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낙타 바늘귀 뚫고 법원행시 최연소 꿰찬 김다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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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낙타 바늘귀 뚫고 법원행시 최연소 꿰찬 김다영 씨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0.12.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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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영·2020년 제38회 법원행시 최연소 합격/부산외고 졸·연세대 계량위험관리학과 3학년
김다영·2020년 제38회 법원행시 최연소 합격/부산외고 졸·연세대 계량위험관리학과 3학년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은 것 단기 합격의 비결”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올 법원행정 시험일정이 마무리됐다. 2020년 제38회 법원행시에는 총 1779명 지원해 평균 17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중 법원사무직은 8명 모집에 1536명이 지원해 192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법원행시 경쟁률이 높아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올해도 이런 기록적인 경쟁률을 뚫고 법원사무직에서 8명이 최종 관문을 통과해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

이 가운데 최연소 합격자는 96년생으로 남녀에서 각각 1명이 나왔다. 그중 여성 최연소의 주인공은 김다영 씨다. 김 씨는 부산외고를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 계량위험관리학과(QRM) 3학년에 재학 중인 재원이다. 김 씨는 연세대 법학과 출신으로 2007년 제25회 법원행시에서 최연소를 차지했던 유승환 사법보좌관의 뒤를 잇게 됐다. 유 사법보좌관은 법원행시 수험생들의 필독서인 ‘법행 바이블’의 저자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법원행시 합격자 연령대는 높은 편이다. 과거 사법시험을 준비했거나 법학 전공자들의 응시자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법학 비전공자와 나이 어린 합격자들이 나오고 있다.

김다영 씨도 만 24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다. 그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소감 한마디 해달라는 말에 “최종합격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 매우 기쁜데, 최연소라고 하니 그저 영광”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김 씨의 전공은 다소 생소한 계량위험관리학이다. 경제학과 통계학의 융합이라고 설명한 그가 법학이 주류인 법원행시 도전의 계기가 궁금했다. 무엇보다 사익보다 공익적 가치에 더 관심의 컸던 꿈이 법원행시 도전으로 이어졌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저 또한 장래희망이 몇 차례 바뀌어 왔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영리를 추구하기보다는 공익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며 “대학생이 된 후에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고, 나아가 국민의 봉사자로서 사회에 보탬이 되고 국가에 쓰임 받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그러던 중 대학교 교양수업으로 법학을 처음 접하게 되면서 법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고, 구체적으로 진로를 알아보면서 법원행시라는 시험을 알게 되었다”며 “적성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법원이라는 곳이 직장으로서 매력적으로 느껴져 법원사무관으로 장래 진로 방향을 잡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법학은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학문이다. 수험용 법학이라 하더라도 개념과 법리를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도 김 씨는 법학 비전공자면서 2년이라는 단기간에 합격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그 비결을 묻자 그는 “올해 무조건 ‘필합격’ 한다고 생각하면서 불안감을 가지지 않으려 했다”며 “자신을 믿으면서 노력, 시간 등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열정과 간절함으로 공부하였고 운도 따라주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법학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은 법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암기하며 숙달하기 위한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그리고 단기간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하루 공부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매일 최소 13시간 이상을 공부에 집중하였으며,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하여 밖에서 길을 걸을 때뿐만 아니라 설거지를 하거나 화장실을 갈 때도 정리한 암기장을 가지고 다녔다”고 말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은 것이 단기 합격으로 이어진 셈이다.

법원행시의 특이점에 관해 김 씨는 우선 1차 객관식 시험과 2차 논술형 시험의 간격이 두 달밖에 없어서 그해 6월경까지는 2차 준비를 병행해야 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꼽았다.

“중요 판례 숙지와 예상 단문 주제 정리가 핵심”

또한, 1차든, 2차든 최신 판례의 비중이 높고, 학설보다 조문과 판례 학습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어 그는 “1차 시험의 경우 특히 형법에서 개수형 문제가 많으므로 정확하고 다양한 직렬의 최대한 많은 문제 풀이를 통해 개수형 문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2차 시험 대비방법은 기본서를 통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중요 판례에 대한 깊이 있는 학습과 예상 단문 주제 정리가 핵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1차 공부는 치밀함을 보였다. 민법과 형법의 경우 1, 2차 병행학습으로 기본기를 쌓고, 1차 시험일 2달 전부터는 1차 준비에만 ‘올인’하여 판례와 조문 위주 학습으로 객관식 감각 기르기에 집중했다. 법원행시 특성상 최신판례 출제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최근 5개년 판례를 더욱 꼼꼼히 정리했다.

또한, 그는 법무사, 법원직 9급, 법원사무관승진시험 등의 기출문제를 풀면서 법원직렬 시험만의 경향을 파악하고 변호사시험, 법전협 모의고사에서도 법원행시에 출제될 수 있는 지문을 정리하면서 최대한 다양하게 많은 문제를 풀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반복해서 풀다가 자주 틀리는 선지와 헷갈리는 판례들을 따로 정리해두었고 이를 시험 직전까지 보았다. 민법의 친족상속법과 헌법의 주요 조문을 더욱 유심히 보았다. 여기에 학원 모의고사 응시를 하여 실전 감각을 기르고,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문제를 풀어보면서 적응을 하려고 했다.

