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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의 꼬리를 무는 영어(75)-cons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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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의 꼬리를 무는 영어(75)-consume
  • 강정구
  • 승인 2020.12.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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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
강정구 영어 연구소 대표
공단기 영어 대표 강사

★ consume

1929년의 대공황은 인류 문명사에도 한 가지 큰 변화를 몰고 왔으니, 그건 바로 consumption(소비)이라는 개념의 재탄생이었다. '소비'는 14세기 초에 만들어진 단어로 consume이라는 동사의 뜻은 "파괴하다, 약탈하다, 정복하다, 소진시킨다"는 의미였다.

19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consumption이라는 단어는 낭비, 약탈, 탕진, 고갈 등과 같은 부정적인 뜻으로 쓰였으며, 심지어 폐병을 뜻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나 consumption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대공황 이후 대중 광고와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긍정적 이미지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consumption은 '선택'과 동일시되면서 '축복'으로 다시 태어났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1929~2007)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보다 파는 일이 더 어렵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인간 자체가 인간에게 과학의 대상이 되었다"고 말했는데, 이는 대공황을 기점으로 소비의 시대가 열린 것과 맥을 같이 한다.1) 소비에 대한 이미지와 더불어 영웅도 바뀌었다.

1929년 대공황 이전엔 대중 잡지에서 대부분 '생산의 우상'이 다뤄졌으나 이후엔 주로 '소비의 우상'이 다뤄졌다. 어떻게 상품을 생산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상품을 소비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consumer culture(소비자 문화)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값이 비쌀수록 호사품의 가치는 커진다. 비싸지 않은 아름다운 물건은 아름답지 않다. 호사스러움을 위해 많은 돈을 지불했다는 사실을 자신만 알아서는 안 된다. 남들이 알아줘야 한다. 유한계급에게는 가격표가 본질적으로 지위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런 conspicuous consumption(과시적 소비)의 속성을 가리켜 '베블런 효과'라고 한다.

오늘날엔 진부한 상식이 되고 말았지만, '베블런 효과'가 나온 건 110년 전이다.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Veblen, 1857~1929)이 1899년에 쓴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에서 제시한 것이다. conspicuous consumption을 원용해 conspicuous philanthropy(과시적 자선, 박애)라는 말도 탄생했다.

"If consumption represents the psychological competition for status, then one can say that bourgeois society is the institutionalization of envy(소비가 지위를 위한 심리적 경쟁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부르주아 사회는 질투의 제도화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 사회학자 대니얼 벨(Daniel Bell, 1919~2011)의 말이다.

"The consumer isn't a moron; she is your wife(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라 당신의 부인이다)."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많이 한 광고인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 1911~1999)가 광고인이 가져야 할 자세라며 한 말이다.

"The genius of consumer society is its ability to convert the desire for change into a desire for novel goods(소비사회의 정수(精髓)는 변화를 위한 욕망을 진기품에 대한 욕망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이다)." 미국 사회학자 토드 기틀린(Todd Gitlin, 1943~)의 말이다.

transumer(트랜슈머)는 "넘어서, 가로질러서, 초월하는"이라는 뜻의 trans와 "소비자"를 의미하는 consumer의 합성어로 이동 중에 쇼핑을 하거나 정보를 얻거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원래 이 표현이 처음 쓰이게 된 것은 장거리를 이동하는 여행객이 비행기나 기차를 기다리면서 면세점이나 역내 상가에서 쇼핑 등을 하며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는 경우였는데, 오늘날에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중요한 소비자 유형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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