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법률저널 PSAT 1위 이주현씨, 5급 공채 재경 최종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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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법률저널 PSAT 1위 이주현씨, 5급 공채 재경 최종 합격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1.01.18 17: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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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2020년 5급 공채 재경 합격/2020년 법률저널 제11기 ‘미래상’ 수상/경북과학고 졸업/포항공대 수학과 졸업/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이주현·2020년 5급 공채 재경 합격/2020년 법률저널 제11기 ‘미래상’ 수상/경북과학고 졸업/포항공대 수학과 졸업/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조금 더 고민하는 습관이 좋은 결과 만들어”

I. 들어가며

실력이나 공부량이 다른 합격자들보다 부족했음에도 운이 좋아 합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합격 수기를 쓰기에는 부끄러운 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경우와 같이 전공과목에 대한 기초가 부족하고 같은 학교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얻기 어려운 수험생들을 위하여 부족하지만 짧은 수기를 써볼까 합니다.

다만 제가 공부한 방식은 합격하는 하나의 방법일 뿐이고, 모범적인 합격 방법이라거나 최선의 공부 방법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워 참고 정도만 하신다면 좋겠습니다.

II. 1차 시험

1. 공부 방법

(1) 헌법

헌법 과목은 60점만 넘기면 되는 시험이라고 하지만, 확실하게 푼 문제만으로 60점을 넉넉하게 넘기지 못한다면 이후 언어논리 시간과 이후 쉬는 시간의 컨디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80점 정도를 목표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한 때에는(2018년 1월) 법 과목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강의를 수강하여 기본서를 2번 정도 읽고, 5급 공채, 입법고시, 7급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두 번째 1차 시험부터는 기본서를 통하여 새로운 판례를 학습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평소에는 기출문제를 풀어 자주 틀리는 조문, 판례를 정리하되, 5급 공채는 조문의 비중이 높아 시험 직전에는 조문집을 여러 번 읽으며 최종 정리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반대로 입법고시 직전의 경우에는 최신판례와 국회법 조문을 중심으로 최종정리를 하였습니다.)

특히 헌법의 경우 5급, 입법고시 이외에도 7급, 변호사시험, 법무사 등 헌법을 시험과목으로 하는 시험이 많아 상대적으로 기출문제의 풀이 넓고, 해설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기출문제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과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기출문제집을 구매해서 풀기보다는 공무원 시험 관련 기출문제를 모아놓은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여 연도별, 시험별로 문제를 풀고, 점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2) 언어논리

언어논리 과목은 최근 들어 난도가 계속 높아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과거 기출문제의 경우에는 독해 문제 지문에 특별한 표시를 하지 않거나, 논리 문제에서도 기호화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지 않고도 90점을 맞을 수 있는 과목이었다면, 지금은 소수의 ‘PSAT형 인간’이 아닌 이상 쉽게 고득점을 맞기 어려울 정도로 난도가 상승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PSAT에 진입했을 때, 수능 언어영역을 공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언어논리(특히 독해 파트)에서 고전하지 않을까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PSAT 언어논리 영역의 독해 문제의 경우 수능보다 상대적으로 지문 길이가 짧고, 1지문에 1문제만 배정되어 있어(19~20, 39~40번 제외) 수능이나 LEET 언어이해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언어논리의 경우는 크게 팁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사용한 전략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지문에서 단순히 일치 여부를 파악하여 정오를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의 경우는 1분 50초 이하로, 모든 보기/선지의 정오를 판단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최근 언어논리에 등장하고 있는 과거 상황판단에 많이 출제되었던 지문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는 문제의 경우, 공간적 위치나 순서와 같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개념의 경우에는 최대한 표시를 하도록 연습했습니다. PSAT 준비 기간이 짧거나 특정 지문 유형에 약하신 분들은 (예를 들면 과학 지문) 약한 지문의 유형 문제는 뒤로 미루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리 문제는 최근 어려워진 난이도를 생각한다면 모든 문제를 풀기보다는 문제 풀이 순서를 정해두고 일부 문제는 포기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는 논증 평가/비판, 논리게임, 강화/약화 문제, 논리 추론/도출 유형의 순서대로 풀었습니다. 특히 논리 문제의 경우 PSAT 기출과 다른 시험 문제 간의 차이가 있다고 보이기 때문에, 논리 부분이 약하시다면 시험 직전에는 기출문제 논리 부분을 모아서 리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자료해석

