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2020년 제57회 변리사시험 수석 박정우씨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현재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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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2020년 제57회 변리사시험 수석 박정우씨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현재에 집중”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1.01.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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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제57회 변리사시험 수석 박정우씨단대사범대부속고/서울대 화학교육과 졸업
2020년 제57회 변리사시험 수석 박정우씨
단대사범대부속고/서울대 화학교육과 졸업

동차 시기 가장 힘들어…포기 않고 공부한 게 합격의 발판
‘시험 당일’ 대비해 모든 경우의 수 고려한 ‘마인드 컨트롤’

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57회 변리사 시험에서 감사하게도 수석으로 합격하게 된 박정우라고 합니다. 합격이라는 결과도 제게는 과분한데, 수석이라는 영광까지 주어져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또한 제 점수가 평년 수석 합격자의 점수에 비해 고르게 잘 나왔다고 볼 수도 없기에, 송구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많이 부족한 저의 합격기이지만, 이로 인해 수험생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영광일 것입니다. 다른 합격기들과 마찬가지로 저의 공부 방법이 ‘정답’은 아니므로, ‘참고’만 하시기를 당부 드리겠습니다.

Ⅱ. 수험 기간 및 점수

1. 수험 기간(2017.9~2020.10)

55회 1차 시험 불합격 / 56회 1차 시험 합격 / 56회 2차 시험 불합격 / 57회 2차 시험 합격

2. 점수

55회 1차 시험- 평균 60점대 후반(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56회 1차 시험- 평균 88.33(산업재산권법 90 / 민법 95 / 자연과학 80)
56회 2차 시험- 평균 45.99(특허법 49.33 / 상표법 37.00 / 민사소송법 51.66 / 유기화학 40.00)
57회 2차 시험- 평균 58.66(특허법 48.33 / 상표법 49.33 / 민사소송법 78.33 / 유기화학 56.66)

Ⅲ. 1차 시험 수험생활 및 과목별 공부 방법

1. 수험생활

첫해에는 학기를 병행한 것도 있고, 시험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여 공부를 제대로 안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을 병행하시면서 1차 시험을 합격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공부를 하기 위한 초심을 빠르게 잡고 공부에 열중하면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합격할 수 있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1차 시험을 불합격하고 8월까지는 학기를 다니면서 철없게 놀았습니다. 그 해 9월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다시 1차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전 해에 들어야 하는 강의를 모두 수강한 상태였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회독 수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하 과목별 공부 방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 민법

민법은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대부분이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법 과목입니다. 저 역시 민법 기본서를 사고 기본 강의를 수강하면서 공부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는데, 법률 용어가 익숙하지 않아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건대, 내용이 어렵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완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의를 수강하는 것 자체는 본격적인 공부라고 볼 수 없고, 수강을 마치고 다시 처음부터 회독하는 것부터가 공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본강의를 완강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고, 이로 인해 1차 시험 전까지 회독을 여러 번 하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시험에 떨어지고 다시 공부를 할 때에는 요약서를 여러 번 회독했습니다. 요약서 회독 속도가 빨라진 이후에는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문제집 역시 여러 번 회독했는데, 나중에는 틀린 문제만 읽으려고 했습니다. 시험 전 1~2달 전부터는 하루에 5시간 정도 민법에 투자했고, 그 중 3시간은 요약서, 2시간은 문제집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요약서에서 민법 총칙을 읽었다면, 문제집에서는 물권법을 읽는 등 파트를 달리하여 보았습니다. 체계를 갖추다 보니, 효율도 생겨났고 민법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3. 산업재산권법

전반적으로 민법과 유사하게 공부했습니다. 과목당 기본서 1개와 문제집 1개를 보았고, 기본 강의만 수강하였습니다. 역시 기본 강의를 빠르게 완강하고, 회독 수를 늘려 읽는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전 1~2달 전부터는 하루에 3시간 정도 공부를 했고, 특허법 상표법 디자인보호법 순의 비중으로 공부했습니다.

4. 자연과학

제가 처음으로 변리사 시험을 접할 때만 하더라도, 자연과학은 큰 비중을 두는 과목이 아니었고 방어적으로 60점 정도만 맞춰도 합격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56, 57회 1차 시험의 경우 합격 커트라인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이제는 자연과학을 무시해도 되는 과목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자연과학 4과목 중 1과목을 버리는 전략을 쓰는 수험생분들도 많았으나, 이제는 4과목 모두 열심히 공부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4과목 모두 공부했으며, 개념에 자신이 있었던 물리와 화학은 강의를 듣지 않았고 생물과 지구과학은 기본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자연과학은 푸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서 평소 빠르게 푸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또한 물리와 화학의 경우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가 다수 포함돼 있으므로, 생물과 지구과학을 먼저 빠르게 풀고 물리, 화학 순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하루에 2시간 정도 투자하였으며, 물리와 화학은 문제풀이를 위주로, 생물과 지구과학은 직접 암기장을 만들어 이를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Ⅳ. 동차 시기 수험생활 및 과목별 공부 방법

