 높다고 느낀다. 늘 여유 있게 살아가고자 하므로 강한 압박이나 규제를 매우 힘들어한다.

삼차기능은 직관(N)으로 먼 미래에 있을 행복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편이다. 철학적 사유나 삶의 의미 등을 생각하기보다는 현재의 행복, 즐거움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어떤 시험에 반드시 합격하고자 하는 강한 열정, 열의가 잘 없어서 학습에 동기부여가 잘 안되는 편이다. 이런 성향 때문에 SJ 유형의 부모와 트러블이 심한 편이다.

열등기능은 외향사고(Te)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분석적으로 따지는 일을 어려워한다. 특히 타인과의 분쟁에서 비판적으로 따지는 것을 매우 힘들어하며 누군가가 그렇게 했을 때 매우 당황하며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매우 억압적이고 규제가 심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 마음고생만 하다가 결국 이탈하게 된다.

ISFP 유형은 삶의 큰 목표를 달성하기보다는 현재 삶의 소소한 행복, 즐거움을 느끼며 큰 변화 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국어 문학책에 나오는 안빈낙도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SJ 유형과 같이 열심히 노력해서 사회적 성공을 이루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성향의 사람들 눈에는 이들의 이런 욕구가 매우 탐탁지 않게 여겨진다. 특히 부모와 자식 간에 이런 조합이 되면 서로 깊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

예술적 기질이 강해서 공예 공방을 운영하는 사람도 많은 편이고 음악을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예술가적 기질 때문에 소소한 행복을 위해 어떤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 일이 잘되어서 점점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면 이 유형들은 이내 겁을 먹고 그만두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즉, 삶의 목표 자체가 소소한 행복이라 생각하면 이 유형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유형들은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이 없다. 공무원이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은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고생해서 공무원이 되는 그 과정 자체를 싫어할 뿐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공부의 의욕 자체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이 유형의 경우는 중도 포기자가 많은 편이다.

이 유형의 경우 무엇보다도 그 학습 의지를 고취하는 게 가장 주안점으로 두어야 한다. 일단 낯가림도 심해서 관계 형성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강하게 압박하면 또 뒤로 도망가기 때문에 마치 순한 초식동물인 사슴을 달래고 달래서 그 곁을 내어줄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한번 좋은 관계를 형성하면 내가 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는 한 끝까지 곁을 지켜주는 의리가 있는 성격이다.

이 유형은 다른 SP 유형처럼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렵고 응용이 많이 필요한 문제부터 접근하면 이내 포기해버리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접근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해 확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워낙 겸손한 성격이라 자기 능력에 대해 매우 저평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어려운 문제부터 제시했다가는 혼자 계속 땅속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쉬운 문제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그래서 목표달성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그래서 편하게 놀이 삼아 공부하기 시작하여 실력 향상에 재미를 붙여주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성격 자체가 여유롭게 느긋하기 때문에 시간 스케줄을 빡빡하게 잡았다가는 금방 지쳐버리고 도망간다. 그래서 같이 논의해서 하루 공부 스케줄을 잡는 게 좋다. 그리고 다른 SP 유형과 마찬가지로 신체 감각이 매우 예민해서 몸 컨디션에 따라 학습효율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몸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많이 기울여야 한다.

소수의 천재형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어릴 때부터 공부에 대해 큰 욕심이 없어서 학습법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공부방법에 대해 많이 미숙한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잘못된 습관이 들어있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공부법을 가르치기가 수월한 편이다. 관계만 잘 형성되면 말을 잘 듣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 곧잘 따라오지만 과도하게 목표달성을 강요하거나 학습효율에 욕심을 내면 금방 지쳐버리고 힘들어한다. 따라서 늘 겁 많은 사슴을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습관이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하면 큰 무리 없이 잘 따라온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을 100% 다 쓴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들에게는 그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더 압박하면 곧 엄청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학습효율이 현저히 떨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학습 의욕 고취하는 방법

ISFP 유형들은 관계지향적인 성격이라서 자신에게 호의적이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많을 때 학습 의욕이 올라간다. 또 자신의 수준보다 쉬운 문제부터 접근하게 하여 자신감을 올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이들의 내적 욕구를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하게 된다.

