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의 공부혁명 / MBTI로 공부 한번 잘해보자(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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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의 공부혁명 / MBTI로 공부 한번 잘해보자(18)
  • 박정훈
  • 승인 2021.02.0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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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MBTI 학습 컨설턴트

이 글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학습 전략에 대해 MBTI 성격유형검사의 많은 이론 중에서 오로지 학습과 관련된 부분에 한정해서 쓰였다. 현재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그리고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그리고 이들을 옆에서 멘토하고 있는 부모님이나 학원 강사와 같이 분들, MBTI 학습컨설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내용이 구성되었음을 밝힌다.
 

☞ 지난호에 이어

4.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데?

9) 영어 문법과 독해력 향상을 위한 필사 공부법

필자가 예전에 MBA를 가기 위해 GMAT을 공부하면서 합격자들의 수기를 읽어보면 다들 하나 같이 영국에서 발행되는 Economist 저널을 한국어 읽듯이 편하게 읽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처음 공부를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기 위해 고대 이공대 캠퍼스 하나스퀘어 지하에 있는 영풍문고에서 Economist 한 권을 샀다. 그리고 과학도서관에서 처음으로 펼쳐보면서 읽어보려고 했다. 앞부분에 있는 4줄짜리 단신 뉴스를 읽기 시작했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나의 영어 실력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 이후로 어떻게 해야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하고 참 많은 고민을 했었다. 외국계 제약회사를 다니면서 같은 부서에 영어에 능통했던 선배가 외국인 직원이랑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당시에는 그저 부럽다고만 생각했었지만 막상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 선배가 영어로 말하는 과정을 생각해보았다. 분명 말하는 속도를 보면 자기가 할 말을 한글 문장으로 생각해서 그것을 영어로 바꾸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영어로 말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게 참 신기했다. 한 번도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사람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기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외국어를 말하는 과정을 한글 문장을 그 언어로 바꾸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굳이 한글을 영어로 바꾸지 않아도 쉽게 영어로 표현하는 말도 있었다. 예컨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만나서 반갑습니다”를 영어로 물으면, 누구나 다 “Nice to meet you.”라고 답한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자면 “만나서 반갑습니다”를 영어로 직역한 것이 “Nice to meet you”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외국에 잠깐 2~3일 정도 있다가 들어왔을 때 공항에서 누군가에게 부딪히게 되면 자연스레 “죄송해요”보다는 “Sorry”라는 말이 더 익숙하게 나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즉 그때 깨달았던 것은 영어를 말한다는 것은 한국어를 영어로 빠르게 전환하여 말한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말하고자 하는 어떤 표현을 머릿속에 품었을 때 그 의도에 맞게 한국어로 발화하면 한국어가 되는 것이고 영어로 발화하면 영어가 되는 것이다. 즉, 내가 말하고자 하는 그 의도에 맞는 영어식 표현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나의 영어 실력이 되는 것이었다.

그럼 매우 다양한 의도에 맞는 영어식 표현을 내가 익힐 수 있을까? 그래서 그때 당시 미국에서 유학 중이었던 친구한테 그런 고민을 털어놓으니 나에게 제시했던 방법이 바로 영어로 일기를 써보라는 것이었다. ‘그래, 일기다. 영어로 일기를 한번 써보자.’ 라고 마음을 먹고 영어로 일기를 써보기 시작했는데, 정말 처참했다. 일단 제일 문제는 어떤 내용을 써야할지 몰라서 매우 힘들었다. 그리고 애써 주제를 잡고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거의 90% 이상이 수동태 문장에 매우 억지스러운 이상한 문장들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내용도 점점 유치해져만 갔다. 그때 느낀 것이 내가 한글로는 몇 페이지 이상 일기를 쓸 자신이 있었지만 영어로 쓰기에는 내 영어식 표현이 너무 없어서 그 내용조차 정할 수 없더라는 것이다. 또, 기껏 쓴다고 써봤자 첨삭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게 제대로 된 문장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어찌해야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하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내게 한 줄기 희망을 던져줬다. 당시 종로에 있는 플랜티어학원의 한형민 선생님 수업을 들어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음날 바로 찾아갔다. 외국 유학 생활 없이 국내에서 독학해서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을 나오신 선생님이셨고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통번역 대학원 입시반과 일반인 회화반을 수업하셨는데 내가 고민했던 바로 그 부분을 정확히 해결해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형민 선생님의 일반인 회화반 수업을 들으면서 공부를 시작했다. 근데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이 선생님의 수업은 회화 위주의 구어체 기반이었기에 토플시험과 GMAT 시험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또 다른 학원의 토플 종합반을 들어갔었다. 솔직히 거기서는 시험을 위한 공부만 가르쳐서 정말 실망이 컸지만 정말 귀중한 것 한 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바로 필사하는 요령이었다. 딱 한 달만 하고는 그만두고 필사와 한형민 선생님의 수업 방식을 접목했다. 그랬더니 진짜 영어 실력이 매우 향상되기 시작했다.

