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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01) / 새로운 시작을 위한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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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101) / 새로운 시작을 위한 그대에게
  • 정명재
  • 승인 2020.08.1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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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 시험합격 8관왕 강사)

어느 날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공무원 수험생들과 함께 지낸 시간이 한참이 되었고 이제는 언제인지를 가만히 생각해 보아야 할 만큼 오래되었다. 어색한 만남을 하던 그날부터 긴장의 시간을 지나 합격을 함께 기다리던 나와 그대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흐른다.
 

이번 주는 합격과 불합격이 지나는 시간이다. 합격과 불합격이 누군가에게는 세상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합격을 기다리며 명단에 자신의 수험번호가 남아있기를 바라고 바라는 것이다. 한편 불합격의 통보를 받는 이들은 세상의 무게만큼 무겁고 버거운 인내를 경험하게 된다. 모든 수험생들에게 이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펼쳐지는 것이다. 시작이라는 신호는 100미터 달리기처럼 호루라기가 등장하지도 않고, 화약총의 시작 신호처럼 웅장함도 없다. 그저 조용히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이라는 시그널을 보낼 뿐이다.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으며 살게 된다. 좋은 일보다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해결하기 어렵고 당황스러운 일들이 많았다. 수험생이 되어 해결해야 할 어려운 시험문제는 오히려 쉬운 편에 속한다.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은 책과의 씨름이었고 자신과의 싸움이었지만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된 순간부터는 세상에 나아가 새로운 세상과 만나야 하는 운명의 시간이 시작된다.

불합격을 하였는가? 일단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연습을 하자. 깊은 한숨을 쉬고 깊은 생각에 빠져도 괜찮다. 먹먹함이 비구름처럼 생각을 뒤덮을 것이다. 혼자 있을 시간과 공간을 찾아 잠시 피하는 것도 좋다. 나도 시험에 대한 실패를 여러 번 겪었다.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마른 눈물이 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 공무원 수험생이 되어 보면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유독 자신에게만 엄격한 탓에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할지를 고민하는 순간이 이때부터 찾아온다. ‘이제 어떻게 하지?’ 다시 내년 시험을 기약하는 일부터 남아있는 시험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조급하고 어지러워진다.
 

시작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있다. 나의 경험을 반추해 보면, 실패를 한 그 순간, 바로 그 시점이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실패의 경험이지만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야 할 그 순간에 정하게 되는 방향과 강도가 앞으로 있을 미래의 길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실패의 이유와 패인(敗因)의 진단을 무시하고 다시 가던 길을 가는 나그네처럼 효과적인 합격의 길을 찾지 않고 관성의 법칙을 따라 실패의 길을 걸어가는 길을 택하게 된다. 인생의 길을 안내하는 훌륭한 가이드는 우리 주변에 많다. 운동을 할 때도, 운전을 배울 때도, 낯선 장소로 여행을 갈 때도 가이드가 필요하다. 살아가는 길에서 먼저 걸음을 걸었던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역시 훌륭한 가이드로서 손색이 없다. 그렇지만 시험이라는 분야에서는 선뜻 내가 가이드이며 전문가라고 자신 있게 나서는 이들은 많지 않다. 시험공부도 여러 방면이고 수학, 과학이 중요한 수학능력시험처럼 도처에 시험 컨설팅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공무원 시험에서 불합격을 하면 찾아가 상담할 곳도 극히 제한적이다. 그저 속으로 마음을 끓이고, 패배의식으로 자존감의 바닥을 찾아가는 일이 흔하다.

