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두고 치열한 장외공방 벌어져(5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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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두고 치열한 장외공방 벌어져(5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1.04.21 18:4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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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위협 느끼는 수준” VS “옛날 영광 유지하고 싶나”
합격자 증감 요구 다른데 “법무부 약속 지켜라” 한 목소리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결정을 위한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개최된 21일 법무부 과천청사 앞에서 합격자 증가와 감축을 요구하는 이들이 집회를 열고 치열한 장외공방을 벌였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대척점에 서 있었지만 로스쿨을 도입한 취지와 당초의 약속을 지키라는 데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변호사업계에서는 법조인접직역의 통폐합과 변호사의 공무원 임용 확대 등으로 직역을 확대할 것을, 변호사시험 수험생들은 로스쿨 교육을 충실히 이수하면 합격할 수 있는 자격시험으로 변호사시험을 운영한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앞서 집회를 개최한 대한변호사협회는 이종엽 협회장의 성명서 낭독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이 협회장은 성명을 통해 법조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변호사 배출로 신규 변호사의 연수와 취업 등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로스쿨 도입 당시 예정했던 법조인접직역의 통폐합, 변호사의 공무원 임용 확대 등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결정을 위한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개최된 21일 법무부 과천청사 앞에서 합격자 증가와 감축을 요구하는 이들이 집회를 열고 치열한 장외공방을 벌였다.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결정을 위한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개최된 21일 법무부 과천청사 앞에서 합격자 증가와 감축을 요구하는 이들이 집회를 열고 치열한 장외공방을 벌였다.

이어 이임성 전국지방변호사회 협의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 회장은 “당초 규정상 1500명을 뽑게 돼 있었는데 작년과 재작년에 규정을 크게 초과하는 인원이 합격했다. 누가 선을 넘고 누가 규정을 안 지키는 것인가. 로스쿨과 교육부의 무지막지한 횡포를 법무부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관기 대한변협 부협회장은 “변호사를 많이 배출해도 갈 곳이 없다. 점방이 망하고 점원을 배출하면 뭐하나. 대책 없는 대량 배출을 중단해야 한다. 점방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승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은 “변호사시험 1회 출신으로 계속 로컬에서 일을 해왔는데 만 10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업계가 너무 어려워졌다. 젊은 변호사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고 변호사업계의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변호사 수 결정에 변호사업계의 의견이 반영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유사직역 폐지는커녕 지속적인 침탈이 일어나고 막강 자본 플랫폼이 업계의 질서를 혼돈에 빠트리는 상황에서 정부와 당국자들은 변호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승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은 “변호사시험 1회 출신으로 계속 로컬에서 일을 해왔는데 만 10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업계가 너무 어려워졌다. 젊은 변호사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고 업계의 상황을 전했다.
김승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은 “변호사시험 1회 출신으로 계속 로컬에서 일을 해왔는데 만 10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업계가 너무 어려워졌다. 젊은 변호사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고 업계의 상황을 전했다.

김기원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이사는 “변호사도 무한경쟁을 해서 살아남으면 된다는 말은 고도의 사고능력이 필요한 변호사 업무의 특성과 전문자격사제도의 의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인원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하지만 로스쿨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합격률을 높여야 한다는 말도 맞다. 그러면 로스쿨을 4~5년제로 운영하고 입학정원을 줄이면 로스쿨과 학생, 변호사 모두 만족할 수 있다. 아무도 손해 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이렇게 거리에 나오게 된 상황이 안타깝다”며 “정원을 적절히 조정해 달라. 유사직역 감축과 공무원 채용 등도 이뤄지면 좋겠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김진우 대한변협 정책이사는 “일선 변호사들의 어려움을 매일 접하고 있는데 단순히 힘들고 어렵다 정도가 아니다. 변호사 커뮤니티에는 한 달에 한 건 수임도 어렵다, 자살충동을 느낀다는 글도 올라온다. 힘들다가 아니라 죽겠다가 지금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김 이사는 “법무부는 허위 용역과 허위 데이터에 근거해 개념 없이 변호사를 배출해왔고 교수들은 강의실에서 한가하게 제자들이 절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변협도 생계의 어려움에 빠진 변호사들을 통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상수 대한변협 부협회장은 “법무부는 유사직역을 통폐합하고 변호사 중심 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로스쿨을 도입했다. 도입부터 사기를 치고 젊은이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수험생들뿐 아니라 여기 변호사들도 다 젊은이고 다 속았다.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고 배출 인원만 무작정 확대하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다. 법무부는 약속을 지켜서 직역확대를 위한 모든 일을 다 하고 적정 수의 변호사를 배출하라”고 요구했다.

변호사시험 수험생들의 반발도 거셌다. 최상원 로스쿨원우협회장은 “변호사협회가 주장하는 1200명은 터무니없다. 변협 연수가 가능한 인원이 200명이라는데 홍보 유튜브에는 2천만 원이나 들이면서 연수는 안 되나”라고 지적했다.