자료해석은 다른 과목에 비해 공부하는 만큼 점수의 상승이 보인다고 하여 정직한 과목이라 부르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도 처음 자료해석 문제를 풀었을 때 60점대의 점수를 받았지만, 집중적인 문제 풀이를 통하여 점수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자료해석의 경우 후반부에 나오는 계산식을 동원하여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거나 상황판단 문제와 비슷하게 추론을 필요로 하는 일부 문제를 제외한다면 1. 문제(보기, 선지)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빠르게 찾기 2. 해당하는 값을 계산하고 비교하기 두 단계의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문제에서 요구하는 자료(수치)를 빠르게 찾는 과정은 문제를 많이 푸는 과정을 통하여

속도를 향상할 수 있다고 봅니다. 5급 공채 기출, 입법고시 기출(2015년 이후) 문제만 아니라 전국모의고사, 강사 모의고사를 푸는 과정에서 기계적으로 문제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빨리 체크하는 연습을 한다면 계산속도 이외의 측면에서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계산입니다. 자료해석 문제를 풀면서 계산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5급 공채 수준의 문제의 경우에는 문제에서 요구하는 계산을 모두 정직하게 푼다고 하여도 40문제 중 36문제 정도를 푸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타민으로 대표되는 계산 연습을 통하여 계산에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되, 자료해석의 경우 다른 과목보다 실수가 발생했을 때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어 100% 정확도를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상황판단

상황판단 문제의 경우 어렵다는 하소연이 많이 들리고, 저 역시도 20년도 5급, 19년도 입법고시의 경우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19년도 5급, 20년도 입법고시의 경우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는 등 난이도에 따른 점수의 변동이 큰 편이었습니다.

퀴즈 문제의 경우 문제마다 접근법이 조금씩 달라 쉽게 점수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5급 공채 수준에서는 바로 대입할 수 있는 조건들을 체크하거나 경우의 수를 정직하게 체크한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통하여 연습한다면 어느 정도의 점수 상승은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들 퀴즈 문제의 경우 열심히 노력하여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지경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법조문 문제나 계산형 문제보다 평균적인 시간은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험가에 퍼져있는 1~10, 19~30, 39~40번 문제를 먼저 풀고, 퀴즈 부분은 나중에 푸는 방식과 같은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합격에 필요한 점수인 75~80점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사실 법조문, 계산형 문제에서 정답률을 최대한 높이는 방법이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2. 전반적 전략

PSAT의 경우 그날의 컨디션에 의해 점수가 달라질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심리적 측면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특히 시간 관리를 너무 의식하는 경우 마음이 급해져 남은 시간 동안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여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남은 시간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기보다는 본인의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시험 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징크스를 정리하여 시험에 대한 심적 부담을 이겨내려고 하였습니다.

3. 전국모의고사

2019년, 2020년 <법률저널> PSAT 전국모의고사에 5회씩 응시하였습니다. 전국모의고사를 통하여 본인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라 할 수 있지만, 그 외에도 실전 분위기를 경험하면서 (특히 작년, 올해 시험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문제를 푸는 경험) 본인의 문제풀이 전략을 테스트하고, 새로운 문제를 통하여 틀린 문제를 피드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 역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전국모의고사 한 회차의 점수/위치에 일희일비하거나 틀린 한 문제에 대하여 너무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자주 틀리는 함정/약한 유형을 중심으로 실전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세우는 것이 올바른 활용방법이라 생각합니다.

 

III. 2차 시험
 

1. 경제학

1) 미시경제학 : 미시경제학의 경우 정답을 도출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문제를 최대한 많이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시경제학의 경우는 김영산, 왕규호 교수님의 교과서와 미시 STEP3, 기출책, 120제 등을 통하여 많은 문제를 접하려고 하였습니다. 다만 처음 시험을 준비하면서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문제를 최대한 빨리 보겠다는 마음에 쉽다고 판단한 문제는 넘기거나 핵심적인 아이디어 정도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렇게 공부하는 경우 조금만 문제가 어렵게 나오면 풀지 못하고, 비슷한 문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문제 풀이의 시작점을 찾지 못하거나, 풀이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따라서 미시경제학의 경우 문제를 많이 접하되, 처음부터 본인의 응용력을 과신하여 문제풀이 과정을 생략하기보다는 느리고 지루하더라도 정식 답안에 가까운 답안을 작성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문제 밑에 바로 해설이 있는 문제의 경우 해설을 가리고 푸는 것을 권장합니다.

