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13)-윤석열의 만남과 실용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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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13)-윤석열의 만남과 실용리더십
  • 강신업
  • 승인 2021.05.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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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퇴직 후 첫 외부일정으로 김형석 명예교수를 만나 ‘상식과 정의’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후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후손이자 죽마고우 이철우 교수를 만나서는 ‘反내로남불’,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메시지를 던졌다. 다음에 윤 전 총장은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를 만나 ‘노동, 복지, 청년, 일자리’등에 관한 메시지를 냈고, 외교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와는 전화 통화로 ‘외교, 안보, 미중반도체 분쟁, 북핵문제, 미사일 문제’ 등을 토론했다. 그 후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을 만나 ‘자영업 보호, 중산층 확대 방안’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가장 최근의 행보는 17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지낸 정덕균 석좌교수를 만난 것이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지난 30여 년 동안 국내 반도체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석박사 1500명 이상을 배출해 온 한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싱크탱크라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의 이번 행보는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과 부국강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만남은 윤 전 총장이 정 교수에게 “반도체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싶다”고 연락해서 성사되었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이 미중반도체 패권전쟁 속에서 나라의 먹거리인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크게 걱정하며 대안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가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윤 전 총장이 치열한 학습 후 현장 방문이나 전문가와의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간다는 데 있다. 이번에도 윤 전 총장은 직접 방진복을 입고 반도체연구소 안에 있는 제조공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칩을 만드는 공정을 살펴봤다. 또 국내 및 중국, 대만 등 해외의 반도체 산업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윤 전 총장은 이번 만남에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는 결국 반도체 연구 인력 양성과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에 달렸다는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었다. 현장에서 얻은 이런 정보나 인식은 앞으로 윤 전 총장의 정치활동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검찰총장 퇴임 후 사실상 대권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윤 전 총장의 화두는 ‘공정’과 ‘경제’다. 윤 전 총장은 ‘공정’이 우리 시대의 공유가치이고 이를 실현하겠다는 포부와 의지를 김형석 교수와 이철우 교수를 만나는 것으로 공개선언 했다. 그리고 윤 전 총장은 ‘경제’라는 또 하나의 화두를 잡고 사색과 공부를 계속하면서 전문가들을 만나 토론하며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 이런 방법은 먼저 스스로 상당한 공부를 하고 전문가를 만나 토론하는 식으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넓혀간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현장을 중시하고 디테일을 중시하는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의 리더십은 실용이라는 차원에서도 매우 바람직하다. 소통되지 않는 지식, 확장되지 않는 지식은 자기만족에 그칠 뿐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 책상에 앉아 원칙과 명분 또는 과거의 도그마에 사로잡히는 불통의 리더십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가 없다. 많은 사안에 관해 의견을 구하고 현장의 말에 귀 기울이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비로소 유용한 해결방법과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윤 전 총장의 리더십은 지적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 실용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리더십은 세종대왕의 그것을 닮았다. 세종대왕은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신하들과의 경연을 통해 지식을 확장하고 백성들과도 널리 소통하며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찾아 실행에 옮겼다. 세종은 각종 정책을 시행하면서 결국 마지막 기준을 ‘이것이 백성에게 유용한가?’에 두었다. 비록 법이라 해도 ‘지킬 수 없는 법은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하면서 실용적 법 제정과 실행에 초점을 맞추었다. 결과는 민생의 안정과 문화의 발달이었다.

한 나라의 융성과 쇠퇴는 예나 지금이나 상당 부분 최고지도자에 달려 있다. 그래서 누가 최고지도자가 되는 가는 국가의 흥망과 국민의 행불에 관한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은 세종대왕의 길을 따르고 있다. 물론 그래서 기대가 크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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