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자투리시간까지 공부?
노량진 식당에 가보면 식사하면서 단어장을 외우거나 스마트폰 강의를 듣는 수험생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노량진의 흔한 풍경이다. 수험생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안타깝고 짠하다.
□ 자투리시간 활용은 선택사항
합격수기를 보면 자투리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많다. 자투리시간 공부에 반대하는 견해도 있다. 공부 효과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하나다. 자투리시간 이후 공부에 지장이 없는지 여부다. 만약 자투리시간 학습 후 다음 공부 집중력에 문제가 없다면 하던 대로 계속하면 된다. 하지만 다음 공부에 피로감을 준다면 자투리를 과감히 포기하는 게 낫다.
하루를 너무 팍팍하게 설계하면 금방 지친다. 우리의 뇌는 간헐적으로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투리시간에 용쓰지 않아도 하루 10시간 정도는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 공부 초기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자투리시간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투리를 바라보자. 자투리는 다음 공부를 위한 휴식시간이다.
□ 직장인 수험생은 무조건 확보해야
직장인 수험생이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전업 수험생은 사람에 따라 자투리시간 활용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지만 직장인 수험생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라도 자투리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공부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업 수험생은 하루 종일 공부해야 하므로 자투리시간까지 공부할 경우 머리가 과부하될 수 있다. 반면 직장인 수험생은 자투리시간 총동원해봐야 전업 수험생의 절반 정도도 겨우 공부할까 말까다.
나는 입사 후 업무를 병행하며 100문제짜리 객관식시험을 1년 정도 준비한 적이 있다.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 후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살았다. 그런데 평일 하루 공부시간이 퇴근 후 3∼4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공부시간이 부족해서 점심시간이나 이동시간 등 자투리시간을 잘 활용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머리를 쓰더라도 업무와 공부는 사용하는 뇌 부위가 다른 것 같았다. 상호 배타적인 느낌이랄까. 자투리시간 합쳐봤자 총 공부시간이 4∼5시간이었으므로 자투리공부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뇌가 과부하되는 느낌이 없었다.
직장인은 자투리시간을 어떻게든 확보해야 한다. 이동시간, 잠자기 전 시간, 식사시간 등 모든 누수 시간을 다 긁어모아서 절대 공부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없으면 만들어내서라도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직장인 수험생은 힘들다.
□ 수면 전 자투리시간
우리의 뇌는 잠자는 시간에도 스스로 공부한다고 한다. 수면 전까지 학습한 내용들을 알아서 정리하는 것이다. 특히 잠들기 전에 공부한 내용을 더 잘 기억한다고 한다. 직장인 수험생이라면 잠자기 전 자투리시간도 어떻게든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업 수험생에게는 수면 직전 공부를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번아웃(burn out) 가능성 때문이다. 수험은 오래 달리기다. 장기 레이스에서 수면 직전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수험생활을 하는 건 너무 비인간적이다.
전업 수험생이라면 귀가 후 집에서만이라도 적당히 쉬고 그냥 바로 수면으로 들어갈 것을 권한다. 아무리 효과가 좋다한들 이렇게까지 용쓰다가 금방 지친다. 공부가 질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