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의 공부혁명 / MBTI로 공부 한번 잘해보자(13)
상태바
박정훈의 공부혁명 / MBTI로 공부 한번 잘해보자(13)
  • 박정훈
  • 승인 2020.12.30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정훈  MBTI 학습 컨설턴트

이 글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학습 전략에 대해 MBTI 성격유형검사의 많은 이론 중에서 오로지 학습과 관련된 부분에 한정해서 쓰였다. 현재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그리고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그리고 이들을 옆에서 멘토하고 있는 부모님이나 학원 강사와 같이 분들, MBTI 학습컨설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내용이 구성되었음을 밝힌다.
 

☞ 지난호에 이어

4.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데?

3) 의미 기억과 일화 기억

필자는 어릴 때부터 단순 암기가 세상 제일 싫었다. 특히 국사 과목에서 연도 외우고 영어 단어 외우는 것 자체가 끔찍이 싫었다. 솔직히 해도 잘 안 외워지고 성격도 게을러서 외우고 앉아있는 것 자체도 너무나도 싫었다. 근데 재미있는 건 어떤 사건의 흐름이나 소설, 드라마의 줄거리, 특정 사건의 의미나 맥락 등은 너무나도 잘 외워지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창원에 내려와서 아버지랑 함께 사업체를 운영할 때 늘 일련의 사건들 흐름은 매우 잘 기억하나 사람 이름, 숫자, 용어 등을 너무 못 외워서 아버지께 구박 아닌 구박을 많이 들었다.

“니는 좀 전에 보고도 기억 못하나?”

“꼭 기억해야 합니까? 장부 보면 다 나오는데?”

그러나 이런 경우도 있었다. 단순 암기를 매우 잘하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할 때였다. 전화번호, 등록번호, 사람 이름 등등 한 번 들으면 매우 잘 기억하는 사람과 같이 일을 하게 되면 필자처럼 그런 기억력이 안 좋은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편하고 좋다. 하지만 가끔 이런 사람들은 일의 순서나 흐름, 과정 등에 대한 기억은 많이 틀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억력이 정말 좋은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서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의 과정을 말할 때는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을 보면서 뭔가 차이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러던 중에 한국 노바티스 주식회사에 들어가서 중추신경계 질환 중의 하나인 치매 약물을 담당하면서 인지기능과 기억에 대해 많이 공부할 수 있었다. 특히 서울 보라매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이준영 교수님과 이대목동병원의 신경과 정지향 교수님의 도움으로 인지와 기억에 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 외 치매 학회나 다른 대형병원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인지기능에 대해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기억의 분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공부에 크게 관련이 되는 기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의미 기억(S, semantic memory)과 일화 기억(E, episodic memory)으로 나뉘게 되는데 의미 기억은 일반 지식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단어의 사전적 정의나 어떤 일이 지니는 의미 등을 기억하는 것이다. 대부분 방대한 양의 정보를 외워야 하는 공무원 시험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이 의미 기억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에 반해 일화 기억은 경험했던 사건의 기억이나 일련의 순서가 있는 것들에 대한 순서의 기억 등을 말한다. ‘내가 언제 무엇을 했고 누구와 있었고 무엇을 먹었다’ 혹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줄거리를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근데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들마다 자신에게 특화된 기억의 종류가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의미 기억이 좋고 어떤 사람들은 일화 기억이 좋다는 것을 발견했다. 필자의 경우에는 어릴 때부터 일화 기억이 특화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부터 단순 암기가 그렇게 안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떤 과정, 흐름, 맥락 등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또 처음부터 끝까지 틀리지 않고 잘할 수 있었다. 단지, 그 과정에서의 연도나 사람 이름이나 지명 같은 것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시험에서도 단답식인 경우 그 답이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아도 그 답에 관해 부수적인 설명을 하라고 하면 또 잘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해 의미 기억에 특화된 동생은 세부적인 정보는 기억을 매우 잘했다. 이름이나 숫자, 단어, 용어, 연도 등은 매우 잘 기억하나 같이 저질렀던 일의 순서는 자주 틀리곤 했다. 이를 토대로 현장에서 수험생들을 만나서 단순 암기가 잘 되는지 혹은 흐름이나 맥락이 있어야 기억이 잘 되는지를 물어보면 꼭 어느 한쪽으로 대답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대니얼 샥터(Daniel L. Schacter)와 엔델 툴빙(Endel Tulving)이라는 심리학자는 의미 기억과 일화 기억에 대해 관여하는 뇌의 부위와 체계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두 학자의 기억모형에서는 의미 기억은 측두엽과 간뇌가 관련되어 있고 일화 기억은 전두엽이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즉 활성화되는 부위가 다르다는 의미이다. 물론 현재 인지심리학자들 사이에서 많은 이론이 있고 사람의 인지기능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기에 한계가 있어서 그와 관련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인지심리학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여기에서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나타나는지와 그래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논하기로 하자.

