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04)-윤석열 신드롬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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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204)-윤석열 신드롬의 의미
  • 강신업
  • 승인 2021.03.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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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만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5일 발표한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 조사에서 윤석열은 지지율 37.2%를 기록, 이재명(24.2%)과 이낙연 (13.3%)을 크게 앞섰다. 윤석열은 대구·경북(TK)에서 52.6% 지지를 받은 것을 비롯해 대전·세종·충청에서 46.7%, 서울에서 46.1%의 지지를 얻는 등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고루 높은 지지를 받았을 뿐 아니라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가히 신드롬이라 불릴 만하다. 그렇다면 윤석열 신드롬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첫째, 윤석열 신드롬은 윤석열이 자체 발광하는 항성임을 보여준다. 윤석열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때도 이미 국민적 인기가 높았고 대선 지지율도 높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정치를 할지조차 불투명했고, 그래서 지지율 역시 검찰총장에 대한 응원 정도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총장 사퇴 이후의 윤석열에 대한 폭발적 지지는, 윤석열이 어떤 인물이나 어떤 사건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존재감을 갖는 위성이 아니라 스스로 빚을 만들어내는 항성임을 보여준다. 보통 의존적-수동적 인기는 시간상으로 짧고 강도도 약하지만, 독립적-능동적 인기는 마치 주위에 행성을 거느리는 항성처럼 오랫동안 강력한 중력을 행사하는 데 윤석열이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두 번째, 윤석열 신드롬은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석열은 문재인의 대척점에 서 있다. 그 때문에 윤석열의 인기나 지지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문재인의 인기나 지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윤석열이 정의와 공정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면 상대적으로 문재인 정권의 불의와 불공정이 드러날 수밖에 없고, 이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거두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LH 사태가 터지면서 윤석열의 지지율이 치솟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부동산 문제에 쌓였던 성난 민심이 폭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과 위선에 대한 국민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선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용도폐기가 가시화-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윤석열 신드롬은 민주당의 분열 또는 붕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대선을 1년 앞둔 현시점에서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는 친문 적자의 부재 속에 친문 양자로 등장한 이낙연과 민주당에서 비문 서자 취급을 받아온 이재명이다. 처음엔 친문 양자 이낙연의 독주 체제가 이어졌고, 이때만 해도 당 대표까지 쉽게 접수한 이낙연이 대권 주자 입지를 쉽게 굳힐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낙연은 부자 몸조심하듯 문재인과 친문들의 눈치를 보며 대권 주자로서의 비전과 능력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그러는 사이 이재명은 기본소득 등 이슈를 주도하며 대선지지율에서 이낙연을 따돌렸고, 이낙연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명박·박근혜 사면을 꺼내 들었지만 문재인의 지원을 얻지 못한 채 친문들의 버림을 받고 말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일부 친문들은 어쩔 수 없이 이재명을 현실적 대안으로 인정하려 들었다. 그런데 다시 변수가 생겼다. 지지율 1위를 얻은 데 고무된 이재명이 의원들에게 친서를 보내고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등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을 불러올 만한 행동을 계속하자 청와대와 친문 진영의 이재명 견제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이런 식의 견제가 가능한 것은 사실 윤석열 신드롬 때문이다. 윤석열이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며 이재명이 주춤하자 청와대와 민주당은 이를 기회로 이재명 축출을 노골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소위 LH 사태가 터졌다. 항간에는 LH 임직원 땅 투기 폭로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대한 경고를 목적으로 이재명이 기획한 것이고 이에 분노한 청와대와 친문 진영에서는 이재명을 제거하려 하는 등 갈등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조만간 민주당이 친이재명과 친이낙연으로 갈라질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사실 여부야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이것 역시 윤석열 신드롬이 만들어낸 결과이고 보면 지금부터 대한민국 정치는 윤석열 신드롬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 한복판에 윤석열 항성이 자체발광하고 있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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