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어김없는, 변호사시험 합격률 논쟁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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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어김없는, 변호사시험 합격률 논쟁의 계절
  • 이성진
  • 승인 2021.02.28 18:23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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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법조계, 법학계, 예비법조인 사이의 치열한 힘겨루기 계절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신규 법조인을 맞이하는 측으로서 법조시장 과포화를 들며 신규 배출 축소를 주장하는 법조계, 신규 법조인을 새롭게 배출하는 측으로서 어떻게든 많이내보내려는 법학계, 그리고 그 한가운데서 이해관계에 따라 노선을 분명해 하며 견해가 나뉘는 예비법조인들, 이 세 집단 간의 공격과 방어, 방어와 공격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아니, 역대 가장 열띤 씨름이 펼쳐질 조짐이다.

지난 15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2021년도 제9회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발표가 423일 예정돼 있지만 전초전부터 심상치 않다.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범에 앞서부터 제도 수용을 하네 마네를 두고 법학법조계간 공방이 치열했고 제도시행 확정 후에는 법학법조계간, 법학계간 총 입학정원과 개별 입학정원을 두고 날선 공방이 펼쳐졌다. 2012년 첫 변호사시험을 앞두고서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두고 소위 3파전이 펼쳐지더니 1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통상 포문은 대한변호사협회 등 법조단체가 열어왔다. “배고픈 변호사는 사자보다 무섭다는 범상치 않는 표현을 빌려 법조시장의 파이는 한정된 마당에 신규 변호사를 무작정 많이 배출할 수 없다‘1,500명 이상 절대 불가, 가능하면 1,000명 이하의 감축안을 제시해 왔다. 특히 2년마다 수장이 바뀌는 터라 선거 직전엔 배출 감소가 핵심 공약이며 취임 전후에는 존재감과시 및 기선 제압목적으로 단골메뉴가 된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신임 회장을 맞이한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와 전국 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회장 이임성)는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200명 이하로 유지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원칙적으로 입학정원 대비 75%1500명이 기준이 돼야 함에도 법무부는 지난해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768명으로 결정했다법무부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점점 늘려온 것은 한국의 법률시장 규모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변호사 업계의 전례 없는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스쿨 출신 첫 수장을 맞은 서울지방변호사는 이에 앞선 지난 5, 전년도 영구결원을 정원의 10%까지 메우는 결원보충제도의 유효기간을 2년간 연장하는 로스쿨법 개정안을 두고 강한 반대를 표명하면서 신규 변호사 감축을 직간접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응시자 대비 75% 이상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주장하며 정부청사 앞에서 단체행동을 하던 로스쿨 초기 선배들의 이중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라고나 할까.

이에 대해 변호사시험 완전 자격시험화와 응시자 대비 60% 이상 합격률로 맞서 온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올해는 또 어떤 화두와 당위론을 펼치며 나설지도 주목된다. 지난해의 경우 변협의 1,000명 주장에 대응해 1,900명을 강조한 바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협의회체로서 변호사 배출 규모 논의에 있어서 한축을 이루는 만큼 다가올 주장에 귀추가 쏠린다.

이런 가운데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예비법조인들의 속내는 더욱 복잡하다. 합격권을 자신하는 이들은 과다 합격을 우려하는 반면 지푸라기라도 잡고픈 이들은 더 많이를 갈망해서다. 속내야 어찌 탓하겠나 싶고 특히 직접 당사자로서 인지상정이다. 이 와중에 전자측에 속하지만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라는 본래 취지를 따지며 후자측을 옹호하는 훌륭한 이들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실제 로스쿨 초기 선배 변호사들 중에서도 이와 같은 이들도 있어서다.

코로나19 대응, 문제 유출, 법전 밑줄 허용여부, 시험조기 종료와 추가 마킹 여부 등 올해 변호사시험은 역대 시험 중 사건이 가장 많이 터진 것도 합격률 논란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어떤 해결책이 나와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합격률은 폭탄급이 되면서 이해관계에 따른 3파전이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지켜보는 이들은 흥미진진, 당사자들은 피 말리는, ‘변호사시험 합격률’ 2021년 버전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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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미 2021-03-14 11:35:29
법무부 관리소홀로 문제점이 어느때부터 많은 시험이었습니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결과를 내서는 안될듯 합니다 변호사 인원이 많으면 거기서 살아남을 사람은 살아남는거지요..수가 무슨 문제입니까? 자기들 기득권만 챙기려는 변협은 자기자식이 시험봐서 아슬아슬하게 기다리고 있다면 저런 성명을 발표할까요?

니나 2021-03-03 15:52:09
기자님. 법무부관리부실로 같이 2시간 주고 본시험에서 공기록 2문만 만점 처리했습니다.
이해당사자는 참여하지 못하고, 열심히 3년 공부해서 2문 잘본사람이 떨어질 상황입니다. 심지어 5탈까지도 가능한상황이죠. 취재좀 부탁드립니다.

2021-03-03 14:49:47
베라변들이 사다리 걷어차네

ㅇㅇㅇ 2021-03-02 15:31:43
변시 1회 컷 720점, 2회 컷 780점 출신분들이 설마 800점대 후배들의 실력을 이유로 앞길을 막지는 않으리라 믿습니다.

Hill 2021-02-28 22:31:28
기자님! 흥미진진이라뇨ㅠㅠ
10년이 지났어요
로스쿨의 취지를 살려내야죠, 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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