이제부터 시험합격의 길을 찾아보자. 나는 어렸을 때 좋은 교재를 찾던 버릇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수험서를 만나면 모두 구입하여 나의 책상 서재에 놓아야 마음이 흡족한 적이 있었다. 여기까지는 괜찮은 공부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문제가 발생한 것은 연속되는 불합격 앞에서 고민하며 실패의 이유를 찾던 과정에서였다. 분명 합격하는 이들과 나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알고 있고 나는 몰랐던 시험 합격의 비밀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변에 합격을 쉽게 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리고 주변에 합격을 남들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찾아가 시험 합격의 노하우를 물어보아도 좋다. 나 역시 함께 공부했던 선배가 아주 빠른 시간에 시험에 합격한 일이 있어 그의 평소 생활태도나 공부습관을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합격의 길은 여러 방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사람은 모두가 각양각색이고 서로 다른 생활습관과 체력 그리고 처해진 환경이 제각기 다르기에 무조건 합격자의 공부법을 따라한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의 방법 중 좋은 것이 있다면 한 가지부터 따라하면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책은 한 권만 사서 보라. 내가 공무원 수험생이 되어 9번의 합격을 할 때까지 지켰던 철칙 중의 하나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젊은 시절, 나의 공부법은 책을 여러 권 구입하여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의 공부를 하였고 정리장을 만들고 중요한 것들을 발췌하느라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딱히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험으로 책은 한 권으로 끝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이러한 공부법은 한 번도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공부량이 줄어드니 생각할 시간이 많았고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을 뒤져 개념을 보충하다 보니, 공부하는 것이 그리 힘들거나 지치지 않았다. 노량진에 있으면서 자주 목격하였는데 끝까지 보지 않고 버려지는 책들이 도처에서 보였다. 유명하다는 책이어서 구입한 것으로 보였지만 앞에만 조금 필기감이 있을 뿐, 깨끗한 상태로 폐지로 모아지는 책들이 많았다.

책을 읽었거나, 수업을 들었으면 그 다음은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라. 어려서 늘 떨어지는 시기를 보낼 때는 ‘무조건 암기’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였다. 그렇지만 생각이 늘고 나이가 들면서 바뀐 공부법 중 하나는 ‘생각하는 공부’인 것이다. 예를 들어, 행정법에서 ‘사정판결(事情判決)’이라는 용어를 배웠으면 어느 경우에 이런 것이 적용되고 이러한 개념을 만든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행정소송에서 사정판결은 약자인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기는 하지만 공공복리를 내세워 잠시 국민에게 양보하라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물론 거창하게 법률용어를 앞세워 암기할 수도 있지만 내가 이해하고 알아들었다면 개념을 아는 것이 되고 문제가 응용되어 출제된 경우에도 틀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암기하는 부분이 중요하다면 무조건 두문자(頭文字)로 생각의 논리 없이 외우지 말고 말이 주는 힘, 글자가 주는 힘을 활용하면 의외로 오랫동안 암기를 지속할 수 있다.

실패를 하였다고 기죽지 말자. 불합격을 하였다고 하여 세상이 나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친구들, 친척들, 부모님에게 잠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면 그들 역시 곧 잊고 지내게 된다. 그대가 실패하였다는 것을 말이다. 각자가 처한 어려움과 고통을 마주해 싸우기에도 바쁜 세상에서 그대의 실패를 오래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그대 자신이며, 앞으로 또 실패를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뿐이다. 한 번, 두 번의 실패를 하였다면 이제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며 간절함과 엄격함으로 자신을 대하며 실패의 이유와 성공에 이르는데 제약이 되었던 실패의 버릇과 실패의 패턴을 찾아내어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울러 성공하는 이들과 함께 그들의 공부법과 마음자세를 배우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6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책상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다. 노량진 서재란 나의 작은 독서 책상을 말하며, 1평도 안 되는 나의 책상에서 9번의 합격과 60여 권의 책을 집필하였다. 6년 동안 TV를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새벽 4시까지 아니, 그 이후까지 책을 들여다보고, 책을 집필하기 위해 밤샘작업을 한 것이다. 1년에 300일 이상을 새벽까지 책을 들여다보았다. 그래서 9번의 합격도, 60여 권의 책도 쓸 수 있었다.

합격의 길은 여러 방면이 있다. 그 중에서 ‘머리 좋은 이가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믿으며 지내왔다.

새로운 시작에 선 그대에게 나의 경험과 이 글이 작은 위로와 합격에 이르는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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