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법원행시 최연소 합격 이후현씨 “매일 꾸준히 공부한 게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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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법원행시 최연소 합격 이후현씨 “매일 꾸준히 공부한 게 비결”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0.12.18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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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법원행정고등고시 최연소 합격 이후현씨공주고등학교 졸업/충남대 행정학과 4학년 재학
2020년 법원행정고등고시 최연소 합격 이후현씨
공주고등학교 졸업/충남대 행정학과 4학년 재학

 

“코로나19로 인한 불편과 불안, 긍정적 자세로 극복”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법원사무관 될 것”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법원행정고등고시는 각종 고시 중에서도 가장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으로 꼽힌다. 공부해야 하는 분량 자체가 방대할 뿐 아니라 법원행시 특유의 출제경향, 무엇보다 극소수의 선발인원이 법원행시를 ‘난공불락’으로 만든다.

워낙 벽이 높은 시험이기에 여러 고시 중에서도 법원행시는 합격자들의 연령대도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난공불락을 넘어선 이들이 매년 나오게 마련이고 그 중에는 상대적으로 짧은 수험기간에 큰 성과를 거두는 이들도 있다.

2020년 제38회 법원행시에서 최연소 합격을 차지한 이후현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종합격까지 그의 수험기간은 약 4년. 언뜻 보면 그리 짧은 기간은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법원행시의 높고 단단한 벽과 이씨가 법학 비전공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빨리 합격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만큼 기쁨도 클 터. 제일 먼저 최연소 합격의 소감을 물었다. 그는 “어려운 시험인데 최연소로 합격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유능하신 분들과 법원에서 함께 일하게 되어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올해 만 24세에 불과한 이씨는 공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충남대학교 행정학부에 진학, 현재 4학년에 재학중이다. 전공과 거리가 있는 법원행시를 준비하게 된 이유는 뭘까. 그는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법에 관심이 있었고 항상 법원에 들어가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했다.

막연하던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 것은 2017년 말로 처음에는 법원 9급 강의를 들으며 법학 공부의 기초를 쌓다가 서울에 올라와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고 3번의 도전 끝에 최종 합격, 나아가 최연소 합격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합격을 할 수 있었던 비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씨는 “특별한 방법은 없었던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1차의 경우 기출문제 지문으로 구성된 OX 문제집을 수차례 회독한 것이 큰 도움이 됐고 2차는 큰 쟁점 위주로 뼈대를 잡고 판례를 한 두 문장으로 압축해서 정리했는데 그 방법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자신의 공부 노하우를 간단히 소개했다.

이어 “하지만 무엇보다 매일매일 꾸준하게 공부를 한 것이 가장 큰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꾸준함은 언제나 합격의 정도(正道)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답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법원행시는 다른 시험과 다른 여러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씨는 “합격자가 타 시험에 비해 소수이기에 경쟁률이 높고 주변에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어려운 점”이라며 수험 환경적 차이를 언급했다. 출제경향과 관련해서는 “1차의 경우 문제 지문이 길고 개수형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는 것이 특징이고 2차의 경우 어떤 쟁점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공부해야 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렇다면 이씨는 법원행시의 독특한 부분을 어떻게 공부 방법에 반영했을까. 먼저 1차시험의 경우 개수형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문별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법원행정처 주관 시험 기출문제의 지문이 담긴 OX 문제집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문을 프린트해서 틈틈이 암기했고 최신판례의 경우 관련 강의를 수강하면서 대비했다”고 전했다.

1차에서는 부속법령 등 단순 암기가 필요한 사항이 많은 헌법이 가장 어려웠다. 이씨는 “논리가 아닌 단순히 법조문을 아는지 여부에 따라 갈리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며 “헌법과 부속법령을 프린트해 틈틈이 봤고 OX 문제집을 보면서 노력했다”고 난관을 극복한 방법을 설명했다.

