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88)-혼용무도(昏庸無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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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88)-혼용무도(昏庸無道)
  • 강신업
  • 승인 2020.11.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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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엄혹한 시대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대다. 우리가 누리던 소소한 일상, 여기저기 옹기종기 카페에 앉아 마음껏 수다를 떠는 동네 아줌마들도, 이 집 저 집으로 우르르 몰려다니는 아이들의 모습도 본 지 오래다. 마치 외계에서 온 종족만큼이나 낯선 마스크 종족들이 서로를 잔뜩 경계하며 날선 신경을 곤두세우는 생경한 광경이 어느새 익숙한 풍경으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TV속 ‘자연인’이 한층 더 부러워 보이는 것도 코로나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다. 한편으론 호기심에서 한편으로는 산속 깊은 곳에 들어가 사는 사연이 궁금해서 화면에 눈길을 주면서도, 사실 속으로는 썩 부럽지는 않던 자연인이 한층 더 좋아 보이고 부럽게 생각되는 것도 코로나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다. 그러나 자연인들이 부러워진 건 비단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자연인들은 적어도 집 걱정은 하지 않는다. 적어도 이리저리 이사 다닐 걱정, 전세금 올려 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그들은 무엇보다 이 꼴 저 꼴 무능한 지도자 꼴은 보지 않아도 된다.

오늘 대한민국에서는 어리석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통령의 어리석음을 타고 최장수 국토교통부장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민주당은 ‘임대차 3법’이라는 천하의 기묘한 법을 내놓아 전·월세를 폭등시키더니 민주당 대표라는 이낙연은 호텔을 개조해서 전·월세를 놓겠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국민을 아연실색게 하고 있다. 국민 보고 닭장 같은 고시원에 들어가 입 닥치고 살라는 것인가? 사실 오늘 대한민국에선 주거가 불안정해지며 많은 젊은이가 결혼까지 포기하고 있다. 사실 현대 생활에서 안정적 주거 없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건 모험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동물들도 알을 낳고 새끼를 낳아 기르기 위해 자기 집을 갖는데 만물의 영장이 인간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를 보금자리가 없다는 것은 얼마나 비극인가.

어리석고 무능한 지도자는 예나 지금이나 경계 대상이다.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국가를 멸망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세상은 혼용무도(昏庸無道) -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을 의미하는 혼용(昏庸)과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 어지러운 세상’이란 뜻의 무도(無道)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 라는 말로 어리석은 지도자를 경계해 왔다.

당나라의 명재상 위징은 “요순임금 시대에는 사방의 문을 활짝 열어 천하의 현명하고 덕망 있는 선비를 초빙하고, 시야를 넓혀 민간의 소리를 들었으며, 백성들의 정서를 살펴 정치를 맑게 했습니다. 이처럼 했기 때문에 성스럽고 현명한 군주는 무슨 일이든 분명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악한 ‘공공’(共工)이나 ‘곤’ 같은 사람들도 그 영명함을 가릴 수 없었고 간사한 자의 교묘한 말과 간계로도 그들을 어둡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진나라 2세는 깊숙한 궁궐에 숨어 있으면서 조정 신하들과 백성들을 물리치고 조고의 말만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천하가 붕괴하고 민심이 돌아섰어도 그 실태를 알지 못했습니다. 수양제는 우세기의 말만 믿고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 성을 공격하고 군현을 뒤흔들고 있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러므로 군주 된 자는 여러 다른 의견을 듣고 아랫사람들의 합리적 건의를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제아무리 권세가 큰 대신이라도 아랫사람들의 소리를 가리거나 군주를 어리석게 할 수 없으며, 백성들의 실정이 조정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도자의 가장 큰 악덕은 어리석음과 편협함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은 어떤 이유인지 부동산 정책에 23번이나 연거푸 실패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경질하지 않고 오히려 감싸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값 폭등이나 전·월세 폭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 한마디가 없다. 청와대 구중궁궐 장막 속에 숨어 몇 사람 측근의 말만 듣고 두루 사람을 만나지 않는 탓으로 보인다. 광화문 대통령은커녕 구중궁궐 대통령이 되어 버린 것이다. 문제는 어리석은 지도자로 인한 화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미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도대체 언제까지 혼용무도(昏庸無道)의 세상에서 고통받으며 살아야 하는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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