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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바이오에너지 자원으로서 해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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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바이오에너지 자원으로서 해조류
  • 신희섭
  • 승인 2020.08.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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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br>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21세기는 지정학 시대임에 틀림없다. 사실 지정학이 주도하는 세상이 될 수밖에 없다. 20세기가 이념(ideology)이 인간을 지배했다면, 21세기는 인간을 둘러싼 조건인 공간, 자원, 기술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간의 생존과 생활 조건들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을 이루는 3가지 요소는 인간, 공간, 자원이다. 이 중 우선 인구가 늘고 있다. 인구대체율로 볼 때 선진국가의 인구는 줄고 있지만 개도국에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지구 전체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구의 분포구조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1950년대 선진국 vs. 개도국 인구 비율은 ‘33.3% vs. 66.7%’였다. 그런데 앞으로 5년 뒤인 2025년 추정치는 ‘15.9% vs. 84.1%’로 변화한다.

늘어나는 인구는 두 가지 압력을 준다. 첫째, 공간확보 압력과 둘째, 자원확보 압력이다. 동일한 공간에 인구가 늘어나면 갑갑한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인구 증대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갑갑함과 공간확보에 대한 갈증은 강화된다. 1800년 10억명이었던 인구는 20억명이 될 때까지 130년(도달 시기 1930년)이 걸렸다. 이후 30억명까지 30년(1960년 도달), 40억명까지는 14년(1974년 도달), 50억명까지는 13년(1987년 도달), 60억명까지는 12년(2011년 도달), 70억명까지 12년(2011년 도달)이 걸렸다. 지구라는 공간에서 인구가 10억명이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차 짧아진 것이고, 그만큼 공간확장의 필요성은 늘고 있다.

지정학의 또 다른 중요 요소인 ‘기술’ 변화가 인간의 살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효율성은 늘려줄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공간을 대규모로 창출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우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현재 지구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하고 도시화비율을 높이면서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단위면적을 늘리는 것이 미지의 세계인 우주로 가는 것 보다 현실적이며 경제적이다. 하지만 새로운 곳,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인간의 의지는 인간을 더 우주로 내보낼 것이다.

인구 증대는 두 번째로 자원에 대한 압력으로 이어진다. 가장 중요한 자원인 먹거리의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압력은 식량안보로 연결된다. 그다음으로 인간발전의 원동력인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가 사활적이 되는 것이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과정에서 바이오매스가 ‘대체’ 에너지이자 ‘재생’에너지 즉 ‘지속가능한’에너지로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오매스란 식물이나 미생물인데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말한다. 여기서 얻게 되는 에너지가 바이오 에너지이다. 바이오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바이오매스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1세대 바이오 에너지를 제공했던 사탕수수와 옥수수 같은 식량자원이 있다. 2세대 바이오 에너지를 제공한 것이 비식용 작물로 풀과 나무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최근 3세대 에너지원이 해조류다. 곁다리 이야기지만 일상생활에서 많이 먹는 삼겹살에서 나오는 기름이나 폐식용유도 바이오중유를 만들 수 있다. 걸러서 마시고 버리는 커피 찌꺼기 역시 바이오에너지를 뽑을 수 있는 바이오매스다.

바이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 가지 학습효과가 있다. 9.11테러 이후 미국이 중동에 개입하자 중동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미친 듯이 올랐다. 그러자 석유를 대체하려고 사탕수수와 옥수수에서 에탄올을 정제했다. 이번에는 세계 식량가격까지 미친 듯이 동반상승했다. 이것은 너무 호된 교육이었다. 식용작물을 건드리면 시장이 왜곡된다는.

최근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해조류 분야로 쏠리고 있다. 우리가 바다에서 흔히 보는 다시마, 미역 등 해조류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산업은 연관시켜 발전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식량산업, 의약품산업, 화장품산업, 정화산업, 신소재산업 등등. 게다가 이런 산업들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남은 찌꺼기는 에너지로 전환해 쓸 수 있다.

해조류가 관심을 많이 받게 된 다른 중요한 원인들도 있다. 우선 해조류는 바다 오염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가령 부영양화(富榮養化 eutrophication)로 해양생태계가 위협받을 때 산소를 제공함으로서 생태계 교란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물속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산소를 발생시킴으로서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프랑스의 ‘에네시스’라는 회사는 미세조류를 이용해서 폐수처리를 하기도 한다.

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에너지는 편리함을 주지만 환경오염에 따른 피해가 크다, 그런 점에서 해조류를 바이오에너지로 사용하면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석유처럼 미세먼지발생과 같은 부작용 우려가 적다. 게다가 단위 면적 당 생산성이 어마어마하게 높다. 경작지에서 해조류를 이용해서 기름을 짤 수 있는 규모로 비교하면 명확하다. 해조류는 1헥타르(가로 세로 각각 100m로 한국 기준으로는 3천평 정도)당 1년에 2만리터를 생산할 수 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기름야자에서 나오는 팜유는 6천 리터이고 유채씨유는 1천 리터 정도다.

해조류를 통한 에너지확보가 아주 최근 사안만은 아니다. 해양강국인 영국은 이미 갈조류를 이용해서 새로운 유전을 찾고자 노력중에 있다. 프랑스도 스피리루나를 이용한 에너지 추출 연구와 노력을 꽤나 오래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 네덜란드의 인라다(Inrada)라는 회사는 2019년 이미 1헥타르당 800톤의 해조류를 생산할 수 있는 해상 플랫폼을 만들었다. 한국도 이미 2013년 여수 거문도 인근에서 바다숲 조성사업을 통해 해조류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게다가 한국은 2010년 고흥군에 세계 최초로 해조류바이오에탄올 연구센타를 설립하여 홍조류를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추출하고 있다.

해조류의 새로운 역할 발견의 미래가 무조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불안정요소들이 많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해조류의 대량생산가능성. 수상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해조류의 종류 선정. 양식장의 규모선정. 지역에 맞는 파종방식과 수확방식의 확보. 이에 더해 바다의 자연재해 가능성.

다소 어려움이 있어도 해조류는 향후 기술발전에 따라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동력이다. 이런 분야는 초반에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는 정부와 연구소들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사업성이 입증되면 민간 기업들과 연관하여 산업체가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김 양식을 해온 민족 아닌가! 남해라는 천혜의 조건에 더해 한국인들의 ‘아이디어’가 양식장 운영이란 ‘전통’과 만나면 이 분야는 한국이 선도할 수 있다.

우주가 공간차원에서 우리를 부른다면, 해조류는 자원차원에서 우리를 부르고 있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한국지정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 『일상이 정치』 저자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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