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15) / 힘든 시간을 견디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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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15) / 힘든 시간을 견디는 힘
  • 정명재
  • 승인 2020.11.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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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누구든 힘든 날들을 맞이할 때, 가장 힘이 되는 것을 꼽자면 가족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형제들이 나의 힘이 되곤 한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수험생을 택한 수험생,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스스로 속박의 삶을 선택한 이들은 혼자만의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가끔은 외롭고, 가끔은 슬퍼질 때가 왜 없겠는가? 신기루 같은 미래의 희망을 찾아 떠난 길에서 식구들은 멀리서 안부를 묻고, 힘든 세상에서 어렵게 준비한 용돈을 건넨다.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늘 듣는 안부인사도 그들이 건네주면 힘이 되고 살아갈 용기가 된다.
 

수험생들에게 건네는 나의 조언이 그들의 기도와 걱정에는 미치지 못한다. 나는 다만 수험생들의 안내자이며 조력자일 뿐 심적인 지지자이면서 살아갈 동인(動因)은 가족에게서 찾아야 한다. 나 역시 가족이 있다. 늘 부족한 모습만 보여서 못내 아쉬움이 많았고, 늘 마음만 앞서는 삶에서 부끄러움이 많다. 언젠가는 그들에게 건네지 못한 재물과 마음을 전하리라 다짐하지만, 아직도 진행형의 인생으로 살고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삶이란 고단하고 힘겨운 언덕길이 대부분이다. 하나를 이루면 다시 건너고 넘어야 할 산(山)과 강(江)이 있다. 수험생활에는 혼자의 시간이 많다. 나를 위한 투자와 자발적 선택으로 시작하였기에 결과를 봐야만 끝나는 여정이다. 합격만이 유일한 탈출구라 할 수 있다. 고독한 러너가 되어 수험생으로 살아가지만 언제나 혼자인 적은 없었다.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었고, 꽃들이 전하는 향기도 있었지만 우리는 자주 혼자임을 괴로워한다. 실수연발의 인생과정이고 잘못된 선택으로 고민이 많은 날들이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나의 편이 되어주는 가족들과 식구들이 있기에 돌아갈 날들도 손꼽아 기다려 보자. 수험생활이 끝난 후 그들에게 돌아갈 시간을 말이다.

합격을 하고 떠난 발걸음보다는 합격을 이루지 못한 채 아쉽고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던 그들을 더 많이 떠올려 본다. 나의 차례가 되지 못해 다음을 기약하는 이들에게 지난 시간은 서럽고 속상한 시간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리고 머지않아 또 한 번의 기회를 맞이할 것을 믿자. 준비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언제나 시간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최선을 다해 읽은 교재와 손때 묻은 필통과 연습장에서 안도를 찾아야 한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최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무도 없는 코트에서 새벽까지 골 연습을 했던 스포츠 선수들이 최고가 되고, 아무도 없는 새벽까지 음악연습을 한 음악가가 최고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가 없어도 자신의 의지와 투지로 노력을 하고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성공비결이었다. 실패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어떻게 하면 다시 실패하지 않을까를 고민하게 하는 화두(話頭)를 제공하는 법이다. 11월의 겨울이다. 곧 해가 바뀌고 대망의 2021년이 올 것이다. 지금 준비하고, 지금 계획한 것을 실천해야 한다.

시험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시험이 어렵고 쉬운 것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시험은 약간의 설렘과 함께 두려움을 던진다. 혹시 작은 성공경험을 가지고 있는가? 작은 성공이 큰 성공을 부른다는 말에 공감할 경험이 있다면 그때의 작은 성공을 떠올려 보라. 나의 경우 우연치 않게 치른 행정사 자격증 시험(민법, 행정법, 행정학, 2014년)에서 필기합격을 한 적이 있다. 하루 정도 공부를 하고 들어간 시험이었고, 합격확률은 1%도 예상치 않았다. 자영업의 실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민만 하던 시간에 책이 눈에 들어올 리도 없던 시기였지만 시험원서를 제출하였기에 시험장 분위기라도 살필 마음으로 시험장을 찾았다. 그리고 채점을 해 보니 1차 필기 합격이 된 것이다. 도전만 한 것뿐인데 많은 교훈을 얻은 사건이었다. 단지 도전만 한 것임에도 내 안의 자존감이 살아나는 것을 느꼈고, 할 수 없다는 절망에서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아주 작은 성공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나의 마음을 울리는 감동은 세상을 보는 시각마저 바꿔 놓았다.

로크(Locke)와 라탐(Latham)의 목표설정이론에서는 설정된 목표가 일반적일 때보다 구체적일 때 그리고 너무 쉬운 목표보단 자신의 능력치보다 조금 높은 목표가 해보고자고 하는 의욕과 마음이 더 생긴다고 주장한다. 작은 성공을 이루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무리한 목표라고 생각했던 목표들이 가시적이고 실현가능한 목표로 바뀌게 될 것이고 이러한 원리를 활용하여 시험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수험상담을 했던 수험생들 중에는 처음에 무리한 목표를 세운 뒤 연이은 실패로 목표를 낮췄지만 계속해서 실패를 겪고 있다는 사연들이 많았다. 5급 시험에서 실패하고 다시 7급 시험 그리고 9급 시험까지 응시하게 된 어느 수험생의 이야기인데, 이러한 경우 하나의 목표만 고수하면서 몇 년을 허비하기 보다는 7급과 5급 혹은 9급과 7급을 동시에 준비할 것을 권한다. 자신에게 설정된 목표치가 자신의 능력보다 낮은지 높은지는 도전하지 않는 이상 잘 모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전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7급이 어렵고 5급은 불가능하다는 선입견에만 빠져 살아간다면 평생 자신의 능력을 모르고 살 수도 있다. 작은 성공이란 자신에게 내재된 숨은 잠재력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하나를 이루면 그 다음 도전이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 대내외적인 환경에 치여 앞날을 걱정하고 현재를 불안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확실한 것은 나를 둘러싼 환경이 아니라 내 안의 마음을 부여잡고 내가 지금 택한 길을 걸어가는 일이다. 올바른 길을 택해 최상의 결과를 이루려는 노력과 결심으로 무장할 시기이다. 나의 가족과 나를 사랑해 주던 이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준비할 시간이기도 하다. 수험생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그들에게 받은 따뜻한 기운으로 잘 살아갔음을 보여주고 다시 그들에게 온전히 돌려주어야 한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온기를 불어넣고 희망을 건네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부모님들은 우리에게 늘 이야기 한다. 네가 있어 내가 견뎠고, 네가 있어 나는 늘 행복했었다고 말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가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였듯이, 이제는 그들에게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부모님이 있었고, 형제들이 있어 내가 이루었고, 힘든 시간에 외롭지 않았고 늘 힘이 되었다고 말이다. 형편이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마다 힘이 되는 이름을 떠올리면 지금을 이겨낼 수 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봄을 알릴 전령사가 되어 보자. 겨울이 안부를 묻는다. 고통에도 잘 견딜 수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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