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19) /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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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19) /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 정명재
  • 승인 2020.12.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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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세상은 더 없이 어지럽게 흔들리는 요즈음이다. 연말의 정취와 새해에 대한 희망을 품는 것이 아득히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평범한 일상이 그립고, 특별한 이벤트 없이 하루가 흘렀던 지난날도 그립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은 그치지 않는다.

수험생으로 살아가는 일도 여간 힘겨운 게 아닐 것이다. 독서실이나 도서관을 마음 놓고 다닐 수도 없다. 그렇다고 집에 처박혀 유튜브나 드라마를 보는 일도 식상하긴 마찬가지다. 무엇인가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지내지 않는다면 시간을 정말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기 딱 좋은 시절이다. 공무원 수험생이 되었고, 자격증 도전에 몰두하는 수험생이 되었다면 지금의 춥고 힘겨운 계절을 지혜롭게 보내야 한다. 마음이 움직이면 행동이 뒤따르는 법이다. 스스로의 결심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시험이란 도전에 이길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가?
 

아침에 눈을 떠 오늘 할 공부분량을 정해야 한다. 한 주(週)의 시작에는 이번 주에 할 공부분량을 대략적이라도 정해야 한다. 한 달의 처음에는 이번 달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내년에 성취할 그대의 목표들을 설정해야 한다. 경영학에서 배우는 PDCA(Plan-Do-Check-Action)를 수행해야 한다. 우리의 인생에서는 각자가 모두 CEO인 것이다. 자신의 인생경영 역시 한 기업의 경영과 다를 바 없다. 타인의 성공을 부러워만 해서는 안 된다. 어느 기업도 처음부터 대기업은 아니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영세한 규모에서 굴지의 기업으로 도약한 것이었다.

혼란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는 외부의 환경이다. 스스로 어떻게든 노력해서 바꾸거나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변화의 주체는 먼저 내면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내가 거울을 보고 웃으면 거울 속의 나도 그대로 웃는 것처럼 말이다. 환경의 불안정을 탓하기보다는 이 보다 더 강력한 내적인 강인함을 갖는 것이 바로 다구치 겐이치 박사 이론의 핵심인 ‘로버스트 설계(robust design)’이다. ‘강건설계’라고도 불리는 로버스트 설계는 인생을 설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외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데 들인 노력과 비용을 아주 적은 비용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론인데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내적인 강인함이다. 누구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손 놓고 주저 앉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고 있다. 마스크를 쓴 채 서로의 거리를 확인하는 세상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당분간이길 바라고 또 바랐지만 일상은 변했다. 혹독한 세상에서도 우리는 각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만 한다. 언제나 바람은 밖에서도 그리고 안에서도 불고 있었다. 오로지 내면의 나만 고요하고자 한다.

새벽에 들어갔다 일이 밀려 아침 일찍 서재로 나온 하루다. 잠시 쪽잠을 청하여 피로를 풀고 다시 일에 몰두하니 하루가 저문다. 작은 사무실에 나만의 책상과 독서등 그리고 스피커에서 울리는 작은 피아노 음악을 벗 삼아 보낸다. 책 작업은 때론 고통스러운 일임에 분명하지만 원고를 마치는 날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며칠에서 몇 달을 보내야 한 권의 책이 나온다. 이번 달에는 여섯 권의 책을 출간한다. 거의 3개월의 시간 동안 교재 쓰는 일에 매달렸기에 경제적 생활은 늘 곤궁하기만 하다. 내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라 누구를 탓하기도 어려워 늘 내 탓으로 돌린다. 학자의 성품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누군가가 나의 책으로 공부하여 합격을 도모할 것이기에 신경 쓸 것들이 참 많다. 그래도 책이 출간되고 수험생의 응원 섞인 글들이 올라오면 힘이 생긴다.

세상의 어떤 저자도 혼자서 책을 즐기기 위해 글을 쓰는 이는 없다. 수험생이 보는 수험서를 집필하지만 독자가 찾는 책을 쓰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시험을 보는 일이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기에 나침판이 되고 등대의 역할이 되길 소망하며 원고를 썼다. 이쯤에서 독자의 시선을 살펴보고 싶다. 나 역시 독자일 때가 있었다. 책을 품평하며 책의 흠을 잡거나 부족한 부분을 애써 거론하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어떤 책이든 저자는 최선을 다해 원고 작업을 하였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배우가 객석의 박수소리에 귀 기울이듯, 저자들은 자신의 책이 얼마나 시장에서 환영받는지를 궁금해 한다. 독자들은 알아야 한다. 어떤 수험교재도 완벽한 수험서는 없다는 것을. 다만 도움이 될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이 정도에서 만족하고 부족한 부분은 열심히 찾아 자신에게 완벽한 책으로 보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렇지만 많은 수험생들은 책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 저자는 머리말부터 교재 한 페이지마다 편제부터 내용까지 어느 부분을 가감해야 할지를 무척이나 고민하곤 한다. 필요한 설명과 불필요한 설명을 구별해 페이지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수험생에서 합격생으로 가는 데 있어 필요한 도구로는 수험서가 빠지지 않는다. 병사에게는 무기요, 여행자에게는 나침판인 것이다. 한 권의 좋은 수험서를 만들기 위해 언제나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언제부터인가 수험서는 저자의 노력과 상관없이 광고와 미디어의 노출로 인한 마케팅으로 좌우되었다. 책의 내용을 비교하고 면밀히 살펴보기보다는 남들이 많이 찾는 책이라는 이유로 선택을 하는 것이다. 각자의 학습수준이 다르고 현재의 배경지식이 다르기에 어떤 책은 어렵게 느껴지고, 어느 경우는 쉽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좋은 수험서 한 권을 잘 만나는 일은 앞서 이야기처럼 좋은 무기와 정확한 나침판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나의 경우 책을 구입하는 데에 돈을 아낀 적은 없다.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한 페이지를 참조하더라도 구입을 했던 것 같다. 수험생에게도 자신에게 맞는 수험서를 고르는 지혜와 열정이 요구된다.

한겨울의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 매서운 바람과 추위가 몰려올 것이지만 내면의 강인함을 기르고 각자가 꿈꾸고 누리려 했던 세상으로 한 발씩 다가가길 소망해 본다.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거창한 꿈이란 없다.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후회를 줄일 수 있으며,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돕는다. 공부란 것이 반복의 노력이고 연습만이 완벽을 만드는 법이다. 처음에는 어렵고 낯선 지식과 개념도 자주 보고 읽다 보면 차츰 내 것이 된다. 경쟁은 남들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와 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경쟁자를 두려워 말고, 외부의 환경에 좌우되지 말며, 자신의 내면에 싹트는 나태(懶怠)와 무지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바람은 고요하고자 할 때, 제일 먼저 스스로를 마주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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