1. 수험생활

두 번 만에 1차 시험을 합격하고 난 직후에는 참 애매한 감정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1차 시험을 합격했다는 뿌듯함이 있는 동시에, 2차 시험은 차원이 다르다는 말에 두려움도 느끼는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1주일 정도 휴식하면서 2차 시험에 대한 정보를 탐색한 후, 바로 강의를 듣기 시작하였습니다. 동차 시기는 제 수험 기간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습니다. 공부를 해도 실력이 늘지 않아 공부 방법에 대한 회의가 시작되었고, 공부 방법을 바꾸어도 나아지는 것이 별로 없어 마지막 달은 거의 반 포기 상태로 꾸역꾸역 공부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동차 시기에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시간이 부족함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동차로 합격하신 변리사님들도 계시고, 동차 때 높은 점수를 받으신 수험생분들도 계시지만,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 수험생분들도 많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엇이든 공부하려고 해야만 다음 시험 합격을 위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민사소송법

3월부터 6월까지 각각 기본 강의, 사례 강의, 기초 gs, 실전 gs를 수강하였습니다. 강의를 모두 따라가는 것도 급급하였고, 내용이 어려워 처음에는 이해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였습니다. 별도로 쓰기 연습은 하지 않았고 기본서인 통합민사소송법을 여러 번 회독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이해’를 위한 회독을 했으며 책을 읽을 때 ‘암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제가 동차 시험을 실패한 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암기를 하지 않으니 gs에서 어떤 내용도 길게 쓸 수가 없었고, 6월 실전gs에서는 꼴찌를 하기까지 했습니다. 1차 공부를 할 때 무작정 회독 수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암기가 되는 듯했고, 2차 공부를 할 때에도 그렇게 될 줄 알고 기본서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2차 시험은 1차 시험과 달리 ‘쓰는’ 시험이기 때문에, 결론만 대충 기억하고 있어서는 안 되고 구체적인 키워드까지 세밀하게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를 위한 회독이기는 했지만 기본서를 여러 번 읽어본 것이 이후 기득 시기에 암기와 쓰기를 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7월에는 실전 gs 답안만 암기했는데 실제 시험에서는 딱 절반 정도 암기한 내용이 나왔고, 점수도 그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3. 특허법

기본 강의, 기초 gs, 실전 gs를 수강했습니다. 평소에는 민사소송법과 같이 이해를 위해 기본서만 회독하였습니다. 역시 암기가 미흡하여 gs 등수는 하위권이었습니다. 민사소송법에만 집중하느라 사례집 등 다른 문제는 풀어 보지도 못했고, 최신 판례도 제대로 못 보고 시험장에 들어갔지만 점수는 법 세 과목 중 그나마 괜찮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제가 이해한 내용을 토대로 최대한 논리적으로 풀어내려 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4. 상표법

특허법과 마찬가지로 기본 강의, 기초 gs, 실전 gs를 수강했습니다. 상표법은 내용 자체가 어렵지는 않아도, 답안 작성 방식이 민사소송법, 특허법과 달리 사안 포섭을 많이 써야 하여 애를 먹었던 것 같습니다. 판례 원문을 많이 읽지 않아서 그런지, gs를 쓸 때 도저히 3줄 이상 사안 포섭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실제 시험에서도 사안 포섭을 길게 하지 못해 과락의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기본서를 위주로 공부하였는데, 풍부한 사안 포섭을 위해서는 판례 원문을 읽어야 했음을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Ⅴ. 기득 시기 수험생활 및 과목별 공부 방법

1. 수험생활

동차 시험을 마친 7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는 해외여행을 가는 등 열심히 놀았습니다. 하지만 동차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는 좌절감과 1년 더 공부한다고 붙을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마음 편하게 놀지는 못했고, 기득 시험을 준비할지, 혹은 포기하고 다른 것을 준비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주변의 합격자들을 찾아 제 상황을 얘기하고,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또 저와 친한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보다는 일부러 건너건너 잘 모르는 분들께 여쭤보며 객관적인 답변을 얻고자 했습니다. 합격자들께서 공통적으로 해주셨던 말은, 동차 시기에 실력이 오르지 않은 것은 ‘시간’이 부족하기에 발생한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었고, 솔직히 당시에는 크게 와 닿지 않았지만 기득 시기를 마친 후에는 그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담과 고민 끝에 어찌어찌 기득 공부를 시작해보자는 결정을 하게 되었고, 9월 중순부터 스터디를 시작하면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는 정말 제 인생에서의 마지막 변리사 공부라는 다짐과 함께,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1년을 쭉 달려갔던 것 같습니다. 동차 때와는 달리, 공부를 할수록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고, 답안지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도 해보는 여유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시험 당일’에 대한 대비를 하려고 했고, 모든 경우의 수를 상정하여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마인드컨트롤을 했습니다. 또한 시험 전 날 1회독을 대비하여, 당일에 내가 무엇을 보아야 할지, 그 자료를 읽는 데에는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당일에 내가 확보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지 등을 고민하며 자료 정리를 해나갔습니다.

