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57회 변리사시험 수석 박정우씨 “실무능력으로 인정받는 변리사 되고 싶어”
상태바
[인터뷰] 제57회 변리사시험 수석 박정우씨 “실무능력으로 인정받는 변리사 되고 싶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1.01.20 17:5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제57회 변리사시험 수석 박정우씨단대사범대부속고/서울대 화학교육과 졸업
2020년 제57회 변리사시험 수석 박정우씨
단대사범대부속고/서울대 화학교육과 졸업

“시험 당일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든 게 합격의 비결”
답안작성에서 중점 둔 부분은 ‘결론을 명확하게 쓰기’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2020년 제57회 변리사시험의 최종합격자가 코로나19로 인한 시험 일정 연기로 인해 해를 넘겨 20일 공개됐다. 시험 일정의 변동을 비롯해 집합 제한으로 인해 강의 수강은 물론 공부할 장소를 찾기도 쉽지 않은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210명의 신규 변리사들 중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수석 합격의 영광은 박정우씨에게 돌아갔다.

“너무 감사하고 과분할 따름이다. 변리사라는 호칭도 너무 과분한데 수석 합격이라는 결과가 주어져 정말 얼떨떨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앞으로 더 성실하게 노력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박씨의 겸허한 합격소감에서 합격의 기쁨보다 감사의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

박씨는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화학교육과에 진학했다. 지난 2017년 9월, 군 복무를 마친 후 졸업을 하기 전에 시작한 변리사 공부는 약 3년 만에 커다란 결실을 맺으며 마무리됐다.

그가 변리사시험에 도전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박씨는 “처음 변리사라는 직업을 접하게 된 것은 삼성과 애플의 특허 경쟁 기사를 접했을 때였다. 그리고 변리사시험에 합격한 같은 학과 선배와 동기에게 변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됐고 그들과 같이 변리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분한 결과”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수석 합격자만의 특별한 공부 비법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고득점 합격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당일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아무리 잘하더라도 시험 당일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에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답했다.

박씨의 구체적인 단계별, 과목별 공부 방법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1차시험의 경우 공부 분량을 크게 늘리기보다 ‘선택과 집중’에 가까운 효율적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 과목당 기본서 한 권, 문제집 한 권으로 공부했으며 법 과목은 기본강의만 수강했다. 자연과학의 경우 개념을 아는 물리와 화학은 강의를 듣지 않았고 생물과 지구과학은 기본강의를 들었다.

그는 “첫 해에는 시험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학기를 병행해 공부를 제대로 못한 것 같다”며 1차시험을 준비할 때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민법을 꼽았다. 박씨는 “처음으로 접하는 법 과목이다 보니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듬해에는 회독수를 늘리면서 낯섦에서 비롯된 문제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었다고.

2차 때는 동차시기에 투자했던 노력이 기득시기의 최종합격으로 이어지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동차시기에는 강의를 듣는 데에도 급급했다. 또 기본적인 법리를 이해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았지만 암기와 쓰기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해 실전 감각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득시기에는 암기와 쓰기를 위주로 공부하며 부족한 실전 감각을 보강했다. 이 때 앞서 투자한 시간과 노력의 진가가 나타났다. 그는 “돌이켜보건대 동차시기에 법리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한 것이 기득시기에 효율적인 공부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2차 과목 중에서는 특허법에 애를 먹었다. 특허법에서 요구되는 실무적인 요령이 부족했고 판례에 기술적인 용어가 많이 포함돼 있어 정확히 이해를 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답안지에 풀어낼 수 없다면 시험에는 합격할 수 없다. 때문에 서술형으로 치러지는 2차시험에서는 답안작성 능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박씨는 ‘결론을 명확하게 쓰는 것’을 답안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겼다.

그는 “모 강사님께 답안 첨삭을 받으면서 내가 평소에 결론을 명확하게 쓰지 않는 버릇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결론을 생략하거나 명확히 적지 않는 것은 채점자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쉽게 획득할 수 있는 점수를 잃을 수 있으므로 결론을 확실하게 써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변리사시험과 같이 통상 수년간 이어지는 긴 수험생활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공부 못지않게 몸과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다. 박씨는 하루 세끼 식사를 하고 일정한 수면 패턴을 갖는 등의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몸의 건강을 챙기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마음의 건강을 돌봤다.

긴 수험기간 동안 매일 변함없는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수험생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박씨에게도 특별히 힘들었던 시기와 또 즐거웠던 기억들이 있었고 그 기억들은 모두 수험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그가 가장 힘들었을 때는 동차시기였다고 했다. 박씨는 “공부를 해도 실력이 전혀 늘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기득시기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도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차시험 불합격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의 합격자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사실 동차시험이 끝나고 공부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합격자들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즐거웠던 순간도 역시 공부의 성과와 관련이 있었다. 박씨는 “즐거웠던 경험은 거의 없지만 그나마 실력이 향상된 것을 느낄 때가 기뻤다. 마지막 2차시험을 치르고 난 후 그래도 긴 여정을 완주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한 때는 스스로의 능력에 의구심을 갖고 시험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지만 결국 그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끝까지 달려왔다. 그래서일까 자신과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박씨는 믿음을 강조했다.

그는 “나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기에 감히 조언을 드리기는 어렵지만자신의 능력과 방향에 대한 의심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 지나고 나면 당시에 옳은 길로 가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단지 단순하게 꾸준히 하루하루를 보내면 합격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최종합격이라는 결실을 얻은 지금 박씨의 꿈은 ‘실무능력이 뛰어난 변리사’로 구체화되고 있다. “수석 합격은 너무나 과분한 결과이고 부족한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많은 변리사 선배님들과 주변의 합격자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또 개인적으로는 업계에서 실무적으로 인정을 받는 변리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그의 포부가 현실이 될 날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그의 꿈을 응원하고 도움을 준 이들에게 진심이 가득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부모님과 친형, 동네 친구들과 형들, 대학 선후배 및 동기들, 같이 공부한 동생들에게 감사합니다. 특히 수험기간 내내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준, 대학동기인 김태호 변리사님, 마찬가지로 많은 질문을 받아주신 박상범 변리사님께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ㄷ 2021-01-26 18:06:48
진짜 대단합니다. 멋져요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