한형민 선생님의 수업 방식은 영어 음원을 직접 받아쓰기를 하고 받아썼던 내용을 모두 외워서 발표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받아쓰는 과정을 통해 정말 영어 실력이 향상된다. 영어 문장에는 말하는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품은 의미어와 그 문장이 문법적으로 바른 문장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기능어로 이루어져 있다. 예컨대, 아직 말을 제대로 못하는 아이가 배가 고파서 엄마한테 밥을 달라고 할 때, “엄마, 밥” 이렇게만 해도 엄마들은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즉, 밥이라는 의미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 “엄마, 밥 주세요.”라고 하는 것이다. 즉, 영어도 마찬가지로 의미어와 기능어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 귀에 명확히 들리는 것은 의미어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 듣기를 잘하려면 귀가 뚫여야 한다는 말을 한다. 근데 난 이 말이 정말 이해가 안 갔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도 나와 똑같이 들릴텐데 어떤게 달라서 나와는 달리 저 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오래 했었다. 하지만 한형민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깊이 깨달은 바가 있었다. 바로 많은 경우 기능어들은 축약이 되어서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경상도 사투리 중에 “가가 가가?”라는 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저 말이 “그 아이가 그 아이냐?”라고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왜 경상도 사람들에게는 그게 가능할까? 바로 경상도에서는 ‘그 아이’라는 말을 ‘그 아’로, 거기서 더 줄여서 ‘가’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가 가가?”라는 말만 듣고도 “그 아이가 그 아이냐?”라고 바로 알아듣는 것이다. 즉, 영어도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 그런 축약된 기능어들이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에게는 그 축약된 과정이 이미 익히 잘 알고 있으니 자연스레 그런 소리만 들어도 원래의 문장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형민 선생님의 수업에서 핵심은 영어 음원을 직접 들으면서 그런 기능어와 의미어를 구분하고 그 순서를 파악한 다음 그 문장이 문법적으로 제대로 된 문장이 되기 위해 어떤 기능어들이 축약되어 들리지 않는지 생각하는 과정에서 영어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받아쓴 문장을 외우는 과정에서 그 문장의 의미를 머릿속에 기억하고 그 의미에 맞는 영어식 표현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영어 회화 실력이 늘 수밖에 없다. 정말 한형민 선생님께 깊은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지금 한형민 선생님께서는 서울 종로에서 한형민어학원을 운영하시면서 수많은 추종자를 양산하고 계시는 중이다. 진정한 영어 실력을 키우고 싶으신 분은 한형민어학원을 강력추천하는 바이다. 직접 수업을 들으러 가기 힘든 사람들은 온라인으로도 수강 가능하니 www.hannites.com으로 접속하면 된다. 필자가 정말 존경하는 선생님 중의 한 분이다.

필사는 토플 종합반 Writing 수업에서 강사가 지나가는 말로 소개를 한 적이 있었다. 강사는 그저 이런 훌륭한 방법이 있지만 이렇게 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그냥 템플릿만 외우라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나는 그 소개를 듣자마자 ‘바로 이거다’라고 쾌재를 불렀다. 필사는 영어 문장을 그냥 보고 따라 쓰는 것이 아니다. 필사에도 요령이 있다.

우선, 나에게 수준이 맞는 영어 교재를 선택하자. 그리고 그 교재의 본문 문장 하나를 읽는다. 그 문장을 의역해서 의미를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어 문장을 외워서는 안 된다. 그리고 책을 보지 않고 그 의미에 맞는 영어 문장을 직접 작문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보고 제대로 썼는지 확인하면서 틀린 부분은 수정한다.

Mathew and Marilla had decided to adopt a boy from a orphanage. 라는 문장을 보자. “매튜와 마릴라는 고아원에서 남자아이를 입양하기로 했었다.”라고 생각하면서 영어 본문은 기억하지 말자. 그 후 의역한 그 뜻대로 영어로 한번 작문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확인하면서 틀린 부분을 수정하자.