다만 올해 1문과 같이 미시경제학임에도 불구하고 서술을 요구하는 문제가 약간 있는데, 이 부분은 답안(전부는 아니더라도 핵심적인 서술)을 암기하는 것이 시간, 점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 거시경제학 : 거시경제학은 전통적으로 서술의 비중이 미시경제학의 그것에 비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트리니티, Zip을 2회 정도 읽고 본격적인 문제 풀이를 시작하였습니다. 다만 최근 5급 공채, 입법고시 문제의 경우 답을 도출하는 유형의 문제 역시 볼 수 있어서 계산문제 역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집으로는 STEP2, 120제를 주로 활용하였고 기출문제 해설은 기출책을 주로 참고하였습니다.

답안 작성을 열심히 한 편은 아니었지만, 답안 구성의 경우 그래프를 측면이나 밑에 먼저 그리고, 이를 수식, 모형을 사용하여 설명하는 방식의 서술을 시도하였습니다. 함의 부분은 무리하게 문제를 해석하려고 하면 사족이 되어 점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여, 책에 나와 있는 정도의 서술 내지는 결과를 한 번 더 읊는 정도로만 서술하였습니다.

3) 국제경제학 : 국제경제학의 경우 대표적인 모형 몇 가지만을 준비하여 방어적으로 준비하였습니다. 17~20년 5급 경제학의 경우 이들 모형만으로 문제를 푸는 데 큰 지장은 없었으나 두 번째 시험부터는 가을을 그냥 보내시기보다는 국제경제학을 공부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4) 기타 : 자주 틀리는 부분의 경우 따로 정리하여 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구간을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실수를 자주 했는데, 구간과 관련하여 ‘답을 낸 뒤에는 그 답이 음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항상 체크’ 하는 전략을 세워 함정을 피하도록 전략을 세웠습니다. 물론 전략을 세우는 데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비슷한 문제에서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문제 풀이를 통한 연습을 거쳐야 합니다.

2. 재정학

재정학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시경제학의 응용과목이라는 평과 경제학에 행정학적 시각을 더한 과목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18년 3문, 20년 3문의 경우처럼 최근 5급 공채의 경우 50점 문제가 재정학 고유의 함의보다는 미시경제학의 응용을 물어보는 문제도 있고, 19년 2문, 20년 1문과 같이 미시경제학에 비해 함의의 비중이 더 높은 문제 역시 있어 두 부분을 모두 적절히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실패, 여가(노동)-소득 관련 문제, 조세 일반 부분은 적당한 개념 숙지를 바탕으로 계산문제를 많이 접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공공선택론, 조세 각론, 재정적자, 지방재정과 같은 주제의 경우는 전형적인 문제에 대한 답안을 숙지하는 정도로 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1차 시험 이전에는 임봉욱 공공경제학, 트리니티 재정학을 중심으로 공부하였고, 1차 시험 이후에는 마인드, 모의고사의 Zip 책을 중심으로 강사 3순환 문제와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다만 아직 재정학을 다룬 책, 교재에는 미시경제학의 응용을 깊게 요구하는 문제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시경제학의 겹치는 부분에 대한 연습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은 대비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주요 과목과 달리 재정학은 시판되는 기출문제 풀이 교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출문제를 미리 정리하지 않아 시험 직전에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미리 강사 문제집에 포함된 기출 문제를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은 답안 스터디 등을 통하여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3. 통계학

19, 20년 두 해만 보면 수리통계학 출제가 ‘대세’라고 볼 여지도 있으나, 5급 공채 시험에는 경향이 없다는 격언과 통계학은 특히 출제 교수의 배경에 따라 출제 분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리통계학을 깊게 공부하되, 검정, 회귀 부분 역시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보입니다.