더불어, 시험 전 2주 전부터는 쓰기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1시간씩 50점 분량을 작성해보았습니다. 보통 시험 막바지에는 실전 gs가 개설되지 않아 쓰기 연습을 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연습을 하지 않으면 쓰기 감각이 떨어지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풀답안은 아니라도 조금씩 쓰는 연습을 하였고, 시험 당일에도 시험 시작 30분 전부터는 미리 선별한 문제를 풀어보며 실전 감각을 되살리려 했습니다.

gs의 경우 잘 아는 문제보다는 어려운 문제를 선호하였습니다. 평소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어보려고 노력한 것이 쉽지 않았던 실제 시험에서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등수는 평균적으로 20% 내외였으며, 이하 과목별 공부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 민사소송법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는 스터디를 통해 사례집과 기출문제를 통으로 암기하여 써보았습니다. 동차 시기에 기본서를 많이 읽으며 이해를 하려고 노력했던 것이 암기를 잘 할 수 있는 것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암기를 하면서 잘 몰랐던 부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스터디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주요 논점 정도는 잘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0년 1월부터는 유명 강사님의 실전 gs 강의를 들으며 실전 감각을 익히려고 했습니다. 실전 gs 문제는 대부분 사례집이나 기출문제집에 있는 문제와 동일하였지만, 간혹 지엽적이거나 풀기 어려운 문제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내용들은 대부분 기본서 구석구석에 작게나마 표시되어 있었고,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기본서를 꼼꼼하게 읽어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3월부터 6월까지는 기본서의 회독수를 늘려 나갔습니다.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굉장히 꼼꼼하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암기를 병행하면서 회독을 했습니다. 학교 내 타이핑이 가능한 곳으로 가서 책과 노트북을 동시에 열고, 평소 익숙하지 않은 목차, 판례가 나오면 워드 빈 문서에 써보고, 책과 대조하며 암기를 했습니다. 저는 쓰면서 암기를 하는 스타일인데, 타이핑을 하며 암기를 하는 방식은 손도 아프지 않고 저에게 잘 맞는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7월에는 최영덕 박사님의 실전 gs 강의를 들었는데, 이때 답안 작성 방식에 대하여 고민을 하며 보완해낼 수 있었습니다. 첨삭을 받으며 알 수 있었던 저의 문제점은 결론을 항상 빠트리는 것이었습니다. 본문 소결에 결론을 써 놨으니, 굳이 결론을 또 써야 할까 라는 생각에 결론을 따로 안 쓰는 버릇이 있었는데, 채점자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에는 중복된 내용이더라도 2~3줄 정도는 결론을 꼭 쓰도록 노력했습니다. 또 저는 평소 깔끔한 답안을 추구하였는데, 이를 위해 목차를 최대한 단순화시키도록 해보았습니다. 서론부터 결론까지 대 목차를 4-5개 이하로 줄이니, 답안 작성자가 생각하는 주요 논점이 무엇인지 등을 채점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더불어, 위 gs의 문제들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고, 덕분에 어려운 문제를 대비해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8월부터 시험 직전까지는 대형 강사님들의 gs를 온라인으로 수강하고, 시험 전 날 1회독을 위해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기본서, 사례집, gs를 뒤죽박죽 공부를 하였다면, 이때부터는 시험 전 날 볼 자료를 고민하며 양을 줄여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시험 전 날 볼 자료로써 기본서를 선택했고, 시험 전 날에 기본서 전부를 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기본서 내에서 제가 볼 부분만 표시하였습니다. 그렇게 실제 시험 전 날에 위 자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심리적으로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 제가 보았던 지엽적인 부분이 실제 시험에 출제되어 당황하지 않고 수월하게 풀 수 있었습니다.

