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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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 _ 제62회
  • 김동률
  • 승인 2021.01.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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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아침의 눈)

7급 공무원시험 합격

<아공법 4.0>, <아공법 외전> 저자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경계선에서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는 둘 다 시간을 뜻하는 그리스어다. 속뜻은 다르다. 크로노스는 일상적으로 흐르는 객관적 시간이다. 시계의 시간을 생각하면 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24시간, 365일을 뜻한다.

반면 카이로스는 같은 시간이라도 사람마다 달리 느끼는 주관적 시간이다. 사람에 따라 찰나또는 영원처럼 차별적으로 다가오는 그런 시간이다. 이 시간은 사람의 의지에 따라 가변적이다.

우리가 경험한 카이로스

2019년 나온 장범준 3집 타이틀곡 <당신과는 천천히>는 다음과 같은 노랫말을 담고 있다. “퇴근시간이나 평일에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 일과 후나 주말에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간다, 당신과 함께하는 순간만은 시간이 똑같이 흘러가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이 노래를 굳이 인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크로노스가 아닌 카이로스의 시간을 참 많이도 경험했다.

·고교, 대학시절은 대체로 모두가 비슷한 또래였다. 하지만 공무원시험 수험생활은 제각기 시작하는 때와 마무리하는 때가 다르다. 마무리 시점은 순수하게 자신의 노력 여하로 결정된다. 크로노스의 정확함조차 보이지 않는 혼수상태의 시간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나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물론, 모든 책임은 내가 져야하는 부담스러운 시기다.

수험생은 하루에도 몇 번씩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를 오간다. 공부가 잘 안 되는 날은 하루가 정말 끔찍하게도 안 간다. 반면 뭔가 몰입이 잘 되는 날은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어?’라며 그날 공부의 마무리를 위해 꽤 기분 좋게 박차를 가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집중이 잘 안 되는 날에 머리가 더 아프다는 사실이다. 공부에 집중할 수 없으면 공부 외의 다른 잡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이처럼 우리를 괴롭힐 때가 많다.

카이로스를 만나기 위해

시간은 단 한 번도 쉼 없이 흘러간다. 그걸 붙잡고 유의미하게 만드는 건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하나하나씩 구축한 공부습관, 생활습관에 따라 합격이 좌우된다.

같은 시간이라도 누구에게는 그 시간이 그저 흘러가는 크로노스의 무기력함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시간을 기회로 붙잡고 충만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반복하여 빨리 수험생활을 마칠 것이다. 합격은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쌓아올린 탑과 같다.

예전과 달리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선 공무원이 주인공으로 꽤 자주 등장한다. 이들이 수험생 시절 불철주야 공부하는 모습을 계절의 변화에 맞춰 오버랩하기도 한다. 길어봤자 30초에 불과한 컷이지만 그 장면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우리는 그 30초가 영겁의 세월이란 걸 잘 안다.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하지만 우린 그 시간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 그 장면 속 진지한 주인공의 모습을 떠올리며 우리는 마땅히 인생의 가장 중요한 한 컷을 마쳐야 한다.

버티면 그게 바로 카이로스

수험생활의 매 순간을 아까워해야 하는 건 우리의 숙명이다.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타성에 젖어 수험생활을 소일거리 취급해서는 안 된다. 아침에는 시간이 아까워서 제때제때 일어나야 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내일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떠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결국 시험일은 거짓말처럼 불쑥 오늘이 된다. 너무 조바심내서도 안 되지만 어느 정도 쫓기는 기분은 긍정적이다. 적당한 긴장감은 합격을 향한 열의 그 자체다. 지금 이 순간 이렇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오늘 하루를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카이로스의 시간을 만드는 기본은 일단 버티는 것이다. 자신에게 회의적이어도 좋다. 비관적이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오늘 무조건 버티는 것이다.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써 낙관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저절로 공부하게 된다. 몰입하게 된다.

희망을 갖고 절제하며 몰입하는 사람은 막무가내 놀이에 찌든 사람보다 심적으로 훨씬 평화롭고 자유롭다. 노력은 결국 삶을 온전히 바꾼다. 돌아보면 그 시간은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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