수리통계학 부분은 문제를 열심히 풀어 답을 틀리지 않고 정확하고 깔끔한 풀이과정을 서술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사용한 정리(공식)에 대한 증명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이들 정리를 단순히 수식으로 나열하기보다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말로 풀어서 설명하는 과정이 있을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추검정, 회귀 부분은 암기 위주로 공부하되, 회귀 부분의 성질 관련 증명은 암기가 어려워 손으로 따라 쓰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공부한 책으로는 남선일 자료집, 핸드북을 주로 사용하였으며, 기출문제 풀이와 관련하여 행정 입법, 금융공기업 통계학 책의 기출문제 풀이 부분을 참고하였습니다.

4. 행정법

행정법은 19년에 과락을 맞은 과목입니다. 19년 시험 당시에는 절대적인 공부량이 부족하여 시험에 불합격했는데, 특히 행정법의 경우 일정한 ‘회독’ 수가 확보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답안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특히 더 좋지 않은 점수를 기록했던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법학 과목은 일정 수의 회독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행정법 전반에 대한 기본적 이해 없이 얕은 암기만으로 사례를 많이 풀어본다고 하더라도 만족스러운 답안을 얻을 수 없었고, 비슷한 사례 문제를 본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작년 2차에 불합격한 이후 행정법 Workbook을 3회 정도 정독하면서 각 논점이나 학설의 근거, 의의를 깊이 생각하는 과정을 같이 거쳤습니다. 예를 들어, 하자의 승계 논점의 경우, 기본적으로 행정의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 측면과 기존의 위법한 행정행위가 다음 단계의 행정행위까지 이어진다는 점이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의 권리 구제 측면의 충돌이라는 점을 정리하여 답안지에 간단히 쓸 수 있는 정도로 정리하였습니다.

또한, 20년 5급 공채를 앞두고 최신판례와 행정기본법안 역시 같이 보았는데, 이들 내용이 시험에 직접 출제되지는 않았지만, 행정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행정기본법안의 내용은 하자의 승계 논점에서 재심사청구제도가 현재는 없지만, 행정기본법안의 내용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이 점이 아마 가점 요인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신판례를 보는 과정에서도 최신판례 내용 그 자체보다는, 판례의 내용에 있는 논리 전개 측면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포섭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의제된 인허가가 독립된 처분인지에 관한 판례에서는 직권 취소나 철회가 가능한 이상 의제된 인허가에 대한 쟁송취소 역시 허용된다는 근거를 들고 있는데, 이러한 근거를 다른 논점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비판적 사고 과정이 행정법 사례 해결 능력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특이한 점으로는, 전원합의체 판례의 경우 시간이 충분한 경우 법정의견만이 아닌 반대의견, 보충의견 역시 참고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과세규정 해석에 다툼이 있어 과세관청이 잘못 해석하였을 때, 과세처분이 무효인지에 관한 판례의 경우 법정의견은 기존의 중대명백설의 입장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넘기기 쉽지만, 반대의견과 보충의견을 읽는 과정을 통하여 무효/취소 구별의 의의, 조세행정의 특수성 같은 논점에 대하여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2차 시험의 경우 120분에 10장의 답안지를 쓴다는 것이 매우 어려워 최대한 시간을 줄여야 하고, 기본적인 논점에 대한 학설, 판례의 태도를 떠올리는 데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아까우므로 암기장 역시 충분히 활용해야 합니다. 시험 2달 전부터는 식사 직후와 같은 자투리 시간에는 행정법 암기장을 놓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사례의 경우 진도별 행시, 사시, 변시 기출 행정법 사례연습, 행정법 기출사례분석 책을 통하여 기출 사례 중심으로 공부하였고, 교수저 사례집의 경우 자신감과 시간의 부족으로 참고하지 못했습니다.

5. 행정학

시험 직전 행정학 3순환까지 답안 작성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행정학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하기에는 어렵지만, 간략히 공부했던 방법을 적어 봅니다.

수험생으로서 (시험)행정학이라는 과목 자체가 다른 시험과목보다 상당히 추상적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기본서보다는 서브노트를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본서를 단권화하여 서브노트를 만들 정도로 정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인터넷 카페에 올라와 있는 합격자 서브노트를 인쇄하여 공부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행정학에 대한 기본적 가치에 대한 이해, 행정학 각론에 있는 기본적인 제도 암기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행정학의 경우 매년 내용이 약간씩 바뀌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강사 자료를 참고하여 수정하거나 덧붙이는 정도의 수고는 할 필요가 있습니다.

