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10)-윤석열의 열공과 우리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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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10)-윤석열의 열공과 우리의 기대
  • 강신업
  • 승인 2021.04.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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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친구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전 외교통상부 2차관, 이하 김 원장)과 최근 외교·안보 토론을 벌였다는 소식이다. 윤 전 총장은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노동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만난 데 이어 이번에는 전직 관료와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김 원장은 윤 전 총장과 50년 넘게 막역하게 지내온 죽마고우이자 외교·안보정책 분야 전문가다.

김 원장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과 김 원장 본인은 최근 한미동맹, 북한 비핵화,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현안을 화두로 언택트 외교‧안보토론을 벌였는데, 지난 3월 2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엔 ‘북한의 미사일 능력과 대비책’을 논의했고, 최근에는 ‘미·중 반도체 전쟁’과 관련해 토론을 벌였다. 김 원장은 윤 전 총장의 공부가 경제와 안보, 북한 미사일 문제, 북한 핵 문제는 물론, 심지어 나노기술부터 반도체 문제에까지 나가 있고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고 했다.

김 원장의 전언에 의하면 윤 전 총장은 ‘경제가 안보고. 안보가 곧 경제’라는 인식하에 미중 반도체 패권전쟁의 이면을 날카롭게 들여다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미국은 자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좌고우면하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미래 먹거리에도 차질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은 또한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제조업의 기반이자 국가안보상 중요한 첨단 신무기에 필수적인 민·군 이중용도(dual-use) 품목일 뿐 아니라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발전에 성패가 걸린 전략물자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또한 ‘미·중 신기술 전쟁이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김 원장과 토론하면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동맹이라는 중심축이 단단해야 주변국 관계도 원활하다는 원칙을 표출했다. 힘의 역학 구도 상 비빌 수 있는 언덕인 미국과의 관계가 단단해야 러시아‧일본‧중국 등 주변국과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사퇴한 뒤 사실상 자택에 칩거하면서 경제·외교·안보·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고, 관련 분야 서적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보낸 보고서와 자료들을 읽고 일부 가까운 전문가들과는 긴밀하게 메신저나 통화 등으로 소통하며 대권학습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 지지율 1위를 굳히고 있는 대권 주자 윤석열의 열공 소식은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바로 ‘학습’이기 때문이다. 세종이 뛰어난 건 ‘공부하는 임금’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성리학뿐 아니라 천문, 지리, 역법에 밝았다. 그는 유학의 경전인 사서삼경을 비롯해 농업,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고루 읽었다. 세종 공부법의 특징은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신하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는 경연을 재위 32년간 1898회나 진행했다(선대인 태종 때는 재위 기간 18년 동안 60여 회에 불과했다). 세종은 국가의 중대사를 논할 때도, 집현전 학사들과 격의 없는 논쟁을 벌일 때도 가장 먼저 신하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때문에 1만 8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세종실록’에서 임금의 표현 중 가장 많이 나오는 말 중 하나가 “경들은 어찌 생각하시오”라고 한다. 세종의 의사결정은 회의를 통한 것이 63%, 명령이 29%였다(반면 그의 아들인 세조는 명령이 75.3%, 회의가 20.9%였다). 백성의 의견과 생각을 듣는 일에도 게으르지 않았던 세종은 전분 6등법과 연분 9등법으로 나눈 토지조세 제도를 실행하기에 앞서 무려 17년 동안 일반 백성 16만 명의 의견을 조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며 경청하는 스타일은 그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임금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2021년 대권주자 윤석열이 열공하고 있다. 그것도 세종과 같은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다. 물론 공부의 목적도 세종과 같은 위민(爲民)일 것이다. 우리가 윤석열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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