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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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66회
  • 김동률
  • 승인 2021.03.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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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공부장소별 심층분석

도서관이나 독서실에 1년 내내 꾸준히 다니는 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의 수험생이라면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을 제외하고 그렇게 장기간 열심히 공부해본 기억이 별로 없을 것이다. 1년 이상 장기적으로 공부하는 수험생에게 공부장소는 매우 중요하다. 공부장소는 학습의 간접적 요소로서 학습능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공시촌 원룸과 집

집이나 공시촌 원룸(고시원 방)에는 공부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게 구비되어 있다. 이동시간도 없어 시간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절대적 장점이 있다. 주변 사람 신경 쓸 일도 전혀 없다. 동영상강의를 크게 틀어놓아도 된다.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는 샤워를 해서 리프레쉬할 수도 있다. ‘엄마 찬스를 쓸 수 있는 경우 양질의 식사를 무상(?)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집에서 규칙적으로 생활한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고도의 절제력이 요구된다. 공부장소와 쉬는 장소가 분리되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안 되는 게 보통이다.

집에서는 TV나 침대 등 안락한 것에 상시 노출된다. 활동량이 부족해지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자극해줄 요소가 없어서 무기력증이나 우울증에 걸리기 딱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집안일에 휘둘릴 수도 있다. 이른바 정신과 시간의 방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1)

집이나 공시촌 원룸은 원칙적으로 공부장소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정말 자신에게 잘 맞는 예외적인 수험생만 소위 집 공부를 시도해야 한다.

2017년 제41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구효서 작가는 작품을 집이 아닌 별도 작업실에서 집필했다고 한다.2) 50분 거리 작업실에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했다. 자신을 내버려두면 종일 꾸물거릴 것이므로 ‘9-6’라는 원칙을 오지게지켰다고 한다. 자기통제를 위해 집을 피한 것이다.

동네도서관

도서관은 독서실과 더불어 가장 대중적인 학습장소다. 공시촌 원룸이나 집과는 장·단점이 대체로 서로 엇갈린다고 보면 된다. 다만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도서관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지만 사람이 적당히 있으면 나만 여기서 고생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받을 수 있다. 말 한마디 나누지 않지만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도서관에는 동네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이 있다. 동네도서관은 하나의 문화공간이 된지 오래다. 열람실의 퀄리티도 사설독서실 못지않게 좋아진 곳이 많다. 더군다나 무료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시험기간에 중·고등학생들이 너무몰린다는 점이다. 중간·기말고사 시즌이 되면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곳으로 돌변한다.

특정 시기에 사람이 지나치게 몰리는 건 사계절 공부하는 수험생에게 쓸데없는 부정적 자극이 될 수 있다. 특히 초딩들의 습격이라도 있는 날엔 도서관 분위기가 거의 초토화된다. 초등학생은 아직 뛰어놀 때다. 그들에겐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게 놀이다. 아이들을 탓할 순 없다. 우리가 피해야 한다.

대학도서관

대학도서관은 동네도서관과 조금 다르다. 시험기간에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동일하지만 주로 성인들만 이용하므로 동네도서관만큼 산만한 분위기가 조성되지는 않는다(물론 학교에 따라 다르다).

동네도서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람실 공간이 쾌적하다는 장점도 있다. 위로는 높고 옆으로는 넓다. 공간은 사람의 뇌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다고 한다. 독서실 특유의 인간미 없는 효율적 구조에 답답함을 느낀다면 대학도서관이 답일 수 있다.

대학도서관은 식사 해결도 용이하다. 평일에는 학생식당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밥이든 반찬이든 양을 너무 적게 줘서 문제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집중력에 방해되므로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대학은 건물 하나하나가 크다보니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식당으로 이동할 때 아무래도 활동량이 자연스럽게 많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대학도서관 주변은 온통 산책코스다. 식사 후 기분전환을 위해 여기저기 걸어 다닐 곳 찾을 필요가 없다. 산책길에 보이는 대학생들의 젊디젊은 기운도 느낄 수 있다.

공무원 수험생에게 집중력만큼 중요한 게 지구력이다. 대학도서관은 노량진독서실과 더불어 장기 공부에 가장 유리한 장소라고 본다. 물론 공부장소 선정에는 자신의 취향과 상황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동네독서실

공부할 때 소음이 심한 수험생은 공부장소로서 독서실을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한다. 특히 노량진독서실은 열람실에서 겨울에 점퍼 벗는 소리라도 내면 내 책상에 점퍼는 열람실 밖에서 벗는 게 예의라는 포스트잇이 붙는다.