행정학이라는 학문이 추상적이라는 점은 어쩌면 답안에서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사례 중심으로 답안을 전개할 수 있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년 입법고시 2차 행정학의 경우 1문의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와 관련한 문제에서 플린트 수질 위기와 일부 연관을 지어서 서술했는데, 2문에서 부족한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64점을 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문제의 상황과 맞는 사례가 상당히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재, 수업 자료에서 제시하는 사례뿐만 아니라 뉴스를 통하여 사회 문제를 찾아보고, 이들 문제와 어떤 사례(위의 예와 같이 해외 사례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를 엮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사례 제시가 어려운 문제의 경우, 특정 모형을 하나 잡아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5급 공채 3-2문제의 경우, 정책연합옹호모형을 일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그 부분과 연관 지어 설명하려고 노력하였고, 입법고시 3-2문제의 경우 Top-down 예산제도와 집중적으로 연관 지어 재정준칙이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려 노력하였습니다.

답안 방식과 관련해서는 행정학에 대한 지식이나 답안 작성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목차를 확실히 나누고 키워드를 많이 제시하는 방법보다는 상대적으로 정석적인 답안 작성 방식을 선택하였으나, 공부량이 충분하고 안정적인 점수를 원하시는 분들은 키워드 중심의 답안 작성 방식을 선택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6. 기타 전반적 전략

2차 시험은 기본적으로 1차 시험과는 달리 모든 문제에 대한 답안을 완성해야 하므로 1차 시험보다 시간 관리를 더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실전 시험을 앞두는 단계에서는 최대한 시간 내에 답안을 완성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실력이 충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간 내에 답안을 완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는 초시 시절에 공부량이 충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50점=1시간이라는 압박 때문에 초안지를 전혀 작성하지 않는, 좋지 않은 습관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밖에 최근 2차 시험 문제를 보면 상대적으로 지식의 양보다는 적성을 시험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시험 문제를 읽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고 문제를 정확히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행정법 1문 하자의 승계 논점의 경우 답안을 거의 다 쓰고 문제를 다시 읽어 보는 과정에서 가까스로 논점을 발견하여 논점 누락을 막을 수 있었지만, 행정학 3문의 경우 문제의 예방이라는 부분을 제대로 읽지 못한 나머지 갈등영향분석과 ADR을 반반씩 쓰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이와 같은 실수는 공부, 지식의 양과 무관하게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문제를 잘못 읽는 실수는 최대한 줄이셔야 합니다.

 

IV. 면접

말재주에 자신이 없고 발표를 하면서 막히거나 더듬는 경우가 많아 신림동 스터디/시뮬레이션 면접, 학교(행정대학원) 내 교수/합격생 모의 면접 경험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조직과 관련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경험 질문 대비 차원에서 예상 문제 리스트를 인쇄하여 미리 적당한 경험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면접에서 추가 질문으로 경험을 물어봤는데, 발표지에 작성하는 문제와는 달리 바로 답변해야 하는 점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미리 준비하시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딜레마 문제의 경우 모의면접을 통하여 대비하였고, PT 발표의 경우 스터디를 통하여 최대한 많이 써보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하여 긴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K-뉴딜과 관련하여 정부 홈페이지(knewdeal.go.kr)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이들 정보가 예산 확보 방안이나 PT 발표내용 확충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2차 시험 성적순으로 면접 결과가 정해진다고 하지만,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성실히 임할 필요가 있고, 또 면접에서 요구하는 순발력은 준비에서 나온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면접 준비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V. 마치며

운이 좋아서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부 방법을 서술하면서 공부했던 과정과 수험생활을 끝낸 입장에서 아쉬웠던 점을 모두 적느라 글이 장황해진 느낌이 있습니다. 다만 어떤 공부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스스로 본인의 실력, 공부 과정에 대하여 고민하는 과정을 꾸준히 거친다면 좋은 결과를 얻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덧붙여 수험생활 끝까지 지원해주신 부모님, 면접 과정에서 도움을 아끼지 않은 행정대학원 교수님, 합격생 선배에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더하여 이 글이 저와 같이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어 홀로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글을 마칩니다.

이주현·2020년 5급 공채 재경 합격·2020년 법률저널 제11기 ‘미래상’ 수상
경북과학고 졸업, 포항공대 수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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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느 2021-01-20 12:33:52
피셋이랑 2차 성적 모두 엄청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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