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일원화는 국가인력 낭비와 비효율성 막기 위함”
“판‧검사 선발, 별도의 규정 두지 않은 건, 정책적 판단”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2017년 12월 31일로 사법시험을 폐지한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2조는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아울러 변호사시험의 응시자격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사학위 취득자로만 제한한 제5조 제1항 또한 헌법 정신에 반하지 않고 변호사 중에서 판, 검사를 선발하는 것은 입법자의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는 선고가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변호사시험의 응시자격을 법학전문대학원 석사학위 취득자로 제한한 변호사시험법 제5조 제1항 본문 ▲사법시험법을 폐지한다고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2조 ▲각각 판사와 검사의 임용자격에 관한 법원조직법과 검찰청법 제29조 제2호 ▲입학자격으로 대학교 학사학위 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22조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필수기준에 관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2항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사법시험 준비를 하던 최모씨 등 6인은 2017년 2차 시험 시행을 마지막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더 이상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될 수 없게 되자, 2017년 10월 10일, 위 규정들이 헌법 제11조 평등권, 제15조 직업선택의 자유, 제25조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을 냈다.
청구인들은 고졸학력으로 사법시험 1차시험에 합격하고 2차시험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거나, 대학 재학 또는 졸업 했지만 경제적 사정 등으로 로스쿨 진학이 불가능한 이들이었다.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법조인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로스쿨에 입학 후 3년간 석사과정을 거쳐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얻은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만 가능하고, 또 판사, 검사 임용에는 이같은 변호사 자격이 요구된다.
결국 청구인들은 로스쿨 진학만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학력과 경제력 이유 등의 이유로 로스쿨 진학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현실로 법조인 되고자 하는 꿈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제5조 1항과 관련해 2016년, 2017년 합헌 결정을 인용하며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전문법조인을 법률이론과 실무교육을 통해 양성하고, 법학교육을 정상화하며, 과다한 응시생이 장기간 사법시험에 빠져 있음으로 인한 국가인력의 극심한 낭비와 비효율성을 막기 위한 취지에서 도입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목적을 변호사시험 제도와의 연계를 통하여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했다.
또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특별 전형제도, 장학금제도 등을 통해 경제적 자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로스쿨 과정을 이수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칙 2조와 관련해서도 선례를 들며 “사법시험 폐지는 ‘시험을 통한 선발’에서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전환함으로써 법학교육을 정상화하고 전문성과 국제 경쟁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며 국가인력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법시험 폐지 및 로스쿨 도입 입법과정에서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신뢰보호를 위해 8년간의 유예기간을 뒀고 또 사법시험이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로스쿨 과정을 통해 법조인이 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판사, 검사 임용자격조항과 관련한 법원조직법과 검찰청법 또한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임용자격조항이 판사 또는 검사 임용의 전제로 변호사 자격을 요구하는 것 자체로는 직무수행능력과 무관한 요소에 의한 공직취임의 기회 차단이라 할 수 없다. 다만 변호사 자격이 없는 경우 다른 경로를 통해서는 판·검사로 임용될 수 없도록 한 것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지가 문제되는 사안이다.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변호사자격을 요구하되, 판사임용자격에 10년 이상의 법조경력을 요구한 취지에 대해 헌재는 법원이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사법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청에 부응해 사법부의 인사제도를 개선할 필요에 따라 판사의 임용자격을 강화해 충분한 사회적 경험과 연륜을 갖춘 판사가 재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 검사 임용 시 변호사자격을 요구하고 변호사자격 없는 자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후보생 선발시험을 도입하지 않은 이유는 법률가로서의 기본소양 및 자질은 지속적인 교육과정 이수를 통하여 배양해야 한다는 입법자의 정책적 판단이라는 것.
