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서모(27) 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권 인사들의 도 넘은 옹호 발언이 되레 국민 정서를 자극하며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특히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댄 민주당의 논평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며 서 씨를 옹호하는 논평을 내자 각계의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와 비교하다니 어이가 없다며 혀를 찼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금도를 넘어선 희대의 망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심지어 여당에서조차도 “군대 갔다 오면 전부 안중근 의사냐”고 비판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민주당은 애초 논평에서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내용을 삭제하고 수정 논평을 다시 내기도 했다.
윤건영 의원은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 민원실로 직접 전화를 걸어 서 씨의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의혹에 대해 “가족이 민원실에 전화한 것이 청탁이라고 하면, 동사무소에 전화하는 것 모두가 청탁”이라며 추 장관을 두둔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념 프레임을 덧씌우며 추 장관 옹호에 나섰다. 정 의원은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논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정치군인, 정치검찰, 태극기 부대가 만들어낸 정치공작 합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을 향해 “엄마로서 마음고생이 심하실 텐데 힘내십시오”라며 아부의 극치를 보였다. 홍영표 의원은 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과거 군을 사유화하고 군에서 정치에 개입하고 그랬던 세력들이 옛날에는 민간인을 사찰하고 공작하고 쿠데타까지 일으켰다”며 “이제 그런 것들이 안되니까 그 세력들이 국회에 와서 공작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같은 당 황희 의원은 의혹 제보자인 당직사병을 ‘단독범’으로 표현하며 실명을 공개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사과해야 했다.
이처럼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특혜휴가 의혹을 방어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잇단 무리수로 역풍을 맞고 있다. 사실 이 의혹 제기는 단순하다. 서 씨의 휴가 연장 과정에서 추 장관 부부와 전직 보좌관 등이 군 관계자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다는 의혹이다. 전화가 단순히 민원성 문의였는지, 의원 신분을 앞세워 압력을 행사했는지는 어렵지 않게 판명될 수 있는 단순한 사건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검찰이 8개월 동안 손 놓고 있으면서 판을 키웠다. 권력을 수사하겠다는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었던 셈이다. 나아가 군 관계자 진술 일부를 조서에서 누락하는 등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기까지 했다. 그동안 뭉개고 있다가 이제 와서 서 씨와 증인들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척 법석이다. 검찰의 수사를 어떻게 믿느냐는 시각이 있지만, 이왕 수사를 본격화하고 나선 거라면 검찰은 명예를 걸고 더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관계인 진술과 물적 자료를 기반으로 신속하게 수사를 끝내고 결론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
박용진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교육과 병역은 온 국민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국민의 역린이어서 예민하게 다뤄져야 하고 낮은 자세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군대를 다녀온 평범한 청년들에게도 그들이 갖는 허탈함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교육과 병역의 논란은 법적 문제를 넘어서 ‘공정성’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민감하게 인식하고 다뤄야 할 문제다. 그간 추 장관이 국회 등에서 보인 고압적인 답변 태도 등이 문제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논란, 이번 추 장관 아들의 병역 의혹 모두 ‘불공정’ 문제가 근저에 있다는 점에서 공정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과 냉소가 커지는 이유다. 청와대는 추 장관 의혹에 더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 여론이 더 악화하기 전에 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