많은 수험생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본 결과 발견했던 재미있는 사실은 SS 타입들은 의미 기억이 좋은 사람이 많고 NN 타입들은 일화 기억이 좋은 사람이 많았다. 특히 SJ 기질의 사람들은 의미 기억에 특화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SN 타입 중 일부는 분명 S형인데도 불구하고 일화 기억이 좋은 경우가 있고, NS 타입 중에 일부는 반대로 의미 기억이 좋은 경우도 있다. 체감상 S형들의 80% 정도가 의미 기억, N형들의 70% 정도가 일화 기억이 좋은 것 같았다. 필자의 경우는 SN에 일화 기억 타입이었다.

구 분

특 징

활 용 법

의미 기억

단순 암기에 특화

요약집, 필기 노트 외우기

일화 기억

경험, 과정, 맥락을 기억

직접 요약,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

그래서 S형의 성격유형들은 학습할 때 S형의 특징을 보이며 의미 기억이 특화된 경우(SSS)와 일화 기억이 특화된 경우(SSE), N형의 특징을 보이면서 의미 기억이 특화된 경우(SNS), 일화 기억이 특화된 경우(SNE)로 나누어 볼 수 있고, N형의 성격유형들은 학습할 때 N형의 특징을 보이며 일화 기억이 특화된 경우(NNE), 의미 기억이 특화된 경우(NNS), S형의 특징을 보이며 일화기억이 특화된 경우(NSE), 의미 기억이 특화된 경우(NSS)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렇게 표시하는 것이 그 사람의 학습에 대한 특징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공부에 있어 자신이 잘하는 기억의 스타일이 어떤 종류이냐에 따라 학습효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예컨대, 공무원 시험이나 단답식 시험에서는 의미 기억이 좋은 편이 월등히 유리하다. 하지만 서술식 시험이 주가 되는 각종 고시 같은 시험에서는 전체적인 맥락의 흐름을 잡고 글을 풀어나가야 하므로 일화 기억이 매우 유리하다.
 

그래서 만약 자신이 공무원 시험 같은 방대한 암기량이 특징인 시험을 준비하는데 일화 기억이 좋은 경우에는 전체를 우선 파악하여 하나의 요약본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 주제별로 묶어서 분류한 다음 하나의 맥락, 흐름, 스토리가 보이도록 정리해나가면서 전체 내용을 일화 기억이 선호하는 형태로 다듬는 과정을 통해 쉽게 외울 수가 있다. 특히 스스로가 소 주제별로 묶어서 분류하고 정리하는 과정 자체를 일화 기억으로 기억해버리기 때문에 나중에 기억해내는 과정에서 매우 도움이 된다. 또 한자를 공부할 경우는 부수별로 묶어서 어떻게 한자가 파생되어가는지를 파악하면서 기억하는 게 도움이 되고 영어 단어를 공부할 때도 단어의 뜻, 영영사전에서의 정의, 어근, 어원, 접두사, 접미사, 파생어, 그리고 활용 등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그 단어의 일화적인 부분을 기억하게 된다. 자신이 일화 기억에 특화된 경우라면 직접 자신만의 요약집을 만든다는 각오로 공부에 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게 훨씬 공부 기간을 단축한다.

☞ 다음 호에 계속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