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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81)-닫힌 사회, 열린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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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81)-닫힌 사회, 열린 사회
  • 강신업
  • 승인 2020.09.24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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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2020년 대한민국 곳곳이 닫히고 있다. 코로나 19는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자유주의 기운이 쇠하여 가던 대한민국을 일순간 폐쇄국가로 전락시켰다. 책 속에 나오는 옛 나라, 먼 나라 얘기로만 알았던 전염병 공포는 대한민국 사회 곳곳을 차단했다.

몇 달 지나면 가라앉을 줄 알았던 코로나 쇼크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가 극에 달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렵던 자영업은 코로나 19로 인해 아사지경에 이르렀다. PC방, 노래방, 식당 등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고, 심지어 대기업 계열의 프랜차이즈 영화관이나 화장품 프랜차이즈들조차 속속 철수에 나섰다. 사태가 해를 넘기면 살아남을 영업장이 없다는 우울한 얘기까지 들린다.

그러나 닫히는 게 영업장만은 아니다. 모임이 닫히고, 집회가 닫히고, 관계가 닫힌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모임 하는 일도 금기시된다. 혹여나 모임이라도 열었다가, 집회라도 갖다가 코로나에 걸리면 그 비난을 전부 짊어져야 한다. 한순간 반사회적 탕아가 되고, 사는 아파트에서, 다니는 직장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코로나 19와 함께 대한민국은 더는 개인주의 사회가 아닌 전체주의 사회가 되어 간다. 전체의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가 희생되어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사람이 서로 무리를 짓는 일은 이제 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일로 치부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비사회적으로 살 것을 사회로부터, 국가로부터 강요받게 된 것이다. 집회·결사의 자유는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억압되고, 종교의 자유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제한된다. 정부와 대통령에 반대하는 세력은 코로나 19라는 상황을 빌려 공동체를 망가뜨리는 세력으로 매도된다. 심지어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전 정권을 혹독히 비판하면서도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문재인 정권에서 코로나 19는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를 합리화하는 무기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인간의 존재조건이 위협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도 코로나 19 확산의 방지라고 하는 거부하기 힘든 명분이 개인의 자유 운운하는 것조차 물색없는 일로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존재조건을 위협하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는 데도, 사회를 송두리째 바꾸겠다는 계획이 공공연히 시도되는 데도 이를 그저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닫힌 사회가 된 것이다.
 

칼 포퍼(Karl Popper. 영국의 철학자)는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책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사회는 열린 사회라고 단언했다. 그는 열린 사회를 전체주의의 대립개념인 개인주의 사회이자 부분적인 개혁을 시도하는 점진주의적 사회라고 정의하고, 혁명을 통해 단번에 이루어지는 완전한 사회란 있을 수 없으며, 세상을 더 나은 사회로 이끄는 방법은 점진적 사회개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충격 요법에 의존한 급진적 개혁은 자유를 파괴할 뿐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때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사회주의운동에 참여했던 칼 포퍼가 나치즘과 파시즘, 러시아혁명 등을 목격한 뒤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의 비인간성에 환멸을 느끼고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대변자로 변화한 데서 알 수 있듯 그 어떤 전제주의 이데올로기도 비판적 합리주의를 대체할 수는 없다. 전체를 내세워 개인을 구속·억압하고 타인과 타자에 대한 거부와 투쟁을 하는 사회는 닫힌 사회다. 반면에 열린 사회는 적대적인 폐쇄성을 초월한 무한의 개방적 사회로서 인류애로 전 인류를 포용하는 사회이다. 베르그송(Bergson, Henri. 프랑스 철학자)은 인류애를 결합원리로 하는 사회가 이상적인 열린 사회라면 가족애나 조국애 등에 바탕을 둔 사회는 현실적인 닫힌 사회라고 명명했다.

코로나 19가 더는 타자를 배척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유로운 토론과 합리적 비판을 통한 개인의 자유 확대와 인류의 삶의 점진적 개선만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것이 우리가 내일 지구가 멸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닫힌 사회를 강력히 거부하고 열린 사회를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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