집회에 참가한 변호사시험 수험생들이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를 비판하는 의미로 사다리 걷어차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위) / 최상원 로스쿨원우협회장이 변호사측의 집회에 맞서 대한변협의 해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아래)
집회에 참가한 변호사시험 수험생들이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를 비판하는 의미로 사다리 걷어차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위) / 최상원 로스쿨원우협회장이 변호사측의 집회에 맞서 대한변협의 해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아래)

특히 인원 조정을 통해 실력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로스쿨 출신이 회장도 하고 집행부도 다 하는데 실력을 운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그는 “교육이 잘못됐다면 이들의 합격증서도 다 회수해야 한다. 법조시장의 어려움은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들의 탓이 아니다.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약한 수험생들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 역겹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아울러 “법률서비스의 질이 문제라면 불법을 저지른 변호사 징계를 강화하라.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회의는 비공개라 피해자가 속출하는데 아무도 책임을 안 진다. 왜 로스쿨을 방치하고 수험생을 모른 채 하나. 법무부장관은 반드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제10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했다는 수험생 A씨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편지를 준비했다. 그는 “청년들의 취업과 공정성에 누구보다 열의가 있다는 것을 안다. 사법시험을 보셨기에 이번 변호사시험의 불공정성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는 가장 중요한 과실인 법전 사용에 대한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았고 박범계 장관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낮은 합격률과 오탈제로 불안에 떨면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지면서 학원강의까지 들으면서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들이 꿈을 잃지 않고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마찬가지로 이번 변호사시험을 치른 수험생 B씨는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먼저 변호사가 돼서 좋은 일들 하고 있는데 우리도 같이 하고 싶다. 거시적으로 우리도 변호사가 되면 한 식구가 될 것인데 왜 후배가 될 우리를 그렇게 내치고 과녁으로 삼고 활을 쏘는가”라며 “우리는 동지가 될 사람이다. 법조직역을 흔드는 외부의 시도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다. 막연한 소득을 올리려고 하기보다 대승적으로 우리를 품고 가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현직 변호사 중에서 유일하게 수험생들을 위해 나선 방효경 변호사는 “먹고 살자고 수험생을 짓밟는 것은 양심도 없는 행동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수임이 되고 건당 1천만 원씩 받던 옛날의 영광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직 변호사 중에서 유일하게 수험생들을 위해 나선 방효경 변호사는 “먹고 살자고 수험생을 짓밟는 것은 양심도 없는 행동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수임이 되고 건당 1천만 원씩 받던 옛날의 영광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직 변호사 중에서 유일하게 수험생들을 위해 나선 방효경 변호사는 “직역을 수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많은데도 수험생들을 짓밟는 방법을 먼저 하고 있는 모습이 같은 변호사로서 부끄럽다”고 변호사 합격자 감축을 요구하는 변호사업계에 일침을 가했다.

방 변호사는 “6개월차 개업변으로서 보면 저는 제 수입에 만족하고 있다. 로스쿨 2기 출신으로 시험을 5번이나 보느라 8회 시험에 합격했는데 변호사가 된 동기들 중 밥벌이가 어려운 사람은 하나도 없다. 제 주위 개업변들은 대부분 1년간 순수익 세전 1억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고, 사내변은 세후 1100만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개업변으로서 돈을 잘 못 벌어서 공무원 등으로 취업을 한 경우도 있지만 그런 친구들도 임기제 4, 5급 공무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기에 생계에 지장은 없다”며 앞서 집회를 개최한 변호사들이 전한 사정과는 전혀 다른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먹고 살자고 수험생을 짓밟는 것은 양심도 없는 행동이다. 아마도 광고를 하지 않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수임이 되고 건당 1천만 원씩 받던 옛날의 영광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것 같다. 의사도 의대 정원을 줄이자고는 해도 이미 입학한 예비 의사들의 시험 합격률을 낮추고 배출 수를 줄이자고는 하지 않는다. 그게 정상이고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사업계가 합격자 수 감축 이유로 주장하는 연수 수용 역량에 대해서도 “연수 제한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우리가 돕겠다는 변호사들이 이틀 만에 벌써 80명이 모였다. 변협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총 1706명으로 결정됐다. 합격률은 응시자 대비 54.06%다. 변호사업계에서 요구한 1200명을 훌쩍 상회하지만 로스쿨원우협에서 주장하는 응시자 대비 87%, 로스쿨협의회의 응시자 대비 60%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인원이다.

특히 이번 제10회 변호사시험은 시험 문제 유출, 법전 밑줄 허용, 시험 조기 종료 사태 등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어 합격자 발표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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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뿜대통령 2021-04-22 00:59:48
사실 변호사 2000명씩 뽑고 5년마다 자격평가하면 윈윈임. 아무도 주장하진 않지만

ㅋㅋㅋ 2021-04-21 20:55:48
저 1700명이 내년에는 1000명대로 뽑자고 할거다

바람바람바람 2021-04-21 19:31:12
왜 눕죠 ?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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