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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 5급 공채 2차 선택과목 개선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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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 5급 공채 2차 선택과목 개선 목소리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0.09.24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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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행정, 정보체계론…재경, 통계학 ‘쏠림’
“선택과목에 따라 당락 갈리는 사례 많아”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특정 과목 쏠림현상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매년 제기되는 문제이고 더욱 심화하는 추세입니다. 2차시험의 공정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과목 폐지나 ‘Pass/Fail’제 등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지난 8월 25일 2020년도 5급 공채(행정직) 2차시험 마지막 날 시험을 끝내고 시험장을 나서며 기자 인터뷰에 응한 김태현(28·가명) 씨의 말이다.

5급 공채 재경직에 도전했다는 그는 올해 삼수 째라며 2차시험에서 번번이 탈락했다고 밝혔다. 그나마 올해 선택과목을 갈아탄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선택과목으로 국제경제학을 선택했는데 성적이 저조했고, 주위에 알아봐도 국제경제학 선택자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선택과목의 영향이 예상보다 크다고 생각한 그는 올해는 통계학으로 갈아타 응시했다. 다행히 올해도 통계학은 무난했다는 평이다. 수리통계 쪽에 치중된 출제경향의 추세를 이어갔고 난이도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거나 다소 평이했다는 것.

올해 재수로 교육행정에 응시한 박준호(26·가명) 씨도 선택과목을 변경한 사례다. 그는 지난해 선택과목으로 교육심리학을 선택했다. 교육행정에서는 교육심리학이 대세 선택과목이다. 하지만 교육심리학의 성적이 낮은 반면 교육사회학은 높아 두 과목 간의 점수 차가 컸던 것이 합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올해 교육사회학으로 갈아탔지만, 초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 씨는 “선택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당락이 갈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많다”며 “수험생들이 수긍할만한 합리적인 개선안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일반행정에 응시한 수험생 김주희(24·가명) 씨는 선택과목으로 조사방법론을 택했다. 일반행정에서 선택과목의 수는 정보체계론 등 6과목이다. 이중 응시자의 선택은 정보체계론이 절대다수이고 조사방법론이 뒤를 잇는다.

조사방법론을 선택한 김 씨는 올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조사방법론이 다른 선택과목보다 체감 난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뭘 쓰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더라. 선택과목 변경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선택과목 난이도 차이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정점수제를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조사방법론 선택자들은 높은 체감난도를 보이며 과목 간의 난도 편차를 완화하기 위한 조정점수제도의 도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수험생 A씨(27) 씨는 “고시라는 5급 공채 시험이 선택과목에 따라 ‘합불’이 갈리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점수 편차와 특정 선택과목 편중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표준점수제를 도입하든가 아니면 아예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개선책을 촉구했다.

수험생 B씨(25) 씨는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특정 과목에 쏠리면서 다양한 선택과목을 둔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준점수제를 도입하거나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급 공채에서 100개가 넘는 선택과목의 수를 두고 있지만, 실제 응시 인원이 없는 선택과목은 4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선택과목은 수년 동안 응시 인원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법률저널 설문조사에서도 선택과목 쏠림이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법률저널이 2019년도 5급 공채 최종 합격자의 선택과목을 조사한 결과, 일반행정에서는 ‘정보체계론’, 재경은 ‘통계학’ 선택이 압도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9년도 5급 공채(행정) 최종 합격자 270명의 선택과목에 관한 법률저널 설문조사에 응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일반행정(전국)의 경우 응답자의 57.5%가 정보체계론을 선택했다. 일반행정 전국 합격자 10명 중 약 6명꼴로 정보체계론을 선택한 셈이다.

일반행정 전국뿐만 아니라 지역도 정보체계론 선택이 절대적이다. 정보체계론 선택자가 63.6%에 달해 전국보다 편중이 더 심화했다. 일반행정과 지역을 모두 합치면 정보체계론 선택자는 58.6%에 달했다.

일반행정직의 선택과목은 민법, 정보체계론, 조사방법론, 정책학, 지방행정론, 국제법 등 총 6과목이다. 이 가운데 정보체계론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면서 특정 과목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정보체계론에 쏠리는 이유는 공부할 양이 적고, 또한 공부한 양에 비해 점수가 잘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 다만, 워낙 시류에 편승하는 과목이라 핵심 내용이 매우 자주 바뀌어서 거의 매년 새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정보체계론 다음으로 조사방법론이 20.2%로 뒤를 이었다. 조사방법론의 경우 고득점이 쉽다는 견해가 늘어나면서 최근 선택자가 느는 추세였다. 지역까지 포함하면 조사방법론은 18.1%였다.

이어 정책학이 전국과 지역을 합쳐 13.6%를 차지했으며 지방행정론은 9.5%였다. 정책학은 정보체계론보다 공부량이 많지만, 행정학과 정치학 등의 필수과목을 공부하면서 별도로 공부할 분량은 많지 않다는 평가다.

재경직의 특정 과목 쏠림 현상은 일반행정보다 더욱 심화했다. 재경직 합격자의 81.5%가 통계학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국제경제학은 18.5%에 그쳤다.

재경에서 최근 통계학 쏠림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 것은 국제경제학과 달리 고득점의 기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계라는 심리적 진입장벽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학처럼 명쾌하게 풀 수 있는 편이어서 최근 통계학의 인기가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국제경제학은 공부할 때는 비교적 수월하지만, 문제가 어려워 고득점을 받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국제경제학의 내용이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의 내용을 더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데다 경제학에서 국제경제학이 직접 출제될 수 있어서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소수 직렬에서는 교육행정의 경우 교육심리학이 70%나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교육사회학, 조사방법론, 정책학 등을 선택했다.

국제통상에서는 역시 외국어 선택이 절대적이었다. 외국어 중에서는 중국어 선택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독어(3명), 스페인어(2) 등이 뒤를 이었으며 무역학 선택자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법무행정은 상법과 노동법 선택이 주류였으며 보호직의 경우 교육학, 사회복지학, 사회학 중 합격자 모두 사회복지학을 선택했다. 사회복지직은 사회문제론, 행정학을 선택했다.

이 밖에 검찰직은 민법과 법의학, 출입국관리직은 민법과 정치학을 선택했다.

선택과목의 경우 표준점수를 채택하지 않고, 원점수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과목별로 점수 간 편차가 있다는 불만이 일부 제기된다. 하지만 선택과목의 배점을 50점으로 줄인 만큼 합격권의 평균 점수는 대체로 비슷해졌다는 점에서 선택과목에 대한 불만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어느 과목에 점수가 후하다는 소문은 여전히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을 정하는 데 민감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합격자가 적거나 없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은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안게 된다.

이에 따라 선택과목별 응시현황 등을 고려해 선택과목의 수를 조정하는 등 과목 선택에 따른 점수 편차와 특정 선택과목에 관한 수험생들의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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