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힘내라,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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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힘내라, 수험생!
  • 이성진
  • 승인 2020.09.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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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한 생활인으로서 올해는 유난히 팍팍한 삶을 경험하게 된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생활반경이 좁아지고 또 양상도 상당히 변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업무적으로도 수험가, 법조계의 일반적인 취재뿐만 아니라 취재원 접촉도 꽤나 조심스럽다고나 할까.

다수 시험의 여러 고사장을 찾을 때면, 마스크를 착용한 응시생들은 한층 긴장한 모습들이 역력하고 시험관리 담당자들도 예민한 탓인지 그리 밝지 않은 표정들임을 엿볼 수 있게 된다. 각종 공무원시험과 자격시험 대다수가 연기되면서 수험생들의 학습계획도 흐트러지고 코로나19 대응이라는 또 다른 변수까지 떠안아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버공간에서는 시험시행일 연기를 두고서도 수험생간 찬반격론으로 상호 감정대립이 격화되고 시험시행기관은 수험생들의 항의민원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그 외 사회전반의 취업시장에서도 예외 없이 저기압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시험일정의 연기는 내년 시험에도 적지 않는 강박감으로 이어진다. 불합격자에게는 시험준비기간 단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직 합격자발표를 기다리거나 또 곧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의 심정도 마찬가지다.

한 5급공채 수험생은 “운 좋게도 1차시험을 통과하고 지난 8월 하순에 2차시험을 응시한 후 현재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미 2차 발표에 이어 면접시험까지 치렀어야 할 시점인데 전체 일정이 2~3개월 연기돼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푸념을 전했다. 그는 “다행히 2차에 합격하고 면접에 응시할 기회를 얻는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불합격한다면 내년 1차시험은 또 어떻게 준비할지 막막할 것 같다”는 속내를 귀띔했다. 또 다른 한 수험생은 “올 초 연간계획을 짜면서, 만약을 대비해 5급공채 2차 응시 후 7월에 있는 법학적성시험에도 응시해 볼까 했는데, 연기된 2차시험을 준비하느라 언감생심에 그쳤다”고 했다.

시험일정이 연기된 다른 자격시험 준비생들도 비슷한 심정이다. 아직 변리사 2차 등 일부 자격시험과 국가직 7급, 지방직 7급, 경찰간부시험 등의 공무원시험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 중에는 당초 시행일에 시행되는 것도 있고 일부는 연기돼 실시되는 것도 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여부에 따른 재연기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정해진 규율에 따라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수험생은 ‘乙’로서의 신분을 탓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유난히 혼란스러운 이 현실을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들이 진정한 승자가 되는 법이다.

수일 전 전남 순천시와 순천만인근 농민들이 ‘코로나19’로 지친 온 국민을 응원하기 위해 ‘비상하는 흑두루미’ 그림과 ‘힘내라 대한민국’ 문구를 순천만 논에 새긴 것을 한 인터넷 언론사가 기사화했다. 기사 댓글 중 “현재 힘들지 않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공무원, 의료인, 수험생, 학부모, 자영업자들... 우리 모두 조금만 더 힘내서 헤쳐나갑시다! 훗날 아련한 추억으로 웃으면서 되새길 수 있도록...”라는 한 네티즌의 표현이 꽤나 인상에 남는다. 기사 속의 사진은 지치고 힘든 국민들뿐만 아니라 기자에게도 갑갑하고 지친 현실에 기운을 심어주는 청량감을 선사했다.

얼마 전 법원행정고등고시 1차시험장에서 인터뷰에 응해주었던 한 수험생이 기억난다. 코로나여파로 응시율이 극히 저조했던 터라 고사장이 설렁하기도 했지만, 그는 야무지게 마스크를 낀 채 “반드시 법원사무관이 되고 싶어서, 올해로 세 번째 도전 중이며 오늘 최선을 다했습니다”고 했다. 기회는 날아가는 철새와 같아서 반드시 앞에서 붙잡아야 하고, 준비된 자에게만 오기 마련이다. 특히 이럴 때일수록, 미래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더욱 새겨들었으면 하는 경구(警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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