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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대차3법은 임차인을 보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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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대차3법은 임차인을 보호하는가?
  • 최진녕
  • 승인 2020.08.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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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녕 변호사
최진녕 변호사

“광화문 사거리서 봉천동까지 전철 두 번 갈아타고, 지친 하루 졸면서 집에 간다. 홍대에서 버스타고 쌍문동까지 서른아홉 정거장. 운 좋으면 앉아가고 아니면 서고 지쳐서 집에 간다.” 트로트의 황제 나훈아가 부른 노래 “남자의 일생”이다. 비단 남자만이 아니라 서울살이하는 누구나 공감하는 노랫말이다. 전철 두 번 갈아타도, 서른아홉 정거장 거리의 버스를 타더라도, 집은 그렇게 쉼을 주는 곳이다. 그러기에 내 집 마련은 모든 사람의 꿈이다. 서민의 꿈인 집에 문제가 생겼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부동산 가격이 줄곧 상승했다. 정부는 최근까지 22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정책의 중점은 고가 주택이나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세금부과, 주택구입자금 대출 제한 등 수요억제대책에 집중되어왔다. 그러는 사이에 서울 아파트 값이 최근 2-3년 사이에 급격히 오르면서 평균거래가격은 10억 원, 중위가격도 8억 원을 넘었다. 전세값도 덩달아 치솟았다.

지난 8월 4일, 서민의 주거 안정 취지에서 정부는 23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이른바 임대차 3법을 전격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임대차 3법이란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핵심으로 하는 법안이다. 즉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핵심으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전월세신고제를 핵심으로 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말한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2020년 7월 30일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7월 31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이날부터 시행됐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에게 1회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해 현행 2년에서 4년(2+2)으로 계약 연장을 보장받도록 하되, 집주인이나 직계존속·비속이 그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등에는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전월세상한제는 임대료 상승폭을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로 하되, 지자체가 조례로 상한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는 개정법 시행 전 체결된 기존 임대차 계약에도 소급 적용되도록 했다.

임대차 3법 중 전월세신고제의 도입 근거가 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7월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해 8월 4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2021년 6월 1일부터는 전월세 거래 등 주택 임대차 계약 시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30일 이내에 주택 소재지 관청에 임대차 보증금 등 임대차 계약 정보를 신고해야 한다. 만약 당사자 중 일방이 신고를 거부하면 단독으로 신고할 수 있고, 임대차 신고가 이뤄지면 확정일자를 부여한 것으로 간주된다. 개정법은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해도 임대차 계약 신고를 한 것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담았다. 다만 전월세신고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모든 지역과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법 시행령에서 대상 지역과 임대료 수준을 정하도록 했다.

그렇다면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서민의 주거불안이 해소될까? 겉보기에는 그렇다. 임대차 3법의 핵심은 집주인이 전세를 4년까지 유지해주면서 5% 이내에서 보증금을 올리도록 한 법이기 때문이다. 한 번 계약하면 4년은 살 수 있고, 전세금 올려줄 걱정도 없으니 주거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셈이다. 세입자는 2년 후에 전월세 계약을 한 번 더 연장할 권리를 갖게 되고, 2년만 살고 싶으면 2년, 2년을 더 살고 싶으면 4년 동안은 전세금 인상 압박 없이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꺼풀 벗기고 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4년 전세 이후 세입자들이 이사갈 때, 2년 전세 때 보다 훨씬 더 높은 전세금을 지급해야만 한다. 전세금 인상률이 제한되면서 집주인은 수익성 낮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것이다. 전세 매물 잠김은 심화될 것이고, 전세 매물이 품귀를 빚으며 서울 등 주요 도심지역의 전세금의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결국 4년간 싼 비용의 전세는 단 1회의 혜택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이미 개정 임대차 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세금 상승폭 확대 현상과 월세나 반전세 전환이 현실화되고 있다. 8월 20일 현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세대)의 전세 매물은 단 10개에 불과하다. 반면 월세 매물은 47개다. 최근 서울 전세수급지수은 186.9를 기록하며 지난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유리지갑 월급쟁이에게 매달 내는 월세는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전세자금을 종자돈으로 내집 마련하려던 꿈은 더 멀어지게 된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4년간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고, 전세금도 크게 올리지 못하니 당장은 손해인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신규 세입자를 들이는 과정에서 지출되는 도배나 수리비, 부동산 중개사비 등의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고, 2년 후에는 전세금을 대폭 올리는 방식으로 2년간의 손해를 새로운 임차인에게 전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집주인이다. 30대가 빚을 내서라도 다세대 연립주택까지 매수에 나서는 이른바 패닉 바잉현상은 이런 점을 반영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세 혹은 월세로 주거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반대 여론이 더 높았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9.5%가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반대했다. 찬성 응답은 43.5%로 반대보다 6%포인트 낮았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0%였다. 전세 거주자들 중 임대차법에 찬성하는 비율은 46.4%를 기록한 반면 반대는 절반을 넘는 51.7%에 달했다. ‘월세 및 사글세’를 내며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찬성은38.6%였으나 반대는 42.3%를 기록했다. 임대차법으로 인해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신규 계약 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당은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법안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탓’을 하고 있다.

남자의 꿈은 단순하다. 내 집 하나 마련하고, 차 한 대 굴리면서 아이들 대학 졸업시켜 제 밥벌이하는 직장에 취직시키는 것.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내 집 마련이다. 월세 살다가 전세로 가고, 10평 빌라에서 20평 아파트로, 다시금 30평 아파트로 키워 가는 것이 평범한 사람의 보람일 것이다. 지친 하루,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면서도 돌아가 쉴 수 있는 “내집”을 허(許)하라. 그런 부동산 정책을 펼쳐야 정권도 살고 백성도 산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씨케이 대표) / 전 대한변협 대변인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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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20-08-28 15:56:45
실제 지면에선 편집이 됐나 보군요.
마지막 문단 시작이 "남자의 꿈은 단순하다"가 아니라 "꿈은 단순하다"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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