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12)-메르켈 - 대체 불가능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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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12)-메르켈 - 대체 불가능한 리더십
  • 강신업
  • 승인 2021.05.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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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기자 회견에서 한 기자가 독일 총리 메르켈(Merkel)에게 물었다: “우리는 당신이 항상 같은 옷만 입고 있는 것을 주목했는데, 다른 옷은 없나요?”

그녀가 대답했다. “나는 모델이 아니라 공무원입니다.”

다른 기자 회견에서 한 기자가 물었다: “집을 청소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가사 도우미가 있나요?”

그녀가 대답했다 : “아니요, 저는 그런 도우미가 없고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집에서 남편과 저는 매일 이 일들을 우리끼리 합니다.”

그러자 다른 기자가 물었다: “누가 옷을 세탁합니까, 당신이나 당신의 남편?”

그녀가 대답했다 : “나는 옷을 손보고, 남편이 세탁기를 돌립니다. 대부분 이 일은 무료 전기가 있는 밤에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파트와 이웃 사이에는 방음벽이 있지만, 이렇게 함으로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게 되지요.”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나는 당신들이 우리 정부의 일의 성과와 실패에 대해 질문하여 주기를 기대합니다.”

Ms. Merkel은 다른 시민들처럼 평범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별장, 하인, 수영장, 정원은 없다. 부동산, 자동차, 요트와 개인 제트기를 사지도 않았다. 그녀는 독일 총리로 선출되기 전에 이 아파트에 살았고, 선출된 후에도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16년 동안 한결같이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 그녀는 지난 16년 동안 능력, 수완, 헌신 및 성실함으로 8천만 독일인을 이끌었다. 그녀가 16년 통치하는 동안 위반과 비리는 없었다. 그녀는 어떤 친척도 지도부에 임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정의로운 지도자인 척하지도, 자신의 앞선 사람들과 싸우지도 않았다. 그녀는 위선의 말도 하지 않았고 사진 찍히려 어색한 웃음을 웃어 보이지도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66).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인 그녀는 분단 시절 동독의 동베를린 물리화학 연구소에서 일하다 36세 때인 1990년 정치에 입문했고 2005년 총리에 올랐다. 메르켈은 총리에 취임한 후 대연정을 통해 독일의 정치적 안정을 꾀하는가 하면 연정 파트너 정당을 바꿔가며 대단한 정치력과 노련한 지도력으로 여러 난관을 극복했다. 그녀는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경제의 순항을 이끌었다. 메르켈은 재임 동안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을 경제대국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2019년 독일 실업률은 3%로, 사실상 완전 고용을 달성했다. 국제적으로도 메르켈은 글로벌 금융 위기, 남유럽 재정 위기, 대규모 난민 이주 사태를 맞아 EU가 단합하도록 이끌며 ‘유럽의 여제(女帝)’로 불렸다.

메르켈에 대한 독일 국민의 사랑은 압도적이다. 취임 15년 주년인 2020년에도 지지율 74%를 기록했다. 실용·이성에 기반을 둔 메르켈 리더십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부유한 서구 가운데 유일한 코로나 방역 성공 사례가 독일이다. 양자역학을 전공한 ‘과학자 총리’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카리스마도, 쇼맨십도 없는 메르켈 총리는 TV에 나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라며 “개개인의 연대가 지금처럼 중요한 적은 없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같은 시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은폐하며 국민에게 장밋빛 약속을 남발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런 메르켈이 수년 2021년 올해 말이면 은퇴한다. 이제 우리는 메르켈만큼 참을성과 끈기, 침착함, 명석함을 갖춘 지도자를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오바마는 메르켈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정직하며 지적으로 정확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그녀의 ‘대체 불가능한 리더십’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마도 그보다 더 오랫동안 그녀만큼 ‘인간적인 대단히 인간적인’ 지도자를 만날 수 없을 것이다.

2022년 3월 9일 수요일, 대한민국에서 다시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메르켈은 우리의 타산지석이다. 그녀를 보며 우리도 그녀처럼, 침착하고 명석하며 참을성 있는 지도자, 또한 동시에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지도자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가 윤석열에게 그런 리더십을 기대한다면 지나친 바람일까?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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