2차 공부는 과목별로 큰 틀을 잡고 이에 살을 붙여 나가는 방식으로 준비했다. 특히 쟁점이 되는 판례들을 키워드 중심으로 압축해 암기했는데 공부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2차시험에서는 민사사송법에 애를 먹었다. 그는 “절차법이라 그런지 책을 봐도 두루뭉술하게만 느껴졌다”며 “절차법이기에 소송절차의 시간 흐름에 따라 틀을 잡았고 소송의 정상적인 진행을 원칙으로 중복소제기 등과 같은 장애사유를 예외로 하여 공부했다”고 말했다.

법원행시 2차시험은 논술형 시험이기 때문에 답안작성 요령이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도 그것을 답안지에 논리적으로 현출해 내지 못한다면 결코 합격할 수 없는 것이다.

이씨는 답안작성에 있어서 ‘목차’와 ‘키워드’에 특히 신경을 썼다. 그는 “목차를 보다 구체적으로 잡기 위해 노력했고 판례 문구를 정확히 암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압축 서술을 연습했다”고 자신의 답안작성 노하우를 알려줬다.

답안의 구성 측면에서는 “문학판검 형태로 작성할지 결론과 논거 형태로 작성할지 고민했는데 어떤 방식이든 상관이 없는 것 같다. 내 경우는 양자를 혼합해서 작성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어렵기로 손꼽히는 법원행시의 필기시험 난관을 잘 넘어왔는데 아직 면접시험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다. 특히 올해는 2차시험에서 동점자가 발생하면서 예년에 비해 많은 합격자가 나와 면접시험 경쟁이 한층 치열했다.

이씨도 “이번 시험은 2차시험 합격자가 많았기 때문에 합격자 모두가 긴장한 면접이 아니었다 싶다”고 면접시험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면접은 공직자로서의 각오와 자신감, 태도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면접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인성검사 때 2차 합격자들을 만나 스터디를 꾸렸다. 예상 질문을 뽑아보고 의견을 공유하면서 면접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수년간 이어지는 수험 생활을 견뎌내려면 몸과 마음의 건강이 받쳐줘야 한다. 이씨의 경우 체력이 떨어지면 스트레스를 받고 슬럼프에 빠지는 경향이 있어 올해는 틈틈이 밖에 나가 30분 정도 뛰면서 체력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몸이 지쳤다는 생각이 들 때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컨디션을 관리했다. 마음의 관리에는 신앙생활의 도움이 컸다. 합격에 대한 불안감을 매주 교회에 나가 신앙생활을 하며 극복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몸과 마음의 건장을 유지하는 게 특히 어려웠다. 이씨는 올해 전체를 수험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으며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공부해야 했고 코로나에 걸릴 경우 시험 응시가 어렵기 때문에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합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공부하면서 하루하루 견뎌냈다. 이 외에도 공부를 하면서 슬럼프고 올 때는 휴식을 취하거나 친구를 만나면서 극복했다”며 수험 위기를 극복한 방법을 전했다.

어떤 상황이 닥치든 매일 한결같이 꾸준한 노력을 이어간 결과가 지금 최연소 합격이라는 결실로 맺어졌다. 그가 법원행시의 좁은 문을 뚫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도 그의 수험생활이 담겨 있다.

이씨는 “합격자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시험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후회 없이 정말 열심을 다한다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혼자 공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스터디나 학원 강의를 따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힘들고 지치겠지만 끝까지 완주해서 법원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담은 조언과 응원을 전달했다.

이제 수험생활을 끝났지만 그 동안의 노력과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이 열렸다. 이씨는 “어려운 시험에 어린 나이에 합격해 정말 영광이라 생각한다. 항상 낮은 자세에서 겸손하게 국민에게 봉사하고 법원에 일조하는 법원사무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꿈을 향해 달려온 4년간의 여정, 그의 수험생활을 응원하고 지지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항상 뒤에서 공부하는데 어려움 없이 지원해주시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 아버지, 어머니, 형 그리고 기도로 응원해주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친할머니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이외에도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은 친구들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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