이 과정은 내가 알고 있는 영어 문법을 특정 뜻에 맞게 잘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직접 사용함으로써 그 문법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킬 수 있다. 이 필사를 연습해보면 아무리 쉬운 문장이라도 처음에는 정말 많이 틀린다. 대표적으로 동사의 시제, 수 일치, 관사, 조동사, 전치사를 엄청나게 틀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본문을 보면서 직접 교정이 가능하고 교정하는 과정에서 왜 틀린 것인지 깨달을 수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필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틀리는 부분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점점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게 되면서 영어 문법에 대해 매우 탄탄한 기초가 쌓인다.

영어 일기를 쓰는 것은 분명히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했다. 첫 번째가 어떤 것을 쓸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고 두 번째는 내가 제대로 썼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필사를 하게 되면 이 두 가지가 모두 해결된다.

그렇게 필사를 하고 필사한 내용을 외우게 되면 점점 영어의 실력과 감이 좋아진다. 단, 필사를 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미국인이 쓴 미국 소설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단어나 문법, 숙어 등이 그 소설이 쓰인 당시의 문화나 배경, 맥락 등에 의해 많이 쓰였던 것이 많고 또 은어와 속어가 많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필요로 하는 시험용 영어와는 조금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문법적으로는 접속사인 ‘and’, ‘but’ 등으로 문장을 시작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게 시작하는 문장을 종종 볼 수 있기에 문법적으로 정확해야 하는 시험용 영어에서는 맞지 않는다. 그래서 추천하는 것이 제3 국어로 쓰여서 영어로 번역된 글이 좋다. 예컨대, 어린 왕자나 연금술사 같은 경우 불어와 포르투갈어로 쓰여서 영어로 번역되었기에 표준 영어로 쓰여서 공부하기 참 좋다.

그리고 어린 왕자나 연금술사의 영어 문장 수준이 자신에게 매우 어렵다면 다락원에서 나온 행복한 명작읽기 시리즈를 추천한다. 난이도별로 짧은 동화소설 위주라서 영어 문장도 깔끔하고 문법적으로도 훌륭해서 자신의 실력에 맞게 공부할 수 있다.
 

필사를 통해 영어 문법적인 감을 살리고 한형민 선생님의 수업 방식에서 암기해서 직접 말하는 과정을 통해 그 문장들을 모두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 이 두 가지 방식 모두 가지고 있는 매우 큰 장점은 바로 영어 읽기 속도가 매우 향상된다는 점이다. 영어를 처음 공부하는 혹은 영어 실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영어를 읽을 때 대체로 단어 단위로 읽게 된다. 하지만 받아쓰기를 하든 필사를 하든 이런 과정을 통해 공부하다 보면 단어, 구, 절 같은 의미 단위로 영어 문장을 이해하게 된다. 직접 써보는 과정을 통해 그 문장을 만든 사람의 의도가 파악되면서 의미 단위로 문장을 이해하게 되어 독해 속도가 향상된다. 또한 주로 전치 수식이 많은 한국어와 대체로 후치 수식이 많은 영어의 차이로 수식어구의 위치 때문에 초보자의 경우에는 뒤에서 앞으로 해석해서 인식한다. 하지만 필사나 받아쓰기를 열심히 하면 영어식으로 이해하게 된다. 앞서 나온 문장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초보자는 다음처럼 단어 하나하나 단위로 의미를 파악한다.

Mathew / and / Marilla / had / decided / to adopt / a boy / from / a orphanage.

그리고 읽는 순서도 한글의 어순대로 “매튜와 마릴라는 고아원에서 소년을 입양하기로 결심했다.” 순서로 영어의 역순으로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필사나 받아쓰기를 열심히 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의미 단위로 이해하게 된다.

Mathew and Marilla / had decided to adopt a boy / from a orphanage.

그리고 영어 문장 구조가 이미 익숙해져서 “매튜와 마릴라는 소년을 입양하기로 결심했다. 고아원에서” 라고 자연스레 이해한다. 그래서 독해 속도가 매우 빨라진다.

공무원 시험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제일 먼저 영어부터 잡자. 영어는 실력이 마치 자전거 타는 것과 같아서 한번 실력이 붙으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앞서 소개한 영어 단어 공부와 필사 공부를 같이 하면 한 달도 안 돼서 실력이 스스로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영어는 영어다. 일단 영어의 감각과 실력이 있으면 그 이후에 공무원 시험에서의 영어 시험 또한 금방 적응하게 된다.

☞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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