재판관들은 “임용자격조항이 변호사시험과 별도로 판·검사 교육후보자로 선발하는 시험을 거쳐 국가가 실시하는 교육과정을 거치면 판·검사로 임용되는 별개의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학사학위 이상의 학력을 가져야만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한 로스쿨법 제22조에 대해서는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기존 법과대학 학사과정의 교육기간을 연장하는 대안으로는 다양한 전공을 갖춘 자들을 대상으로 한 법조인 양성에 한계가 있고 학사학위 수여기관과 전공에 제한이 없어 고등교육법상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하지 않더라도 독학사, 학점인정 등을 통하여 입학자격을 갖출 수 있다”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로스쿨 학생 선발에서 학부 성적, 법학적성시험 성적, 사회활동 및 봉사활동 경력을 필수로 반영하되 법학지식은 평가할 수 없도록 한 로스쿨법 제23조 제2항 또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해당조항의 입법목적을 긍정한 뒤 “법학지식의 측정을 금지한다고 하여 사법시험 준비를 하였던 등 법학공부를 일정기간 이상 하였던 자들만 입학전형에 있어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취급하였다고 볼 수 없다”면서 “다양한 전공에 기반한 이해를 갖추고, 학업성취도 높은 학생들을 선발해 전문적인 법률교육을 시켜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려는 공익이 중대하다”고 했다.
다만 헌재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4조에 대해서는 청구기간 도과를 이유로, 로스쿨에 석사학위과정을 두며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박사학위를 둘 수 있다는 로스쿨법 제18조 제1항과, 로스쿨 입학자격이 있는 자 중에서 일반전형 또는 특별전형에 의해 학생을 선발한다는 제23조 제1항에 대해서는 “로스쿨 설치 및 운영자들이 준수할 로스쿨의 학위과정, 학생선발에 관한 규정일 뿐,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며 각하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사안의 대다수는 합헌 선례의 입장을 유지했고 다만, 법원조직법 제42조 제2항, 검찰청법 제29조 제2호, 로스쿨법 제23조 제2항 중 다른 입학전형자료 필수활용기준에 대해서는 최초로 본안판단한 것으로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시험법 제5조 제1항에 대해서 2012년 3월(2009헌마754), 2012년 4월(2009헌마608등), 2018년 2월(2016헌마713) 등 여러 번에 걸쳐 합헌 결정했다.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2조와 관련해서는 2016년 9월(2012헌마1002), 2017년 12월(2016헌마1152) 각각 재판관 5(기각):4(인용)의 의견으로 가까스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시험법 제5조 제1항에 대해서 2012년 3월(2009헌마754), 2012년 4월(2009헌마608등), 2018년 2월(2016헌마713) 등 여러 번에 걸쳐 합헌 결정했다.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2조와 관련해서는 2016년 9월(2012헌마1002), 2017년 12월(2016헌마1152) 각각 재판관 5(기각):4(인용)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이번 심판청구에는 이 사건(2017헌마1128) 외에도 동일 또는 유사한 형태의 5건이 더 있었지만 모두 기각됐다. 특히 변호사시험 부칙 2조와 관련한 사안은 2018년 3월 31일자로 심판청구 기간이 도과한 만큼, 이와 관련한 심판청구는 종료된 셈이다.
다만 제5조에 대한 헌법소원은 언제든 청구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향후 헌재의 판단이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헌법재판관 대다수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또한 최근 헌법재판관, 대법관 출신들의 루트를 보면 임기가 만료되면 바로 개업이 불가하기 때문에 후학양성이라는 핑계를 대며 로스쿨의 교수로 임용이 된다. 그 이후 전관을 이용하여 일명 빅펌의 변호사가 된다.
주문 피청구인 박근혜를 탄핵한다.를 외친 이정미변호사는 임기만료 후 고려대 교수로 3년 있다 빅펌의 변호사가 되었고 , 그 외 박근혜 탄핵을 선언한 헌법재판관 대다수가 로스쿨에 교수로 있다. 사법시험, 예변시로 로스쿨의 위상이 낮아졌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즉 해당 결정은 국가인력의 효율배치가 아닌 재판관 본인들의 커리어를 위함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