나 역시 노량진독서실에서 꽤 오래 공부했다. 포스트잇은 수험생활 동안 2개 정도 받은 것 같다. 물론 제발 조용히 좀 하자, 는 쪽지다. 경고는 누적됐으나 다행히 퇴장 경험은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거기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의문이다. 이런 점에서 도서관은 독서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음 유발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높다.

독서실에는 동네독서실과 노량진(신림동)독서실이 있다. 요즘엔 시설 좋은 프랜차이즈 동네독서실이 늘었다. 장기 공부에 유리하도록 인테리어에 신경 쓴 곳도 많다. 책상도 과감하게 넓히고 좋은 것을 쓴다. 자리 사이 공간을 과감하게 확보해주는 곳도 있다. 심지어 거의 독방처럼 내 공간을 마련해주는 곳도 있다.

하지만 동네독서실에서 장기간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른 문제지만 한 달 이상 버틸 수 있는 동네독서실 찾기가 쉽지 않다.

동네독서실은 추천하기 어렵다. 특유의 답답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어서다. 사람은 귀소본능이 있다. 집에서 가깝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집에 가고 싶은 욕망을 건드린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동네독서실에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며칠이라도 하루 요금 내면서 일단 다녀보고 결정할 것을 권한다. 공부 초기에는 여기저기서 공부해보는 게 필요하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곳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노량진(신림동)독서실

노량진독서실은 동네독서실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아직도 노량진독서실 처음 방문했을 때를 잊지 못한다. 이곳은 독서실인가 게스트하우스인가. 독서실 책상 칸칸마다 수건이 여러 장 널려있었다. 틈틈이 잠을 깨우기 위한 세면 용도로 사용됐으리라. 독서실에서 세탁한 걸로 추정되는 반팔 면티를 비롯, 화장지, 칫솔, 치약 등 장기 기거(?)를 위한 생활필수품이 널브러져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노량진독서실 어디를 가도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내겐 문화충격이었다. 세상에 이런 세상이 있었다니. 빈자리가 거의 없고 꽉꽉 들어차 있었음은 물론이다. 유명 독서실 몇 곳은 23개월 후까지 예약이 이미 마감돼 있기도 했다.

한 가지 또 다른 특징은 구경했던 독서실마다 천장 불빛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동네독서실도 이런 시도를 많이 한다. 장기적인 집중력 유지를 위한 장치다. 하지만 모든 동네독서실 사장이 그런 전기수급 정책을 펼치긴 쉽지 않다. 비싼 독서실 값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노량진독서실의 장점은 무엇보다 같은 목적으로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몰려 있다는 점이다. 도서관에서 느낄 수 있는 동병상련보다 한 단계 더 고차원적인 교감을 경험할 수 있다. 뭔가 사지에 몰린 느낌도 준다. 대놓고 공무원시험만 공부하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저절로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

이는 생각보다 매우 큰 메리트다. 모든 단점을 이것 하나로 커버할 수 있을 정도다. 공시생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목표도 세울 수 있다. 아무래도 내 신세 탓도 덜하게 된다.

노량진독서실에 다니는 수험생이라고 해서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한 달만 다녀보면 같은 열람실에서 누가 열심히 하고 안 하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주말이나 연휴에는 거짓말처럼 노량진이 썰렁해진다. 국가직 9급 같은 대규모 시험일에도 마찬가지다(물론 대학도서관도 중간·기말고사 시즌이 끝나면 도서관이 텅텅 빈다). 그런데 이런 날에도 여전히 공부하는 수험생이 독서실마다 있다.

노량진독서실은 통학시간이 문제될 수 있다. 3040분 정도 걸리는 건 좋은데, 그 이상의 거리에 산다면 원룸이나 고시원에 들어오는 게 낫다. 노량진에 살면 누수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단 들어오면 주변 식당이나 서점, 문구점 등 수험에 필요한 모든 곳에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시험 막판에만 노량진 원룸에 와서 사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이 경우 독서실은 반드시 별도로 잡아야 할 것이다.

편집자 주 ---------------

1)시간이 잘 안 간다는 얘기다. ‘정신과 시간의 방은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장소다. 이곳에선 시간이 아주 느리게 간다. 만화 설정 상 여기에서의 1년은 바깥세상의 하루에 해당한다.

2)공지영·손홍규·편혜영 외 19, 이상문학상 대상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문학사상, 2019), 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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