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공정성’ 논란까지 잡음 끊이지 않는 제10회 변호사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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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 공정성’ 논란까지 잡음 끊이지 않는 제10회 변호사시험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1.01.08 11:5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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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생들이 “본 적도 없다”던 문제가 모의고사에 나왔다?
법무부 “공법 기록형 출제위원 중 해당 로스쿨 교수 없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응시 및 방역대책 문제와 시험용 법전에 밑줄 허용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제10회 변호사시험에서 ‘출제 공정성’ 논란까지 터졌다.

2021년 제10회 변호사시험이 지난 5일부터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소재 대학에서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첫 날 시험과목인 공법 기록형에서 모 로스쿨의 모의고사에 나온 문제와 동일한 구조를 가진 문제가 출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문제는 종중 소유의 임야가 수용재결에 의해 수용된 사안으로 의뢰인인 종중은 해당 재결을 다투는 이의신청을 했으나 각하됐다. 종중은 수용재결 후 이뤄진 공탁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수용재결과 이의재결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있다. 아울러 예비적청구로 보상금증감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수험생들은 해당 문제가 모 대학에서 출제된 모의고사와 사실상 동일한 문제라고 주장하며 시험의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해당 문제는 시중에 출간된 어떤 교재에도 없는 문제로 다수 응시생들 사이에서 “본 적도 없는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은 소위 ‘불의타’였다는 점에서 더 문제가 된다.
 

모 대학 모의고사와 높은 유사성이 지적되며 논란을 빚고 있는 제10회 변호사시험 공법 기록형 문제
모 대학 모의고사와 높은 유사성이 지적되며 논란을 빚고 있는 제10회 변호사시험 공법 기록형 문제

시험 당일 서울대 인문관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 응시생들도 “이번 기록형은 거의 역대급이었던 것 같다. 보상금 증액에 관한 내용이 나왔는데 처음 보는 청구취지였다”, “보상금 증액을 한다는 것은 배웠지만 구체적으로 금액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뭘 써야 할지 모르겠더라. 시간도 너무 부족했다”며 해당 문제를 언급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리 유사한 문제를 풀어보고 시험을 치른 응시생들과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공정성,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강성민 변호사는 “원고가 우연히 종중이고 우연히 수용재결과 이의재결을 묶어서 무효확인을 구하고 우연히 그 무효사유가 보상금 공탁이 무효이고, 우연히 예비적 청구는 보상금증감청구소송이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변호사시험 문제에 대한 모범답안이 모 학교에서 배부된 자료에서 이름만 바꾸면 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제10회 변호사시험 문제 공법 기록형 출제는 범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10회 변호사시험 공법 기록형 문제와의 유사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모 로스쿨 모의고사 관련 자료
제10회 변호사시험 공법 기록형 문제와의 유사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모 로스쿨 모의고사 관련 자료 중 일부

정선균 서강대학교 로스쿨 대우교수도 비판적 의견을 냈다. 그는 “토지수용과 관련해 주위적으로 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수용재결 또는 이의재결을 다투고, 주위적 청구가 기각될 것을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상금증액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실무상 많이 행해지고, 이것이 2002년 민소법 개정으로 주위적 예비적 청구가 가능해지면서 그때부터 많이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강의 때 자주 설명하기는 한다. 즉 이러한 유형의 문제 자체는 출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위적 청구에 수용재결과 이의재결 모두 무효임을 구하는 것과 그 원인이 보상금을 공탁하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은 정말 '지나치게' 지엽적인 사실관계라서 미리 연습하지 않고서는 어느 누가 이 문제를 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 문제는 시험 전에 접해보지 않고서는 정말 공법기록의 신이 와도 답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어 “그런데 거의 똑같은 사실관계가 담겨 있는 문제가 특정학교 학생에게 자료로 배포되어, 그 학교 학생들은 그 문제를 접해보았다면 이건 거의 문제유출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조용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법무부는 수험생들에게 “공법 기록형 문제 출제위원 중 해당 로스쿨 소속 교수는 없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강성민 변호사는 법무부의 문자와 관련해 “출제위원이 외부와 접촉 후 문제를 출제했다는 걸 인정하는 꼴 밖에 안 된다. 결국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공모인 것인지 아니면 출제시스템의 문제인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아가 출제위원 명단의 즉각적 공개와 수험생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는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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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법기록형 재시험 또는 전원정답처리 2021-01-08 17:45:48
사상초유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한정된 촉박한 시간에서 이같은 유형을 처음 보는 학생들에 비해 문제를 훨씬 단시간에 풀고 타 문제에 많은 시간까지 할애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굉장히 생소하고 특이했다는 저 문제의 답까지 당연히 맞췄을 것입니다. 저 영역에 한해 재시험이 정말 당연합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이 영역에 대한 전원정답처리와 채점제외가 정말 당연히 마땅합니다.
이건 완전히 공정한 시험에서 어긋났습니다.
법적인 조치 또한 줄지어 이어질 것입니다.

올해는 등수까지 나오는데 2021-01-08 20:18:39
올해는 등수까지 나오는데,
이 문제 하나로 향후 50년 60년 동안 따라다닐 변호사시험 등수가 상당히 크게 바뀔수도 있겠네요.
미래 커리어까지도 충분히 바뀔수 있는 사안입니다.
이게 공정한가요?
전면 재시험을 요청합니다 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공법 기록형 전원만점처리 및 채점제외를 요청합니다.

이원형 2021-01-13 17:23:33
각종 국가 고등고시 2차를 3일~5일에 걸쳐 치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있을 것이다.
첫째날 그것도 50점짜리 큰 문제를.. 내가 봤던 문제랑 똑같이 나온걸 인지 하고 자신감 있게 치룬 사람과
, 완전히 처음 본 문제라서 망치고 나온 사람의 둘째날 부터의 멘탈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건 단순히 한 문제가 똑같이 나왔다고 모든 수험생을 다 만점처리하거나 오답처리함으로써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전면 재시험을 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합격률을 올려서라도.. 적절한 사후대책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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