1차에서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헌법을 들었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기본서를 정독하면서 최대한 많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었다. 헌법재판소 판례도 최신판례 위주로 보되, 중요 판례는 전문을 읽으면서 더욱 꼼꼼히 보았다. 헌법은 부속법령도 나올 수 있어서 따로 부속법령집까지 구해서 개정된 부분 위주로 보면서 눈에 익혀두려고 했다. 다만 헌법은 2차 시험 과목이 아니어서 너무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전략적인 판단이 있었고, 민법 형법에서 고득점을 하면 낮은 헌법 점수가 상쇄되므로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조언했다.

“2차 공부 기본기 탄탄히 하는 데 초점”

2차 공부는 우선 기본기를 탄탄히 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래야 문제가 어떤 식으로 나오던지 문제를 잘 풀고 출제자(및 채점자)가 원하는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공부 덕분에 올해 민사소송법의 경우 특히나 다소 지엽적인 부분에서도 출제되었는데, 기본서를 구석구석 보면서 공부를 했던 것이 득점에 유리했다. 민법과 형법은 올해 암기장을 추가로 보았는데, 어느 부분이 사례화 될 수 있는지 파악하는 용도로 활용하였고, 사례형 문제를 풀 때 쟁점을 도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답안 작성의 경우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 공부하다 보니 처음에는 사례집의 모범 답안을 눈으로 익히면서 전체적인 구조와 틀을 잡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또한, 학원에서 답안지 특강을 들고 실제로 2시간씩 문제를 풀고 답안을 작성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답안특강을 통해 어떤 펜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기초적인 것부터 어떤 내용이 답안지에 반드시 작성되어야 하는지 등 답안작성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했다.

지난해는 행정법 공부시간이 제일 적었고 최신판례도 따로 보지 못한 채 2차 시험장에 들어갔었다. 결과도 뻔했다. 하지만 올해는 행정법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1차 시험이 끝난 두 달 동안은 매일 하루에 4시간씩 집중해 공부했다. 특히 최신판례를 꼼꼼히 공부했고, 그중에서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보았던 판례가 올해 1문으로 출제되는 운도 따라주었다. 그리고 단문준비는 핸드북으로 했는데, 출제 가능성이 높은 A급 위주로 정리하되 다른 쟁점들도 어느 정도 대비를 했던 것이 최고득점(행정법 69점)으로 이어지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답안작성과 관련해 그는 지난해의 경우 문제를 읽고 쟁점을 파악하여 전체적인 틀을 잡고 결론을 도출하는 연습을 하였다면 올해는 세부적인 논거를 추가하여 전체적으로 논리정연한 답안을 완성하는 데 주력했다. 또 판례를 공부할 때 단순히 결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요 논거들과 법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이를 답안지에도 현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문제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의 개념과 취지, 관련 조문을 먼저 적고 답이 되는 판례를 적시하는 방식으로 작성했다.

면접시험에서 그는 집단토론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따라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되 자신의 의견은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 있게 말하려고 했다. 개별면접 때는 너무 긴장하지 않고, 솔직하면서도 당당하게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차분하게 대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수험 기간에 건강관리는 우선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했다. 그는 매일 7시간 정도 충분히 수면시간을 가지면서 필라테스로 근력운동을 병행하여 체력을 기르려고 노력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조심스러워지면서 집 안에 있는 동안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풀어주려고 했다.

2차시험 준비는 복학으로 학교 수업과 병행해야 하는 관계로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특히 중간고사 기간이 2차 시험일과 겹치면서 더욱 힘들었다. 그래도 법원행시가 우선이라고 생각해 2차 시험 준비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융통성 있게 시간과 체력을 조절하면서 버텼다. 김 씨는 “체력적, 정신적으로 한계적인 상황에서 잘 견디고 이겨내는 것도 고시제도의 존재 이유이자 평가요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법원공무원 되겠다”

그가 꿈꿔왔던 법원사무관이 이제 현실이 되면서 설레게 될 그에게 앞으로 포부를 물었다. 그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저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저의 능력과 역량을 키워나가고,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법원공무원으로 성장하여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사회생활의 시작인데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법원 가족들과 함께 법원에서 제 인생의 그림을 멋지게 그려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법원행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말에 그는 “법학 입문자분들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우선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법원사무관에 대한 꿈이 분명하고 열정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힘든 수험생활이지만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끝까지 잘 견뎌내셔서 원하시는 바를 이루시길 기원한다”고 힘찬 응원을 전했다.

끝으로 김 씨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주위의 도움이 컸다면 감사의 인사말을 남겼다.

“제가 어떤 선택을 하던 항상 믿고 지지해주시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 또한, 공부하는 동안 매번 정성스럽게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주신 이모님께도 정말 감사드리고, 응원해주신 다른 친척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힘이 되어준 친구들, 학원에서 알게 되어 챙겨주신 분들, 면접 준비 도와주신 분들께도 모두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씨줄과 날줄이라는 올들이 서로 겹쳐 짜이면서 천이 이루어지듯이 인터뷰를 통해서 본 김 씨의 공부는 뜨개질하듯 촘촘해 빈틈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토시 하나, 한숨 한 자락이라도 놓칠 수 없어 인터뷰가 길어졌다. 앞으로 더 큰 꿈을 향해 달려갈 그를 응원한다.

김다영·2020년 제38회 법원행시 최연소 합격/부산외고 졸·연세대 계량위험관리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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