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37) / 5월은 수험생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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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37) / 5월은 수험생의 계절
  • 정명재
  • 승인 2021.05.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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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한 해에 가장 좋은 날, 좋은 달[月]은 언제일까? 어느 시간이라도 마음의 변화에 따라 좋은 시간이기도 하고, 그리 좋지 않은 시간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의 흐름을 화살 같이 빠르다고 표현하는 이도 있다. 유년시절을 지나 청년의 계절을 보내고 장년의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알 수 있겠다. 시간이 얼마나 귀하고 빨리도 흘러가는지를 말이다. 수험생에게는 시험이 임박한 시즌이 가장 떨리고 분주하다. 5월은 그러한 달이다. 연중 시험의 추이(推移)를 보면 6월 전후에 집중되어 있다. 1년의 중반부를 향하는 이 시간은 중간 점검의 차원에서도 소중하게 여겨야 할 때이다.
 

시험에 관한 단상(斷想)을 정리해 보면 시험이란 찰나의 순간을 위한 긴 기다림이고, 하루 여정을 위한 기나긴 채비를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시험이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서 출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험생은 쉬운 부분에서부터 어려운 부분까지 범위를 넘나들며 준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너무 깊이 파고들며 몰입해 공부하다 보면, 시험공부가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공부량을 줄이기 위해 기출문제와 요약집으로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시험범위는 그리 많지 않아 할 만하다고 이야기한다. 수험생의 딜레마는 여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나의 경우 합격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면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하여 뼈대를 잡는 일은 권한다. 막상 공부를 하다 보면 본인의 공부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몰라 막판에 헤매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시험이 끝나고 정신을 차려 보면, 시험의 범위는 기출유형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많다.

반복의 힘은 시험에서 큰 역할을 한다. 공부하여 익힌 것을 다시 쳐다보고 헷갈리는 부분을 꾸준히 들여다보며 연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초보 수험생에게 시험은 떨림의 대상인 동시에 설렘이다. 하지만 몇 년씩 공부를 이어가는 수험생에게는 지루함이며 공포다. 큰 결심을 하고 남은 시간을 이를 악물고 견뎌내야 한다. 아니면, 결국 더 오랜 기간 공부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는 것이다. 사실, 공부란 것이 그리 광범위한 양이 아니고 시험이란 것도 출제하는 데 한계가 있어 해마다 다른 주제를 찾아내기는 어렵다. 그동안 기출문제에서 다룬 주제를 중심으로 공부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늘 새로움에 목마른 수험생들에게는 이러한 이야기를 무심하게 듣고 넘긴다. 새로운 문제유형이나 새로운 스타일의 문제를 찾아서 아까운 시간을 헤매는 것이다.

귀한 것은 멀리 있지 않다. 늘 곁에 있을 것 같던 시간이 그러하고, 흔하게 생각했던 맑은 공기가 그러하다. 나를 지켜보며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던 존재들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 이별을 고하는 게 현실이다. 삭막한 현실, 시험에 시달리고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면서 수험생은 점점 내면의 고독으로만 빠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고민을 많이 듣는다. 공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시험을 보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할 때이다. 지금보다 좋은 날을 기약하며 시작한 시험이라면 시험공부의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험공부는 합격을 전제로 한다. 합격에 대한 확신과 믿음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추고 시작해야 한다. 이를 이루기 위한 마음가짐과 성실함이 있다면 누구나 최종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이러한 원리를 잊고 편안함을 찾고, 게으름에 의탁하며, 순간적인 즐거움을 찾느라 책을 멀리하고 공부시간을 줄인다면 합격의 기회는 그만큼 멀어지고 처음 간직한 의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어차피 시작한 공부라면 혼신의 힘을 다할 자세로 임해야 한다. 때로는 운(運)도 작용하여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쉽게 합격하는 경우를 볼 때면 자신이 못나고 운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는 않다. 모든 꽃은 그 시기(時期)와 종기(終期)를 가지고 있듯이 누구에게나 자신의 때가 있음을 믿어야 한다. 타고난 지능이나 배경지식이 각기 다르기에 누군가와 비교하며 자신의 합격을 점치지 말자. 자신의 길에서 자신의 속도로 가는 공부이기에 성실하게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면 조만간 목표를 쳐다보며 걸어갈 것을 믿자.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해서 흘린 땀을 조용히 닦으며 뒤를 돌아볼 여유를 가질 것을 믿자.
 

수험서를 쓰는 일과 강의를 하는 일을 업(業)으로 하며 살아간다. 언젠가부터 이러한 일이 익숙해 질 무렵, 재미는 조금씩 사라지고 흥미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재미있어 시작한 일이 어느 순간 의무감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 합격한 그 순간에는 아주 많이 기뻤지만 아홉 번째 합격을 한 그때는 그저 담담했다.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다. 아무리 좋은 일도 반복되면 그게 좋은 것인지도, 귀한 것인지도 잘 모를 때가 많다. 하지만 분명하게 기억하는 것 하나는 거창한 목표든 사소한 목표든 가기로 정했으면 끝까지 가봐야겠다는 것이었다. 일을 하다보면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다. 나의 인생도 미완성의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정한 목표를 끝까지 완주하고픈 의욕이 앞선 것이다. 미련했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아집(我執)이라 생각할 때도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으려 한다. 세상의 일이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경우가 흔치 않기에 우리는 가 본바 없는 그 도착점에 대해서 너무 많은 환상을 가지진 말자. 막상 합격을 하고 나면 합격 후 펼쳐질 세상에 부딪히며 다시 그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다. 그곳이 생각했던 낙원인지 아닌지는 그때 고민할 문제이다. 지금 이 길, 합격으로 가는 과정에만 집중하며 단순하게 살아보자. 그 다음 목표는 그 다음에 세워도 늦지 않을 테니.

5월은 깐깐오월, 6월은 미끈유월이라 했다. 옛 어른들은 농사일이 바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 시기를 그렇게 일컬었다. 수험생에게도 5월과 6월은 가장 중요하고 귀한 날들이다. 시험이란 기회가 있고 넘실거리는 꿈을 펼칠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황금처럼 주어진 시간 중에서도 가장 귀한 이 시기를 소중히 그리고 귀하게 여기며 지내보자. 값진 수확은 농부의 정성과 땀에 비례하듯이 우리의 합격 여정(旅程)도 그대의 정성과 땀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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