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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반복되는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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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반복되는 문제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20.10.23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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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여느 해 같으면 10월 말쯤이면 대부분의 시험들이 마무리 되고 성과를 축하하거나 내년을 위한 절치부심을 시작할 시기인데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다수의 시험들이 일정을 미루게 되면서 아직 일정이 남아 있는 시험들이 많고 변리사시험과 세무사시험의 경우 내년 1월, 3월이나 돼야 결과가 발표된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불편을 겪었고, 현재로서는 언제 이런 상황이 종식될 수 있을지 가늠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수험이라는 관점에서도 올해는 특히 힘든 한 해였다. 먼저 수험계획이 완전히 틀어진 점을 꼽을 수 있다. 각종 고시와 공무원시험, 자격시험 등은 시험 일정에 맞춰 촘촘한 수험계획이 세워지고 수험생들은 그 계획에 따라 1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단 하루에 모든 것을 쏟아내기 위해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갑작스럽게 시험 일정이 바뀌면서 1년의 수험계획이 뒤틀리게 됐고 언제 시험이 실시될지도 모르는 막막한 상황을 견뎌야 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확산세에 따라 학원 강의 수강의 제한을 받거나 공부할 장소를 잃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수험생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든 방법을 찾고 노력을 쏟았다. 사실 이번 코로나19 상황은 정말 이례적인 일이고 앞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의 확산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미 수차례 사고 없이 시험을 실시한 철저한 방역 대책 하에서 일정대로 시험이 치러질 것이다.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 시험 운영·관리상의 미비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점이다. 기자는 각종 고시, 자격시험 등 다수의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을 만난다. 그런데 거의 매년 시험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듣는 비판 중 하나가 무책임한 출제에 대한 지적이다. 해당 시험의 성격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지나치게 학술적이거나 편향된 출제나 공부 방향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널뛰는 난이도와 출제경향, 때로는 실력을 검증하기에 부적절한 수준의 질 낮은 문제들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바로 지난 주 치러졌던 변리사 2차시험에서도 해묵은 비판이 이어졌다. 변리사 2차시험은 변리사의 전문적 역량 검증을 위해 19개의 선택과목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선택과목의 난이도가 매년 널뛰기를 하고 또 과목간 난도 편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린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선택과목은 50점 이상을 받으면 통과하고 당락을 가르기 위한 평균 점수에는 산입하지 않는 방식의 P/F제도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50점만 넘으면 합격한다고 해도 문제가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되면 결국 P/F제를 도입한 취지가 몰각된다는 것. 지난해에는 제어공학 등이 매우 어렵게 출제돼 저조한 합격률을 보였는데 올해는 회로이론과 열역학 등에서 높은 체감난도가 형성되면서 수험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비단 변리사시험의 선택과목 뿐 아니라 수많은 시험의 수험생들이 부적절한 난이도나 출제경향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회계사 2차와 관세사 2차시험에서는 일부 대학의 특강이나 학원 모의고사 등에서 문제가 출제되는 등 부정출제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도전하고 있다. 출제자는 물론 시험주관기관에서는 수험생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보다 신중하고 철저한 출제, 채점, 관리에 힘을 쏟아 주길 당부한다. 앞으로는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의 원성보다는 실력을 충분히 쏟아내고 나왔다는 후련함을 더 많이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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