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35) / 성실함을 무기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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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35) / 성실함을 무기로 삼아라
  • 정명재
  • 승인 2021.04.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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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국가직 9급 시험이 끝났다. 시험일이라 떨리는 마음으로 맞이했을 그 시간도 아련한 기억 너머로 사라졌다. 채점을 하고, 자신의 점수를 마주하며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쉽고 안타까운 순간도, 어이없게 실수한 문제도 이미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그래도 미련은 남기 마련이다. 평소에 열심히 익혔고 잘 알고 있었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1분의 순간에 정답을 맞혀야 하는 수험생의 시간은 언제나 떨리고 불안하다. 그렇게 한 문제 한 문제에 정성을 다하였을 그대의 노력과 도전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시험공부를 하는 기간, 수험생은 누구나 성자(聖者)가 된다. 사색의 순간이 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길다. 무서울 게 없어 보였던 세상이 경쟁의 장(場)으로 다가오는 순간, 겸손함의 미덕도 배우게 된다. 시험은 필연적으로 경쟁을 가정하기에 누군가와 함께 하는 공간에서 내가 그들보다 앞서야 하는 것이 목표가 되곤 한다. 간혹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감정적 불안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수험기간에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하는 대상은 타인(他人)일 것 같았지만 결국 자신으로 귀결된다는 걸 알게 된다. 졸린 순간에 이겨야 할 대상이, 게으르고 나태한 순간에 이겨야 할 대상이, 불안한 가운데 이겨야 할 대상이 결코 남이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만 타인을 의식하며 공부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수험생이 된 것은 나를 위한 공부시간이다. 억지로 시켜서 시작한 공부가 아니라면 나에게 맞은 공부법으로 나만의 방식을 찾아 공부하면 된다. 시험이 주는 메시지는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하는 단초(端初)가 된다. 시험을 통해 조금은 성숙한 면모를 지니게 된다는 것도 시험이 끝나고 얼마 뒤에는 깨달을 수 있다. 어려운 순간을 그래도 잘 견뎌냈다는 그 안도감 뒤에는 하나의 세상이 끝나고 또 다른 세상으로 이어지는 소통의 장(場)이었음도 알게 된다. 기회는 하나 지났고 이제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달려갈 시간이다.

공부를 하다 보면, 순간순간 잡생각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번뇌와 망상에 빠지는 게 인간의 삶이다. 수험생 역시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으로 이어지겠지만 하나의 목표,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수험생에서 합격생으로 새롭게 태어날 인생임을 잊지 말고, 버리지 말고, 간직해야 한다. 주변의 수험생들 중 상당수는 시험이 끝나면 한참 동안의 휴식기를 갖는 걸 볼 수 있다.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하루 이틀 늘어지게 잠을 청하고 나면, 정신이 들게 마련이다. 이때가 매우 중요한 순간임을 알아야 한다. 다음 목표를 위해 재정비하고 새로운 목표를 위해 지난 과정에서의 오류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간이다. 예를 들어, 시험 전에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해 시험에서 실력발휘를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그 이유와 결과를 생각해 보자. 수험생에게 시험은 당일에 만나는 시험지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것이다. 시험문제가 어디서, 어떤 문제유형으로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보통의 수험생은 광범위한 범위에서의 암기와 이해를 한 상태로 시험지를 마주하게 된다. 막상 마주한 시험문제는 생각보다 그리 어렵거나 풀기에 난해한 것들은 많지 않았음도 알게 된다. 기본에 충실하게 공부하였더라면 맞힐 문제였지만 생각이 나지 않아 풀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고, 대충 공부한 부분에서 출제된 문제의 경우 정답을 고르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공통적인 결론은 기출문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시험에 나올 만한 문제는 바로 이전의 기출문제에서 다루었던 문제유형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시험장으로 가는 수험생은 없다는 사실도 기억해 두자.

객관식 문제의 경우, 문제를 만들 수 있는 유형은 일정 부분 정해져 있다. 그리고 시험문제로 만들 수 있는 주제 역시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주말에 서재에 나와 국가직 시험문제 풀이를 해 보았다. 기출에서 벗어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오랜 시간 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교재와 강의를 한 입장에서 기출문제를 풀이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새로운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시험공부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요령이 있다. 광범위하고 끝없이 넓게 보이는 분야의 공부도 순서를 맞춰 하나씩 정복해 나가면 재미도 있고 공부하기도 수월하다. 예를 들면, 공부할 테마가 100개라고 가정할 때, 쉽고 금방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딱 봐도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도표나 그래프 문제, 계산문제의 경우 이러한 건 처음에는 어려운 유형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렇다면 쉬운 부분을 먼저 공략해 보라. 자신에게 맞는 부분, 단순한 부분, 이해가 빨리 되는 부분을 찾아 먼저 공부를 시작해 보자. 그렇게 일정 부분을 이해하고 나면 어렵다고 생각한 부분의 분량이 남게 된다. 이제는 어렵고 난해했던 부분을 찾아 인내심을 가지고 한 파트씩 끈기를 가지고 정리하며 암기하는 연습을 해 보자. 내가 주로 활용하는 공부법인데 단순하지만 효과적이었다. 새로운 과목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평소에 모르는 분야의 공부를 할 때면 나 역시 한숨이 먼저 나온다. 하지만 전체적인 윤곽을 잡은 다음, 쉬운 부분을 먼저 찾아 책을 읽고 관련 분야를 공부하다 보면 어느 새 절반 정도는 공부를 하게 되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부담은 많이 줄어들게 된다. 공부 전체가 어려운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기회는 한 순간이 지나야 찾아온다. 하나에만 몰두하다 보면, 다른 것은 생각에 들어오지도 않으며, 기회를 기회로 볼 수 있는 안목(眼目)도 생기기 어렵다. 시험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알게 되기도 하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지금 가는 이 길에서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쳐다보며 계획을 세워야 할 때이다. 간혹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도 있다. 때론 길이 아닌 곳을 찾아 길 밖에서 배회하는 이들도 있다. 합격생이 되는 길은 묵묵히 성실하게 지금 걸어가는 이 길 위에서 고민하고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수험생으로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독과 번민에 빠지는 게 수험생이고,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설렘으로 살아가는 게 수험생의 숙명이다. 누구든 예외는 없다. 누구든 수험생이 된 순간부터 겪는 시행착오인 셈이다. 이런 행복한 떨림은 합격이 되면 생각조차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을 것이다. 수험생은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지는 것처럼 모처럼 다짐하고 결심한 지금을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로 삼아 올해는 최종합격을 목표로 하자. 그대는 그리고 나는 틀림없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때까지 최선을 다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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