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28) / 열정은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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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28) / 열정은 행동이다
  • 정명재
  • 승인 2021.03.0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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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살면서 좋은 아포리즘(aphorism) 하나는 누구나 지니고 있다. 노량진에서 처음 수험생을 가르치고 누군가를 위한 책을 쓰면서 품은 격언 하나는 ‘열정은 행동이다’였다. 잊힘과 익숙함 사이에서 일상의 지루함을 이기고 싶어 선택한 일이 지금의 생활이었다. ‘지내는 게 어때?’ 라고 묻는다면 고되고 외로운 작업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책을 쓰는 일 그리고 칠판 앞에서 온종일 지식과 씨름하는 일이란 여간 고된 게 아니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지식을 설명하고 이해시킨다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가끔은 동분서주(東奔西走) 생활하는 나의 일상에 지칠 때도 많다. 그러다가도 문득 처음의 나를 돌아본다. 이 일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신선한 호기심과 푸른 열정이 생각나고, 하루 종일 자신감에 넘쳤던 초보 강사의 기상이 떠오른다.
 

눈 덮인 겨울, 손에는 전단지와 청색테이프를 쥐고 전봇대와 빈 여백의 벽을 찾아다녔다. 신장개업 식당을 알리듯 내가 강사이고 나에게 수업을 들으러 오라는 메시지가 담긴 종이 하나를 전봇대마다 붙이고 다녔다. 그러면 한 달에 한 명 정도의 문의가 왔다. 그렇게 견디며 지금의 일을 이어갔다. 한여름을 식혀 주듯 시원한 바람이 불 때도 가끔 있었지만 거의 기억이 나진 않는다. 춥고 배고픈 일상이 반복됨에도 아련하게 세운 목표 하나를 기억해 내기 위해 애써야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오늘처럼 칠판에서 강의를 마친 하루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 두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언젠가는 끝을 향해 가고, 정상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과 신념을 꼭 쥐고 있어야 했다. 첫 술에 배부른 것이 있으랴. 그렇게 나의 인생수업은 오늘도 이어진다.

수강생 중 하나는 연세가 이순(耳順)을 바라본다. 정년퇴직을 앞둔 그는 새로운 자격증에 도전하려 한다. 주말마다 잠시 만나는 수업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참석하며, 잠시도 주의력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자세는 선비의 기운이요, 정신은 청년의 기상만큼 높고 푸르다. 나이를 먹으면 희망이 줄어들고, 세월이 흐르면 평안을 추구할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마음속에 품은 열정을 숨길 이유는 없다. 가슴 뛰는 인생을 살고 있는 그를 보며 괜스레 나의 열정은 얼마일까를 비교하게 된다. 열정이란 동기부여이고, 열정이란 아직도 이루지 못한 그 무언가를 만나고픈 순수함이란 생각이 든다. 가방 가득 수험서를 넣고 쌀가마니처럼 무거운 열정의 흔적을 메고 다시 내일을 기약하는 그와 헤어진다.

무거운 책가방에는 공부해야 할 책들과 프린트가 가득이다. 나의 열정이 과하여 너무 많은 짐을 지운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꼭 알아야 할 문제들과 풀이로 지면의 상당수를 채우기 마련이다. 군더더기 없는 슬림(slim)한 교재와 수업을 지향하며 가급적 공부부담을 줄이는 게 나의 기술이지만 이번 경우는 조금 달랐다. 산업안전지도사 시험문제를 분석해 보면, 기출문제는 동일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다. 보통의 공무원 시험이나 자격증시험의 경우, 유사하거나 동일한 문제가 눈에 띄지만 산업안전지도사 문제에는 이러한 기출반복이 거의 없다. 그래서 조금 더 많은 양의 공부를 요구했으며 출간된 책 종류도 많았다. 선생의 욕심이 많은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약(藥)이 되라고 내린 결정이었지만 3개월간 10권의 책을 선보였으니 많긴 하다.

3월은 시험의 계절이다. 2021년의 자격증 및 공무원 시험이 시작된다. 반복되는 계절에 정신을 맡기다가는 후다닥 한 계절이 바뀌고 그렇게 1년도 바삐 지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잠시 한눈을 팔거나 허튼 생각으로 보냈다가는 12월의 두 손은 빈손으로만 남게 된다. 합격증 하나 자격증 하나를 내 손에 부여잡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바로 우리들이 아니었던가? 시험이 임박하면 불안과 조급함으로 마음의 평정은 깨지기 쉽고 정신을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알던 것도 기억이 안 나고, 문제가 낯설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괜찮다, 모든 수험생들의 공통의 현상이고 흔한 증상일 뿐이다.

혹시, 시험이 임박했는가? 조만간 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이라면 경청해 들을 것을 권한다. 시험이 임박하면 그동안 배운 것을 복습하는 일이 중요하다. 열심히 강의를 듣고,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형광펜으로 도배를 한 구절이 있을 것이다. 힘들게 밑줄 친 그때의 생각을 기억해 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복습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어느 정도 뼈대가 잡혔을 것이고 단지 일부분이 생각나지 않거나 헷갈리는 것일 테니 걱정하지 말고 평소 공부한 교재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자. 그리고 하나 더 첨언하자면 문제를 풀면서 실전감각을 익히고 정답을 확인한 후 문제에서 헷갈리는 부분이나 틀린 부분을 찾아내는 최종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합격하자고 시작한 공부이고, 불합격이 싫어 투자한 시간과 돈을 헛되게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많이 공부했다고 생각해도 마지막 순간에 정리가 되는 공부가 돼야 한다. 범위를 넓히지 말고 기본적인 사항에 충실해야 하며 특히, 법령이 포함된 과목이 있다면 시험 전날까지 꼭 확인하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한다. 나 역시 법령 과목을 시험 볼 때면 시험 전에 확인하는 것을 습관처럼 여긴다.
 

수험생은 혼자가 아니다. 가까이서 때론 멀리서 그대를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연로한 부모님도, 철부지 아이들도 그대가 수험생임을 안다. 그리고 크고 작건 그대를 위한 기도를 멈추지 않는다. 그대의 합격은 그대만의 기쁨과 만족으로 그치지 않고 가정의 행복과 웃음으로 남는다. 대단한 시험도 없지만 하찮은 시험도 없다. 인생을 살면서 마주하는 선택의 문제처럼 시험은 피할 수 없는 self-efficacy(자기 효능감)이다. 지금 포기하고 나중에 다시를 외쳐도 괜찮다. 올해 안 되면 내년에 하면 되지, 아니면 ‘언젠가는 되겠지’라며 자신을 위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자기격려는 시험이 끝나고 하는 것이다. 군인이 전장에 나가는 걸 무서워하고, 가수가 무대에 나가는 걸 두려워할 때 우리는 그들을 향해 겁쟁이라고 쉽게 말하곤 한다. 정작 그들이 되어 보지 않은 채 쉽게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두려움이란 떨쳐 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두려움의 원인을 찾고 이로부터 얻는 지혜를 발견할 때 의미가 있다. 왜 불안한지 생각해 보면 된다. 공부를 하지 않으니 불안한 것이고 불안하니 공부가 잘 안 되는 것뿐이다. 부단한 연습을 통해서만이 완벽을 만들 수 있다. Practice makes perfect. 열정을 가졌다면 이제 행동하자. 시험장에서 환하게 웃으며 나오는 그대의 얼굴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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