3. 특허법

기득 기간 때 특허법은 저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내용이 워낙 추상적이라 명확히 이해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고, 여러 자료를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수험서는 테마특허법과 준특허법을 병합하여 제본하였고, 조영선 교수님 저 책도 참고하였습니다. 내용 이해에 대한 어려움은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고, 주변인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시험이 연기되면서 평소보다 문제를 더 많이 풀 수 있었는데, 기출문제 10년치를 포함하여 7개 세트의 gs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문제를 접하다 보니, 시험이 어렵게 나와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기출문제를 푸는 동안에는 내용보다는 출제자의 어휘와 말투에 집중했습니다. gs에 비하여 문제가 불친절하고 러프하게 출제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제가 수강한 모든 강사님의 gs 강의도 훌륭했지만, 특히 박형준 변리사님의 gs 문제에 어렵고 러프한 문제가 많아 이에 대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고 많은 질의응답을 통해 실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매년 출제경향이 들쑥날쑥하여 대비하기 어려웠던 과목이지만, 아는 문제는 완벽하게 쓰되, 모르는 문제는 아는 선상에서 최대한 깔끔하게 써보겠다는 원칙하에 답안을 작성하다 보니 합격권의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4. 상표법

동차 시험 때 판례 원문을 읽어보지 않아 사안 포섭을 잘 하지 못한 경험을 토대로, 기득 기간 때는 판례집 위주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판례집은 최지환 변리사님의 저서를 보았고, 판결요지 외에 판결이유까지 꼼꼼하게 보았습니다. 전문을 읽다 보니 사안 포섭에 활용할 수 있는 키워드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러한 키워드에 하이라이트를 하여 판결요지와 함께 암기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 시험에서도 적절한 길이의 사안 포섭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기출문제 10년치를 포함하여 6개 세트의 gs를 풀었습니다. 정진길 변리사님의 문제는 최신판례와 사례형 문제, 다 논점 문제가 적절히 배분되어 있어, 매 회차마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한경훈 변리사님의 문제는 다소 난도가 높아 어려운 문제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었으며, 판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법리 이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답안 작성에 있어서는 사안 포섭뿐만 아니라 판례도 최대한 길게 적어주려 노력했습니다. 기출문제를 풀다 보니 배점에 비해 쓸 양이 그렇게 많지 않은 문제도 상당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양을 채우기 위해서는 판례를 길게 적어줄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상표법의 내용 자체는 특허법에 비해 어렵지 않았고, 대신 판례집을 여러 번 회독하며 긴 문구를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수험자료의 경우, 기본서는 보지 않았고 판례집을 위주로 보되, 단문을 따로 정리하였습니다. 비전형상표 등 판례집에 없는 내용들은 gs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면서 공부했습니다.

5. 유기화학

학교에서 전공과목으로 공부할 때 많이 어려웠지만, 그래도 흥미를 느꼈던 과목이어서 선택하였습니다. 동차 시기에는 법에 치중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지만, 기득 시기에는 유기화학에 투자할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 연습문제(스미스, 브루스)를 중심으로, 기출문제 5년치와 gs 문제 4개 세트를 풀며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7월경에는 학교에서 스터디를 모집하여 gs 문제를 함께 풀면서 모르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였는데 혼자 문제를 푸는 것보다 효율이 좋았습니다. 또한 평소 개념이 부족한 부분과 모르는 문제는 김태호 변리사님께 개인적인 질문을 드려 해결하였습니다.

유기화학은 전체적인 양이 매우 많아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한 번 궤도에 오르게 되면 그 이후에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점수를 얻을 수 있으며, 최근에는 문제가 평이하게 출제되는 경향이 있어서 전공자들에게는 좋은 선택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번 시험에서 실수로 30점짜리 문항을 모두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문제의 난이도가 어렵지 않아 패스할 수 있었습니다.

Ⅵ. 마치며

3년의 수험 생활에 대한 회고를 마친 후에도, 수석 합격이라는 결과는 여전히 제게 과분하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먼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현재’ 주어진 상황에만 집중하였고, 다소 지루하지만 똑같은 일상을 매일 ‘반복’하려 했던 것이 결국 이러한 결과를 낳게 된 것이 아닌가 하며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력과 성실이 가진 가치를 너무나 잘 알기에, 이제는 많은 분들의 축하와 격려를 뒤로한 채 ‘초심’을 가지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누군가에게도 이러한 ‘초심’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장 먼저 저와 함께 57회 2차 시험을 치르신 모든 수험생분들께 무한한 존경심과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아쉽게 불합격하신 분들에게는 가장 큰 위로의 말씀을, 합격하신 분들에게는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수험생분들은 저보다 훌륭하신 분들이시고, 어느 분야에서든 원하시는 바를 성취하실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으며, 꼭 그렇게 되시기를 언제나 기원하겠습니다.

저에게 모든 지원을 마지않아 해주신 사랑하는 어머니, 존경하는 아버지, 그리고 친형께 가장 큰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잘 되든 안 되든 항상 똑같은 자리에서 저를 맞아준 제 철없는 친구들에게 고맙습니다. 대학 선후배님들 및 동기들, 또 1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같이 고생한 동생들도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3년을 버틸 수 있도록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신 김태호 변리사님, 수험 생활 내내 모든 질문을 정성껏 받아주신 박상범 변리사님께 매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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