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과 함께 ‘이유진의 백일기도’ 6 / 다음 시험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뜨거운 반성’이 아니라 ‘냉철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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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생과 함께 ‘이유진의 백일기도’ 6 / 다음 시험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뜨거운 반성’이 아니라 ‘냉철한 분석’이다.
  • 이유진
  • 승인 2021.04.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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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박문각남부고시학원

국가직 공무원시험이 끝나고 나면 카페나 메일 등을 통해서 수험생들로부터 ‘왜 이렇게 시험을 망쳤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방직 시험에서 90점 이상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의 질문들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이런 글들을 읽다 보면 신의 목소리를 대신해야 하는 만신(무녀)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죠. 저는 ‘만신’이 아니라 ‘전문가’입니다. 인간의 육체와 정신에 대한 부분이라면, 그 어떤 의사나 심리 전문가도 문제의 현상만 보고 완벽한 해법을 내지 못합니다. ‘강사’도 수험생의 정신 능력에 대해서 일종의 진단을 내리고 그 사람에게 가장 효율적인 해법을 내려면 충분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상담질문은 아주 드뭅니다. 대부분의 상담 요청 글에는 고통 호소와 구조요청만이 들어 있어요. 왜 이런 것일까요?

시험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아오는 감정은 ‘슬픔과 허탈함’입니다. 이건 예외가 없죠. 하지만 그 다음은 사람마다 정말 다릅니다. 60% 정도는 인생이나 다음 시험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에 빠지고, 20% 정도는 자신이나 외부에 대한 ‘분노’에 휩싸이죠. 안타깝지만 이 80%의 수험생들은 다음 시험까지 상당한 시간을 소모적인 감정으로 허비합니다. 자신의 문제점을 찾겠다는 명목으로 커뮤를 뒤지고 비슷한 케이스를 찾고 불안감을 나누며 위로를 받으려 하거나, 그간 선택한 강사나 커리나 방식에 대한 분노를 여기저기 퍼뜨리느라 바빠집니다. 다음 시험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 일들에 열정을 쏟으며 지방직까지 가는 거예요. 이는 다음 시험을 미리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수험 기간 내내 외면해 왔던 자신의 실력을 국가직으로 확인당한(?) 후 미리 다음 시험이 안 될 것 같아서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다른 짓을 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아주 드물게, 자신의 학습 과정을 적고 그간 놓쳐온 부분들에 대한 자기 평가를 담은, 제대로 된 상담 질문글들이 들어오곤 합니다. 이런 글이 드문 이유는 이 친구들이 100%의 수험생들 중 겨우 20% 정도에 해당되는 사람들이며, 20% 중에서도 스스로 문제 해결을 못한 일부 인원이기 때문입니다.

합격이 확보되지 않은 모든 수험생이 느끼는 ‘슬픔과 허탈함’을 이겨내고 곧 다음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다음 기회가 또 있음을 떠올려 자신에 대한 패인분석에 돌입한 사람들은 불안감이나 분노에 휩싸일 시간이 없습니다. 아주 바쁘죠.

지난 시험에서 단순히 점수를 확인하거나 틀린 문제들의 영역을 보는 것은 패인 분석이라고 할 수가 없어요. 그것만 약점이라 확신할 수도 없고요. 푸는 데 오래 걸리거나 간신히 맞은 문항, 답안을 산출하는 과정이 제가 제시하는 과정과 다른 문항 등을 복기하고 냉철한 패인 분석을 해보면 사실은 국가직 전에 간과했거나 학습 밀도가 낮았던 부분들이 드러난 것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럼 다음 시험까지 해야 할 일이 주루룩 나올 것이 당연하고요. ‘저 원래 아는데 시험에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유체 이탈 화법(?) 쓰시는 분들이 많은데, 다 그 순간 자신이 한 결정입니다. ‘원래 아는데’를 의심하세요. 완벽히 알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이번 시험지 한 회만 보고 ‘~만 하면 되나?’라고 약점을 판단하셔도 안 됩니다. 그건 자신에 대해서 모든 걸 드러낼 수 있는 종합 건강검진이 아니에요. 꼴랑 20제이지 않습니까!

감정은 다음 합격 후 기쁨만 느끼시면 되니까, 불안감이나 분노는 스스로 ‘소모적 감정’이라 여기고 빨리 빠져 나오세요. 그리고 제대로 된 패인분석을 하시고 그에 대한 내용을 담아 전문가에게 해법을 묻거나 스스로 발견한 약점을 채우는 데 남은 시간을 바쁘게 쓰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신 분들께 국가직은 ‘약’이 됩니다. 다음 시험에서의 고득점을 위한 발판이 되는 거죠!

힘내세요. 길은 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눈을 감고 울고 있거나 다리가 아프다고 가질 않는 거예요. 눈 뜨고 일어나서 뛰세요!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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