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80)-나 물러난 뒤에 나라가 망하든 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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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80)-나 물러난 뒤에 나라가 망하든 말든
  • 강신업
  • 승인 2020.09.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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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정치(180)-나 물러난 뒤에 나라가 망하든 말든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내가 죽은 뒤에 대홍수가 나든 말든”

프랑스 왕 루이 15세의 말이다. 루이 15세 치하의 18세기 후반 프랑스는 오를레앙공 필리프의 섭정과 퐁파두르 등 여인들의 농락으로 국정은 오락가락하고 나라는 쓰러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루이 15세는 ‘나 죽은 뒤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 알바 아니다’며 사태를 수수방관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독일 작가 레마르크가 쓴 소설이다. 여기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아무리 많은 병사가 죽어도 “이상 없다”는 뜻이다. 전선에서는 매일 수많은 병사가 죽어가는 데도 사령부 보고에는 ‘서부전선 이상 없다’라고 기록된다. 병사가 죽는 것쯤이야 전혀 대수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물러난 뒤에 나라가 망하든 말든”

“대한민국 이상 없다”

문재인 정권의 정치 행태다. 이 정권은 임기가 끝난 뒤에 나라가 망하든 말든 관심이 없다. 정부의 실정으로 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살기 어려워지고 망하는 이가 부지기수인데도 대한민국은 아무 이상이 없다.

세계적으로 나라가 고립되고, 경제는 추락하고, 삶에 지친 국민의 한숨 소리가 곳곳에 가득하지만 내 알바 아니다. 서민들은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라지만 내 알바 아니다. 이대로 권력을 누리다 임기만 잘 마치면 되는 것이고, 내 편이 장관 노릇을 하고 의원 노릇을 하고 공·사 요직에 앉아 권력을 누리고 수익 짭짤하게 챙기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나중에 나라가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다. 국민이 단합해서 대정부 투쟁이라도 하면 곤란하니 국민 갈라치고 내 편만 잘 챙기면 된다. 내 편 아닌 자들은 알바 아니다.

정권 출범하면서 일자리 정부 표방하고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했지만 그건 그냥 보여주기 쇼였다. 나라에 일자리는 없어지고, 국민은 빚을 내도 하루 버티기가 어렵다는데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경제적 고통으로 가정이 해체되고 생활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국민이 있든 말든 내 알바 아니다. 국민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든 말든, 결혼하든 말든, 아이를 낳든 말든 그것도 알 바 아니다. 국민이 서로서로 원수가 되고, 부자와 가난한 자, 기업인과 노동자, 남성과 여성, 임대인과 임차인 등 국민이 온통 갈가리 찢겨 싸우지만, 그것 또한 내 알 바 아니다.

국민은 그냥 통치 대상일 뿐이다. 적당히 돈 좀 던져주면 입 다물게 마련이다. 국민은 과거에 매여 살고 그저 오늘만 생각해야 한다. 국민에게 미래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다. 희망이 없어야 통제가 수월하다. 국민에게 일자리가 없는 편이 정권유지와 정권 재창출에 유리하다. 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려 나라의 부를 축적하는 것에는 계획이 없다. 미래 세대야 나중에 빚에 시달리든 말든, 나라야 망하든 말든 정권을 잡은 동안만 아무 일 없이 넘어가면 그만이다. 국민이 못살고 의식주를 나라에 의지해야 정권을 잡는 데 더 유리하니 국민이 망하고 못살게 되는 것이 사실 나쁠 것도 없다.

포퓰리즘 정책을 갖고 자꾸 뭐라 하는데 포퓰리즘이면 어떤가, 통치에 유리하면 그뿐이다. 우리가 남미의 부유했던 나라, 그러나 지금은 공무원 한 달 월급으로 하루 끼니도 해결할 수 없는 나라 베네수엘라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데 그건 정권을 흠집 내려는 불순분자의 책동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잘 돌아가고 있다. 코로나 19로 영업 못 했다고 나라에서 돈 퍼주고 통신비 하라고 13세 이상 국민 전원에게 2만 원씩이나 지급하는 나라인데, 뭐가 문제인가, 대한민국 이상 없다. 원전 등 경제정책이나 조국, 추미애 등 인사정책에서 맘대로 한다고 비방하는데, 어차피 맘대로 하라고 뽑아준 것 아닌가, 국민과 소통 안 한다고 뭐라는데 그깟 소통 좀 하지 않으면 뭐 어떤가, 대한민국 이상 없다. 국민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 살고 있다.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에 살고 있는데 우리 역사상 이런 태평성대가 어디 있었는가, 대한민국 이상 없다.

강신업 변호사, 정치평론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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