학습에 방해되는 요소

강압적이고 비인격적인 대우에 대해 매우 힘들어하며 오기를 부리기 시작하게 된다. 경쟁을 매우 싫어하며 자신의 상황, 상태를 이해해주지 않고 감정을 다치게 하면 학습 의욕이 현저히 떨어진다. 기본적으로 공부를 잘하고 싶어하기는 하지만 꼭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크지 않아서 너무 강하게 압박하면 매우 힘들어한다. 그리고 너무 편한 장소에서 공부하다 보면 점점 늘어지고 나태해지기 때문에 적당한 긴장이 유지되는 곳에 가서 공부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강압적이고 비인격적인 대우로 자신의 감정을 힘들게 하거나 불쾌한 자극이 지속될 때 이 유형들은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삼차기능인 직관(N)과 열등기능인 외향사고(Te)가 왜곡된 형태로 튀어나오게 된다. 많은 부분에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상대에게 비약적이고 억지스러운 주장으로 따지게 된다.

스트레스 해소법

이 유형은 자신의 감각을 유쾌하게 자극하는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게임을 하던가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풀린다. 그래서 수험생의 경우 주기적으로 함께 게임을 하거나 운동하는 모임이 있는 것이 좋다.

성공사례 #10 ISFP, 중학생

ISFP 유형 중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중 인상 깊었던 사례가 없어서 중학생을 컨설팅했던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창원에 내려와서 어느 기관에 학습코칭으로 여름 방학 동안 봉사 활동할 때였다. 기관 담당자님께 공부를 잘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모아 달라고 했더니 여러 학생 중에 어느 중2 남학생이 눈에 띄었다. 눈매가 참 선한 학생이었다. 나중에 그 담당자님으로부터 이 학생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려서부터 부모님은 안 계시고 조부모님과 함께 사는 학생이라고 했다. 집이 매우 가난하여 그 나이대 아이들이 다 다니고 있는 학원은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는 학생이었으며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그 사연이 정말 남 같지가 않아서 정말 도와주고 싶었다. MMTIC 검사 결과 ISFP 유형이었다. 그 친구를 데리고 서점에 가서 공부할 책도 다 사주고 직접 공부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가르쳤다. 먼저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 수학책을 사서 풀게 시켰다. 한 일주일도 안 돼서 다 끝내고 다시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 수학책을 혼자 풀게 시켰다. 그랬더니 나에게 오기 전에는 중1 수학 과정 자체를 매우 어려워했었는데 초등과정을 끝내고 바로 중1 수학을 시작하니 금방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중1 수학 과정을 끝내고 중2 1학기 과정까지 마무리하니 여름 방학이 끝났다.

그 이후로 이 친구 할아버지께서 날 찾아오셨다. 내 두 손을 꼭 잡으시면서 정말 고마워하시며 손자에 대해 크게 자랑을 하셨다. 반에서 성적이 중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혼자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며 너무 좋아하셨다. 정말 이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것 같다. 그리고 중3이 되자 반에서 최상위권까지 올라갔다고 들었다. 그 후 집안 형편으로 인문계 고등학교 대신에 기계공고로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도 전교 3등 안에 들어가는 우등생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졸업하자마자 인근 지역 중견기업에 바로 취업했다면서 날 찾아왔는데 정말 너무나도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ISFP 유형들은 한 번 정을 주면 끝까지 곁에 있어 주는 정말 의리 있는 착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자신을 존중하고 배려하면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한다. 공부에서도 기본 성향 자체가 매우 유연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공부법을 한번 잘 가르쳐주면 매우 잘 따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유형에게는 정말 동기부여와 학습 의욕 고취가 가장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